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전자의 백혈병 노동자에 대한 기사를 읽던중 지친 부모의 한마디에 갑자기 눈가가 짓무른 것처럼 뜨끈해졌다. 

맞춤법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늙은 부모는 삼성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무너져내리는 억울한 마음을 주민등록증을 반납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고 있었다. 

주민등록증이라는 것이 어떠한 용도로 처음 쓰이게 되었든 배움이 짧은 그이에게 그것은 자신이 이나라의 국민임을 증명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에게 이 땅에 살아가는 증명과도 같은 그것을 반납하겠다는 자학을 하게 만드는 이땅의 살아있는 권력, 삼성은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자꾸 삼성이 무섭다. 

테레비젼을 만들고 핸드폰을 만들고 그리고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나서던 시대의 삼성은 차라리 인간적이었다. 

이건희의 퇴장과 복귀의 시간동안 경쟁관계에 있던 현대와 엘지를 한참 아랫것처럼 만들어버린 삼성의 생존능력은 아마도 상당부분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보력과 정치권력과의 결탁능력에 기인하였을터... 

그런 능력도 줄도 없는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때로 미심쩍어하며, 때로 두려워하며 오늘의 삼성을 보고 있지 않을까? 

기사의 제목은 시간은 삼성편이다 였다. 

시간마저 삼성편이라니.... 

가슴한켠이 서늘하다. 

사는게 열라 겁난다. 

국민적으로 반삼성전선이라도 구축해야 하는건 아닐까 싶다. 

내 이 찌질한 글도 혹여 그들이 보지 않을까 겁난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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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1-17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영화를 보면 바이러스를 퍼트린 원흉이 국가도 군도 그렇다고 폭력단체나 집단이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거대 기업이라는 설정이 나옵니다. 근래 영화를 보면 글로벌 기업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는 전개가 상당히 많죠. 이게 점점 현실화 되가고 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간만에 오셔서 묵직한 걸 하나 던져주셨네요..^^

2011-01-18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잊고 살 수 있다면
사랑이 아니다
기억하고 있다면
그리움이 아니다

가슴에 묻어 들춰 보기 두려웠던
열망이여
이제 네 길로 가라

나는 길을 잃은
강아지처럼
비에 젖을 것이니

얼굴에 흐르는
물은
눈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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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8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10-09-0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디님도 잘지내시지요?^^
시라기보단 그냥 기록이예요...
나중에 시간날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었나 기억해보려구요.^^
 

철길 옆에 서면

익숙한 것들도

낯가림을 하자하고

 

두고 가는 것도 없는데

마음이 쓰여,

 

개찰구 너머

옛사랑이 어깨를 밀치는

 

신탄진역은

허기 진 저녁,

떠나 온 이들과 떠날 이들이

눈발처럼 날리어...
 

 

 

 

새벽에 깨어 마음이 답답하여 가라앉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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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아이의 국어시간 수행평가 대비용으로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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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신문에 천안함으로 인한 수도권 집권여당으로의 표쏠림 기사가 났다.  

예로부터 선거에서 표는 대개 여촌야도로 구분되어 나타나기도 했으니 지방이야 오죽하랴 싶다. 

제목을 본 이후로 기사의 내용은 더이상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대상도 막연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BBK동영상을 보고도 한나라의 지도자로 뽑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이들. 

촛불에 대응하는 정권의 모습을 보고도 그리 쉽게 잊어버리는 이들. 

온국민이 반대해도 내가 속한 집단에 이익이 된다면, 그리고 내가 맞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뜻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이 오만한 4대강개발을 용인하는 이들. 

독도를 위시한 국가와 주권과 영토에 대한 모습조차 비굴하기 짝이없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받이들이는 이들. 

가난한 목숨은 목숨취급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용산철거민 사태를 이리 쉽게 잊는 이들 

이제 천안함을 이용하여 국가의 안위가 걸린 전쟁조차 선거에 이용하는 이들과 그에 장단 맞추는 수많은 이들 

나는 이제 정권이 아니라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속아넘어가주는 내 이웃이 싫다. 

 

주말에 내려왔던 건우아빠를 바래다주러 역까지 태우고 가는 길에 건우도 함께 태우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기분이 착잡해져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 

<건우야, 열심히 공부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고 그래서 실력이 있으면 그때는 네가 나라를 선택할수도 있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능력이 되면 너는 네가 자유로울 나라에서 살아라>

부모야 선택할 수 없지만 실력만 있으면 이민이 얼마든지 자유로운 이른바 글로벌시대 아닌가. 

진실도 거짓이 되는 나라에서 나는 굳이 아이에게 애국심을 강요하며  애면글면하며 살게 하고 싶지 않다. 

나야 나이들어 뿌리박은 이땅을 떠나기 쉽지 않지만 아이들이야 제법 언어도 자유로우니 내 외로움 달래자고 자주 막막한 기분이 드는 땅에 너희도 함께 살자 말하고 싶지 않다.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 전화를 하며, 이번만큼은 저를 봐서라도 꼭 잘 찍으세요 하니 알았다, 걱정마라 하신다. 

아버지의 늙은 목소리가 초라한 위로가 되는 저녁 . 

천변에서 들리는 맹꽁이며 개구리 울음소리들이 부질없는 마음의 분노를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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