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기록이래서 정말 계속 질병과 싸우는 내용만 있을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몸이 아파도 저자는 싸우고 화내고 사랑하고 무력해하기도 하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후 난 늘 무언가 조급해했다. 빨리 나을 수 없는 증상 임에도 빠른 차도를 보이지 않아 조급해했고 어느정도 안정을 찾게 된 뒤에는 이제 안정되었으니 발전이 있어야지 않겠냐며 스스로를 닦달했다.
그렇기에 저자의 경험이 영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다.
해서 서서히 질병을 받아들이며 그것과 융화하며 살아나가는 법을 알아가는 그 궤적이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공황의 큰 문제는 예기불안 이라고 했다.
두어차례 겪었던 발작이 불안을 야기해서 전조증상만 보여도 불안이 급증하고 그로 인해 결국 발작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나아지려면 결국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게 질병과 함께 한다는 거 아닐까.
책을 다 읽고 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