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 : 엄마, 엄마는 나보다 **가 더 좋아요?

나: 그게 뭔소리니?

건우: **는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그리고 노래도 잘 하잖아요. 엄마 그런거 좋아하잖아요.

나: 너, 그거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냐? 그럼 너는 **네 엄마가 나보다 더 좋냐?

      걔네 엄마는 날씬하고 돈도 많고 맨날 집에 있잖아. 너, 그거 되개 좋아하잖아.

 

아이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엄마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교양있게 건우와 대화를 나누는척하면서   더 교활하게  몰아세워왔던 것은 아닐까?

유난히 어른스럽다는 평을 듣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질문치고는 심히 유치하지만,  녀석은 저 질문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망설였을 것인가? 

일요일오후,  오전부터 있었던 택견 승단테스트가 힘들었던지 정신없이 잠든 건우가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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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5-2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녀의 어느 날의 대화와 비슷하군요.^^

건우와 연우 2006-05-22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개의 엄마들이 한번쯤은 듣게 되는 질문일까요?

치유 2006-05-2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ㅠㅠ
한번쯤은 듣는듯..하지만 누구와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해 줘요..
너에게 또다른 좋은 점들이 더 많으니까..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나만의 알맹이니까..
 

나는 기계로 된것들을 새로 익히는게 무섭다.

그래서 아직 휴대폰으로 문자도 못보내고 오로지 걸고 받기만 한다.

컴퓨터도 오직 기본만 하고.

운전은 애들아빠가 재작년에 외국에 잠깐 공부하러 나갔을때 차를 그냥 세워두면 안된다고해서 억지로 면허를 땄는데 그 와중에도 차로 5분거리인 출퇴근만, 그것도 달랑 2주에 한번씩만 했다. 1년이 넘도록 부들부들 떨면서...

사실 내가 울며겨자먹기로 운전을 하는날에는 나보다 건우가 더 긴장을 하면서 신호봐주고, 주차할때 후방봐주고 그랬다.

그나마도 이제 건우아빠가 돌아오고난 후엔 그것마저 완전히 종쳤다. 사실 나말고도 운전자야 쌔고 쌨는데 뭘. 나는 사실 운전 못하는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대중교통도 즐비하고...

컴퓨터도 마찬가지. 인터넷으로 정보검색하는 정도외에는 할 줄 아는게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해서 하루종일 컴퓨터로 검색하고 자료입력하고 보고하고 하는등등의 업무로 밥벌이를하고 산다. 오로지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만으로.

그 똥배짱으로  나는 휴대폰문자메세지도 보낼줄 모르면서 편안하게 잘 살아왔다. 오로지 남들이 보내는걸 받아보기만 하면서.

그런데 몇년간 소식이 끊겼던 동창과 연락이 돼고난후 그녀가 번번히 문자메세지로만 연락을 보내는거다.

문자내용이 매번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기도 애매한 내용이고..

이걸 계속 씹으면 아마도 많이 서운하겠지.  좀전에도 문자메세지가 왔는데 고민이다. 씹을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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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5-1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에게 대신 보내달라고 하세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ㅎㅎ
전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기계치에다가, 저는 설명서 같은 거 읽어봐도
이해를 잘 못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5-2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늙어서 공부한다고 바쁜척이 심해서요. 게다가 서재만든것도 비밀이거든요...

치유 2006-05-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연우: 엄마, 오늘 유치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어요.

나: 무슨일이?

연우: 제가 오늘 친구들에게 사춘기에 대해 알려줬거든요. 그런데 2차성징이라는 말의 뜻이 잘 기억이 안나  서 시내반 선생님께 물어봤더니 선생님이 깜짝 놀라서 <너, 그말을 어디서 들었니?> 그러시잖아요. 선생님은 화나시면 깜짝 놀라는 목소리로 말을 하곤해요. 선생님이 화를 내서 속상해요.

유치원생인 연우는 가끔 초등학교 3학년인 제오빠 읽으라고 사다주는 책들을 오빠보다 낼름 먼저 읽고는 유치원친구들을 죄다 불러모아놓고 선생님놀이를 하며 설명하는게 취미다.

