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SNS 에서 딸을 모델로 선정적인 사진을 찍어서 논란이 된 여성사진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로 인해 모녀관계가 정말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게 당시 읽은 글의 내용이었는데

비올레타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그 사진작가에 대한 이야기란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보고 싶었지만 게으름으로 인해 두 번이나 예매취소를 하고 

VOD가 나온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나 뭐라나.

부분별로 짚고 넘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감상평을 남겨보자면 '....음....' 정도.

....너무 좋다도 아니고 너무 나쁘다도 아니고 쏘쏘 에서 마이너스 5정도 된 느낌이랄까.



1. 비올레타가 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지가 않다.

   엄마의 사랑을 원하여 딸이 모델을 서게 된다 

   그 이후 심해지는 엄마의 요구 까지는 그럭저럭 흐름이 자연스러운데

   그로 인해 망가져가는 비올레타 라는 부분이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마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진한 화장과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하게 하고

   낯선 남자 무릎에 스스럼없이 앉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 거 같긴 한데

   ...그런 사진을 찍는다고 실생활 옷차림마저 그렇게 달라질까 하는 의문이 일단 먼저 들고

   (엄마가 날마다 옷을 골라주며 강요하는 장면이 들어갔다면 모를까)

   남자와의 스킨십에 거리낌 없어지는 건 좀 불필요한 요소였다고 본다.

   손 잡아준다고 털썩털썩 남의 무릎에 잘 앉고 키스해도 거부하지 않던 애가 

   갑자기 촬영에 경기를 일으키니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랄까.

   스킨십에 거리낌없어지는 요소를 뺀다면 차라리 앞뒤가 맞겠다.



2. 엄마의 캐릭터성이 좀 모호한 듯.

   예술가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 안달난 인물로 만들지

   자기애로 꽉 차 있어 남 돌아볼 틈이 없는 사람으로 만들지

   아니면 본인이 모델이 되고 싶었지만 너무 나이 들어서 딸로 대리만족하는 인물로 만들지

   결정을 못 한 느낌.

   출발은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어 안달난 엄마로 시작했는데

   자꾸 본인이 모델이 못 되니 딸로 대리만족하는 엄마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그리고 엄마가 너무 애 같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자길 사랑하고 떠받들어줘야 하는 그런 애.

   엄마의 예술가적 자아를 표현하고 싶었다면 

   아무리 실화 바탕이라 하더라도 애 같은 요소는 좀 빼는 게 낫지 않았을까.



3. 감정들이 너무 급발진한다.

   이건 프랑스 영화를 볼 때마다 자주 느끼는 건데

   평범하게 대화하다가 갑자기 '죽고 싶어' 하는 식으로 혼자 급발진 한다.

   보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당황하기 짝이 없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엄마랑 주거니받거니 잘 얘기하다가

   갑자기 화내더니 갑자기 죽고 싶다고 뒹굴고 거기에 엄마는 같이 죽자며 같이 뒹구는데

   ....이해 못 하는 내가 공감능력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감정의 수순이 맞질 않는 건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을 꼽아보자면 아마도 감정의 급발진인 듯 싶다.

'심해지는 엄마의 노출 요구' '아이의 스트레스' 가 아무리 기저에 깔려있다쳐도

애가 스트레스 받는다는 과정을 좀 보여주고 폭발을 시키던가 해야지

아무것도 없다가 갑자기 죽을래 이러고 나뒹구니 할 말이 없음.

그리고 에로틱한 사진을 찍는다고 실생활 옷차림마저 그렇게 변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엄마의 강요인지 아니면 비올레타 본인의 선택인지.

그 부분이 좀 드러났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앞서 말했다시피 참 쓸모없는 덧붙임. 남자를 유혹하는 듯한 비올레타의 행동들.

이 행동들이 앞뒤가 맞게끔 되려면 

엄마가 성인들의 파티장에 비올레타를 데려간다던가 하는 식의 설정이 좀 더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다.


모녀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가는 심리 드라마를 볼 줄 알았는데

양쪽다 혼자 폭주하다 마는 모습만 본 느낌.

너무 대충 봐서 그런가. 

다시 보면 느낌이 좀 달라지려나 싶긴 한데 썩 다시 보고 싶진 않은 듯.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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