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 마케팅이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것.


17세기의 동성애 스캔들을 바탕으로 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니만큼

사실 베드씬이 너무 많을까봐 걱정하며 갔더랬다.

퀴어 그 중에서도 레즈비언을 다루는 영화들은 이상하게 투머치 베드씬인 지라

그 부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베드씬이 적었다.


아무래도 영화 내용상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동성애적인 부분이고

그래서 그것에 초점을 두어 마케팅을 한 것 같긴 한데

(원작도 아예 부제가 '한 레즈비언 수녀의 삶' 이니)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동성애보다는 종교에 좀 더 중심이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성녀에서 창녀로, 신성한 곳에서의 성 스캔들 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보다는

영화가 그리는 종교에 좀 더 치중한 홍보였다면 좋았을텐데.


기독교를 믿지 않고 역사학적 지식도 모자란지라

영화가 묘사하는 당시 시대상에서 종교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별 볼 일 없던 시골마을이 성인 한 명 나타나자 순례자들로 번영했다 는 극 중 묘사를 보면

아마 현대로 치자면 슈퍼스타 한 명이 나온 거랑 비례하지 않았을까.


다만 아직까지도 의문인 것은

베네데타는 정말 스스로가 선택받았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래서 그녀의 모든 말과 행동이 주님이 시키신 일이라 여겼는지 하는 것.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 당당하고 어떤 후회도 수치스러움도 없어 보였던 걸까

그런데 베네데타의 환영이나 믿음은 요즘으로 치면 정신장애의 증상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는 거의 자신을 주님과 동일시 하는 듯 싶던데... 


한 번 봐선 이해가 좀 힘들 영화지 싶다.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이 궁금해져서 찾아봤지만 그새 품절이더라.

....영화도 개봉했으니 다시 풀리려나....


아무튼 종교에 대한 얘기 좋아하시면 한 번쯤 봐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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