며칠전 어린이날 선물로 why시리즈16권짜리를 사줬더니 그새 몇권을 읽고는 그중에 사춘기와성편을 친구들에게 신나게 설명을 했나보다.

그리고 그중 이해가 잘되지않았던 일부내용을 선생님께 물어보았던 것 같고...

선생님이 조금 황당하셨나보다. 일곱살짜리 입에서 2차성징이 어쩌구저쩌구 했으니..

이해가 안되는 내용은 그냥 잊어주면 좋겠구만...

앞으론 책을 가려 읽게 감독을 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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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5-1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 이름 참 이쁩니다.
딸아이 이름 지을 때 연두라는 이름도 생각했었는데....
가끔 놀러올게요.^^

건우와 연우 2006-05-2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자주는 못뵈어도 놀러와주세요.

치유 2006-05-2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아이들이 참 다르지요?/
큰아이걸로 아는게 더 많아 버린 둘째..ㅋㅋ
이름도 이뻐요..하는짓도 모두 이쁠듯..귀여워요..
 

며칠을 무리한 업무끝에 편두통이 시작됐다.

우리부서업무에 최근 무리한 과부하가 발생했고 순리대로 풀었어야하는데, 돈한푼안들이고 해결보고자하는 윗분들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근 2주간.

오늘은 거의 빼도박도 못할 상황에서 또다시 열심히 잔머리를 굴리시는 윗분들.

나도 잔머리를 굴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표안나게 잔머리굴리기도 쉽지가 않아서 아까부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건우가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건우: 엄마 수학시험이 1주일 뒤로 밀렸어요.

나: 근데?

건우: 그래서 우울해요. 인생이 좋은일이 별로 없어요.

나: 그래?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하면 좋은일이 있을수 있나 잘생각해보고 저녁에 알려줘?

녀석도 잔머리를 굴리는 중이다.  수학시험을 잘보면 며칠전부터 조르던 유희왕카드를 한셋트 사주겠다고 꼬셔놨는데 이게 밀리니 애가 좀 탄 모양이다. 게다가 요즘 초등학교 수학시험이 왜그렇게 쓸데없이 어렵게 나오는지 녀석은 시험자체에도 썩 자신이 없는것 같다.

엄마의 동정심을 유발하고자 목소리를 한껏 낮춘 전화기 저편 건우의 목소리를 나는 짐짓 모른척 무시해 버렸다.

모자지간에 한껏 꾀가난 화요일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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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16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자지간의 불꽃튀는 두뇌싸움.... 결론도 알려주세요..^^

건우와 연우 2006-05-17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의 판정승입니다. 건우가 풀배팅을 했어요.

치유 2006-05-2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이서 서로 두뇌싸움..ㅎㅎ
아이들은 시험 날짜가 미뤄 지면 넘 심각해 해요..얼른 잘하든 못하든 끝나야 맘이 편한가 보더라구요..
"건우: 그래서 우울해요. 인생이 좋은일이 별로 없어요."
건우에게 좋은 일들만 날마다 날마다 생겨나길 바래요..
 

그는 낮잠을 자러 들어가고 알라딘을 돌아다니는 내내 그의 휴대폰에 문자메세지가 들어왔다고 우웅거린다. 볼까 말까 한참을 생각했다. 또 신호음이 울린다. 세번 네번 ... 시끄럽기도 하고 신경쓰이기도 하고..

결국 봤다. 개뿔 왠 세미나.

결국 그는 그의 옛 동료들을 만나 밤을 새고 들어 온거다.

그의 공부하곤 상관없는...

허무하다.  조만간 사십을 바라볼 나이에 아직도 이렇게 살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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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1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용서해 주시죠. 가끔 그러고 싶을 때 있잖아요

건우와 연우 2006-05-1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하늘바람님. 근데 용서라기보단 모른척 할려구요. 그치만 그가 과거동료들과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나의 시간은 흘러가고 그의 늦은 공부를 기다리는데 지쳐간다는거죠...

Mephistopheles 2006-05-15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매피스토입니다.
그것참...모른척 하기에는 속에서 끓으실 꺼고...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치유 2006-05-24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그랬군요..↓보면서 세미나라고..생각했었는데..
그 핸폰땜에..다 알아버리시다니..가끔은 핸폰이 얄미워요..
앞으로 좋은 일들만 생겨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