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리뷰는 여기에.
https://blog.naver.com/cheshireee/90101755391
오래된 영화라 굳이 표기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하지만
어쨌든 스포일러 포함. 감상 예정이신 분들은 피하시길.
첫번째 리뷰에 의하면(?) 아마 이번이 3~4번째 감상이 아닐까 싶다.
물론 전부 다 집에서 본 것. 그래서 좀 아쉽긴 하다.
극장에서 봤더라면 TV나 혹은 컴퓨터, 휴대폰 에서 느껴지는 것의 몇십 배의 감상이 나올 텐데
이제 와 내가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손바닥만한 휴대폰 화면 뿐이니.
물론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난 극장 경험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긴 했지만
아무튼 이제 와 돌이켜보면 아쉬울 따름이다.
이 작품을 고작 휴대폰 화면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니.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참 말이 많았던 게
아내 행세를 하는 딸이라는 요소 때문이었다.
지금에 와서 보면 K-장녀 프레임이다 싶긴 하지만
그 때 당시는 파더 컴플렉스니 전향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다른 용어가 있었던 듯 한데 잊어버렸다)니
뭐니 하면서 리뷰와 해설 모두 오직 '수미' 가 아내 행세를 하는 것
그리고 그런 수미와 아버지와의 관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거의 2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니 겹겹의 방어기제를 표현한 작품이지 않나 싶다.
동생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 하고 자신이 지켜주지 못 했음 또한 인정하지 못 하며
자신이 외면하고 걸어나가 동생이 죽은 게 아니라
알려주지 않아서 동생이 죽었다며 정당화시키기 위해 가상의 존재(새엄마)를 만들어
끊임없이 동생의 죽음을 복기한다.
그리고 그 복기의 끝에 있는 것은 마침내 동생을 구했다 가 아닌
결국 동생을 구하지 못 했다가 된다. 실제로 동생이 죽어버렸으니까.
그것은 어떻게 대체할 수 없는 거니까.
어쩌면 수미는 계속 그 시간 안에서 혼자만의 모노드라마를 찍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영원히 배드 엔딩일 수 밖에 없는 모노드라마를.
그렇게 생각하니 영화는 더더욱 슬퍼졌고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음악의 제목이 '돌이킬 수 없는 걸음' 이란 게 가슴에 와 박혔다.
새삼 참 잘 만든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