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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평점 :
돌 하나가 어느 정도의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에 대한 글이란 생각.
그와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
책에 묘사된 어떤 상황도 실제 그러했다고 입증된 것이 없고
모든 건 그저 추측에서 시작되어 의심으로 번지고
그 의심으로 인해 파국이 오게 된다.
그리고 후반부에 오면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왜 물어보지 않았을까.
왜 물어보지 않고 혼자 의심을 키워 이 사단을 낸 걸까.
그러다 떠오른 건
내가 '그러하다' 혹은 '그러했다' 고 결론짓고 지나버린 일들.
나 역시 상대에게 묻지 않았고 설명을 요구하지 않은 채
그러했으리라 단정짓고 스스로 타협했다 생각한 채 넘어가버린 많은 일들이 있다.
왜 나는 묻지 않았을까.
물었다고 한들 그 대답을 듣고 싶긴 했을까.
내가 이미 '그러했으리라' 판단해버린 답이 아닌 다른 답을 인정할 수 있었을까.
'그러했으리라' -
이 판단을 내린 시점에서 나의 내면에서는 그에 대한 공식이 세워졌을 것이고
그 공식이 사실과 일치하는지 일치하지 않는지보다 중요한 건
'그러했으므로 내가 이렇게 하였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결국 내 행동의 당위성
혹은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
균열 혹은 흠집.
미세한 틈 하나가 불러오고 만 깨어짐- 등을 글로 바꾼다면
아마 이 소설이 대표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이렇게 쓸 수가 있지.
그리고 부가로 드는 생각.
...왜 영화화되지 않는 거지.
아니 내용도 내용인데
난 붉은 낙엽이 잔뜩 쌓인 배경에 홀로 내려앉은 집을
실사로 보고 싶단 말이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