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터는 단 한 가지 방법 블랙 로맨스 클럽
앨리 카터 지음, 곽미주.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이런 류(?)의 책에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음을 먼저 일러두고 싶다.

다른 걸 떠나 '블랙 로맨스 클럽' 의 일원으로 세상에 나온 책이니.

익숙하지 않은 장르에서 오는 미약한 두통을 안고서도

끝까지 책을 덮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던 데는

이 책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표면상 이것은 도둑들의 이야기다.

그것도 보통 도둑들이 아닌 아기 때부터 철저하게 훈련받아온 어린 도둑들.

그들이 누군가의 계략에 빠지고

그 계략으로부터 가족과 친구를 지키고자 하는 데서 이야기는 출발하지만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그 속내는 끊임없이 가족으로부터

혹은 어릴 때부터 부여된 역할(결코 스스로 원하지 않았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성장기의 아이들이 보인다.

초반에 살짝 자신의 존재만 알려주던 아이들의 성장통은

중반을 지나면서는 보다 확실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캣이 닉에게 했던 말. "왜 이 일을 하니?"

어쩌면 그것은 캣이 줄곧 스스로에게 해오던 질문인지도 모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한테 있는 거라곤

'미술관을 터는 단 한 가지 방법' 한 권 뿐이라는 것

그래서 시리즈로 길게 이어져 있을 법한 내용을 알지 못 한다는 거다.

 

내가 알지 못 하는 그 부분에

캣이 가족을 떠나고자 한 이유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답이 있을 것만 같은데

갖고 있질 않으니 알 길이 없고 알 길이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어쨌든 적당히 가벼우면서 적당히 고민스럽기도 하고

유쾌한 듯 하다가도 순간순간 우울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기도 한.

 

'10대 성장소설의 클래식한 요소를 이판사판 탈선 속에 잘 버무린' 책이다.

책 뒷면에 실린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의 평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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