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방에서 혼자 컴퓨터로 논문자료작업을 하던 건우아빠가 뚱한 표정으로 내가 드러누워 책을 보고 있던 거실로 왔다.
건우아빠: 휴, 월요일마다 짜증이 나 죽겠다...
나: 왜? 매주 생리를 하나?
농담처럼 심드렁하게 받으며 얼굴을 보니 장난이 아니다. 이럴땐 알아서 기어야 한다.
나: 월요일마다 내가 이러저러한 부탁을 해서 공부진도가 계획만큼 못나가니 스트레스로 쌓이나보다.
건우아빠:....
나: 담부터는 내가 미리미리 잘 챙겨서 애들병원가는거는 내가 데리고 갈께. 건우 공부도 조금만 신경쓰면 혼자 알아서 잘 할거구...그러니까 생리 끝내.^^
한쪽구석에 밀어 놓은 건우의 만화삼국지를 집어들고 눈을 떼지 않는가 싶더니 피식 웃는다.
나: 자기도 만화를 다보냐?
건우아빠: 삼국지 본지가 오래돼 기억이 안나서...
말은 그래도 그가 성질좀 부렸다가 뻘쭘해하는거라는 걸 눈치못채면 십년넘게 같이산 마누라가 아니다.
좀 있으니 그는 노가리를 두드려 구워 적당히 술안주를 만들어 슬그머니 옆에 와 앉는다.
건우아빠옆으로 슬그머니 세월도 따라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