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비밀을 숨기고 캐내고

사건을 일으켰다가 해결하면서도

좀처럼 결과를 확실하게 정해주지 않는다.

첫 장 시체가 떠오른 순간부터 책을 덮을 때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음에도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몰라

의문스러운 상태만 남았다.

 

다만 도시에서 오래 살아본 자라야 쓸 수 있는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흔히 감수성이라 하면 풀잎에서 별의 소리를 읽어내고

별에게서는 지구의 눈물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문득 자연을 벗삼아 자라온 것만이 감수성은 아니다! 라고 소리치고픈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분명 사람도 있고, 관계도 있으나

그것을 좋다, 나쁘다 등의 정확한 결론을 내어주지 않고

그저 사람 그대로 놓아두고 있다.

급박한 상황에도 사건 안에 휩쓸려 들어가 어찌할 줄 모른다기보다는

몇 발자욱 떨어져 사건 안의 인물들을 관찰 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묘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정신없이 읽어내려간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시종일관 소설 밖에 있는 자신을 자각하면서 휩쓸려 나간 적도 처음이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