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에 천안함으로 인한 수도권 집권여당으로의 표쏠림 기사가 났다.  

예로부터 선거에서 표는 대개 여촌야도로 구분되어 나타나기도 했으니 지방이야 오죽하랴 싶다. 

제목을 본 이후로 기사의 내용은 더이상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대상도 막연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BBK동영상을 보고도 한나라의 지도자로 뽑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이들. 

촛불에 대응하는 정권의 모습을 보고도 그리 쉽게 잊어버리는 이들. 

온국민이 반대해도 내가 속한 집단에 이익이 된다면, 그리고 내가 맞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뜻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이 오만한 4대강개발을 용인하는 이들. 

독도를 위시한 국가와 주권과 영토에 대한 모습조차 비굴하기 짝이없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받이들이는 이들. 

가난한 목숨은 목숨취급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용산철거민 사태를 이리 쉽게 잊는 이들 

이제 천안함을 이용하여 국가의 안위가 걸린 전쟁조차 선거에 이용하는 이들과 그에 장단 맞추는 수많은 이들 

나는 이제 정권이 아니라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속아넘어가주는 내 이웃이 싫다. 

 

주말에 내려왔던 건우아빠를 바래다주러 역까지 태우고 가는 길에 건우도 함께 태우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기분이 착잡해져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 

<건우야, 열심히 공부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고 그래서 실력이 있으면 그때는 네가 나라를 선택할수도 있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능력이 되면 너는 네가 자유로울 나라에서 살아라>

부모야 선택할 수 없지만 실력만 있으면 이민이 얼마든지 자유로운 이른바 글로벌시대 아닌가. 

진실도 거짓이 되는 나라에서 나는 굳이 아이에게 애국심을 강요하며  애면글면하며 살게 하고 싶지 않다. 

나야 나이들어 뿌리박은 이땅을 떠나기 쉽지 않지만 아이들이야 제법 언어도 자유로우니 내 외로움 달래자고 자주 막막한 기분이 드는 땅에 너희도 함께 살자 말하고 싶지 않다.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 전화를 하며, 이번만큼은 저를 봐서라도 꼭 잘 찍으세요 하니 알았다, 걱정마라 하신다. 

아버지의 늙은 목소리가 초라한 위로가 되는 저녁 . 

천변에서 들리는 맹꽁이며 개구리 울음소리들이 부질없는 마음의 분노를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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