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를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썩 잘 대우해주진 않는다. 미식엔 취미가 없고 심지어는 맛도 잘 모른다. 어디에 상처라도 나면 그래서 딱지라도 앉으면 그 꺼슬거리는 게 싫어서 기어이 뜯는다. 피가 나고 아플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 심지어는 이제 잘 아물지도 않아. 재생력이 떨어져서.

내가 보통 기준보다 우울한 축에 속한다는 걸 알게 된 후 줄곧 해왔던 생각은 ˝왜?˝ 였다.
왜 흔히 하는 말 있잖아.
밥 굶고 다닌 것도 아니고 학교 못 다닌 것도 아닌데 네 주제에 감히 우울해? 왜??

그나마 학대라는 단어의 의미를 넓히고 나서야 우울의 정당성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나마 좀 편해졌다.

...여러 떠오르는 생각이 많은데
재독하고 나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확실한 건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봐야 겠다는 것.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의 의미가 아니다. 지금의 모습엔 부정적인 면도 긍정적인 면도 있을텐데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고 싶다는 거.

그리고 나 역시도 과하게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먹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는데 그건 내가 여성이라서인지 아니면 내가 짐작하는 그 시기가 이유인 건지.

여러 모로 날 돌이켜 보고 싶게 하는 책이었다.
다시 읽어보면 그땐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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