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계로 된것들을 새로 익히는게 무섭다.
그래서 아직 휴대폰으로 문자도 못보내고 오로지 걸고 받기만 한다.
컴퓨터도 오직 기본만 하고.
운전은 애들아빠가 재작년에 외국에 잠깐 공부하러 나갔을때 차를 그냥 세워두면 안된다고해서 억지로 면허를 땄는데 그 와중에도 차로 5분거리인 출퇴근만, 그것도 달랑 2주에 한번씩만 했다. 1년이 넘도록 부들부들 떨면서...
사실 내가 울며겨자먹기로 운전을 하는날에는 나보다 건우가 더 긴장을 하면서 신호봐주고, 주차할때 후방봐주고 그랬다.
그나마도 이제 건우아빠가 돌아오고난 후엔 그것마저 완전히 종쳤다. 사실 나말고도 운전자야 쌔고 쌨는데 뭘. 나는 사실 운전 못하는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대중교통도 즐비하고...
컴퓨터도 마찬가지. 인터넷으로 정보검색하는 정도외에는 할 줄 아는게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해서 하루종일 컴퓨터로 검색하고 자료입력하고 보고하고 하는등등의 업무로 밥벌이를하고 산다. 오로지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만으로.
그 똥배짱으로 나는 휴대폰문자메세지도 보낼줄 모르면서 편안하게 잘 살아왔다. 오로지 남들이 보내는걸 받아보기만 하면서.
그런데 몇년간 소식이 끊겼던 동창과 연락이 돼고난후 그녀가 번번히 문자메세지로만 연락을 보내는거다.
문자내용이 매번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기도 애매한 내용이고..
이걸 계속 씹으면 아마도 많이 서운하겠지. 좀전에도 문자메세지가 왔는데 고민이다. 씹을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