철수 - 개정판 작가정신 소설향 5
배수아 지음 / 작가정신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1. 처음에는 "뭔 소릴 하고 있는 거야" 싶었고

   두 번째에는(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두 번째 읽으려다 말았을 때는)

   "아, 이걸 이야기하는 건가" 싶었고

   지금은 "아..." 까지는 아니더라도 "음..." 정도는 되는 듯 싶다.

 

 

 

 

2. 어떤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를테면, 인생에서 먹고 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으려 애를 쓰다

   종내에는 포기해버리고 마는 사람들.

   포기해버린 채 그냥 사는대로 살자 싶다가 문득 "내가 이걸 바랬던가"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

   그리고, 웃으며 이야기하고 서로 언성 높이는 일 없는 관계를 유지하다가도

   이것이 사회성이 발달했다거나 어른이 되었다기보다는

   그냥 나한테서 진심이 아예 사라져버린 게 아닐까 생각해보는 사람들.

   말 한 마디에 화내고 울던 그 때가 어쩌면 더 사람 같았을지도 몰라

   (조직 구성원 같진 않았을 테지만)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을 대다수의 사람들.

   그들의 면면을 한 명의 주인공 안에 응집시켜놓은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3. '그렇게, 절대로 무의미한 것이 되어 나는 시간을 살아남았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두 번째 읽어보려다 포기했을 때 어쩌면 이것은 먹고 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삶에 부여해보려고 발버둥치는 누군가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뭐 그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 그런 암시를 내비치는 문장도 있었고.

 

 

 

 

4.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삶이 찌들게 되면 다 같은 모양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이 얘기를 하려 한 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었다.

 

 

 

 

5. 문장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통에 사고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한국작가가 한국어로 쓴 그리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문장 해석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배수아를 말하며 종종 거론되곤 하는 '낯설고 불안한 매력' 을 살짝 엿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그 외의 다른 목적(?) 이라면 다른 책을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배수아 씨의 '독학자' 라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나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일런지는 모르겠다.

 

 

 

 

6. 글을 따라가며 발생하는 감정이 궤도로 오르기까지. 그 시간이 너무 길다.

   그런데 궤도에 오르자마자 어느새 글이 끝나버린다.

   적잖이 허무한 감이 있다.

 

 

 

 

7. 최종결론....그냥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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