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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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과 발, 책과 현실>
P451 "어째서 발로 신어 보지 않았소?"
(차치리의 답변은) "탁은 믿을 수 있지만 내 발은 믿을 수 없지요"
*탁: 발의 본을 뜬 것
탁이란 책입니다.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탁을 가지러 갑니다. 현실을 본뜬 탁을 가지러 도서관으로 가거나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지요.

현실을 보기 보다는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 것이지요. 학문이나 이론의 비현실성과 관념성에 대한 비판입니다.

P457 "교묘한 속임수는 졸렬한 진실만 못한 법이다. (한비자)"
이 말의 뜻을 나는 세상사람들 중에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없다는 의미로 읽고 있습니다. 거짓으로 꾸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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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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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나라 약한 나라>

P442 주 周 (두루 주) 이래로 규제방식에는 예 (禮)와 형 (刑)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습니다.

공경대부와 같은 귀족들은 예로 다스리고, 서민들은 형으로 다스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것이 법집행의 원칙이었습니다.

법가는 귀족을 내려 똑같이 상벌로써 다스리는 것입니다. 유가는 반대로 서민을 올려 귀족과 마찬가지로 예로써 다스리자는 주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법가의 법은 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핵심입니다.

P443 현재 우리 사회에는 범죄와 불법 행위라는 두개의 범죄관이 있습니다.

절도,강도 등은 범죄행위로 규정되고, 선거사범, 경제사범, 조세사범 등 상류층의 범죄는 불법행위로 규정됩니다. 전혀 다른 두 개의 범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소위 범죄와 불법행위는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전혀 다릅니다. 범죄행위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매우 가혹한 것임에 반하여,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더 없이 관대합니다.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그 인간 전체를 범죄시하여 범죄인으로 단죄하는 데 반하여,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사람과 그 행위를 분리하여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만 불법성을 인정하는 정도입니다.

이것은 주나라 이래의 관행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역설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P444 법이 지상이 것이 되기 위해서는 공개성, 공정성 그리고 계획성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P445 법가의 법 法은 오늘의 법학 法學과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통치론,지도자론,조직론 등 오늘날 정치학 분야까지도 포괄하고 있는 훨씬 광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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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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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법가와 천하통일
<어제의 토끼를 기다리는 어리석음>

P432 송나라 농부의 우화인 수주태도 守株待兎 는 어제 일어났던 일이 오늘도 또 일어나리라고 기대하는 어리석음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다른 제자 백가를 풍자하는 이야기입니다.

유가, 묵가, 도가는 다 같이 농본적 질서를 이상적모델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가 복고적 경향을 띠고 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하여 신뢰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과거의 이상적인 시대로 돌아갈 것을 주장합니다.

여기에 비해 법가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응방식을 모색해 갑니다. 법가의 사관을 미래사관 또는 변화사관이라 하는 이유입니다.

<옥중에서 사약을 받은 한비자>

P439 상암은 먼저 성문법을 제정하고 문서로 관청에 보관하여 백성들에게 공포해야 한다는 소위 법의 공개성을 주장했습니다. 법의 공개성이야말로 법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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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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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와 악이 함께 하는 까닭>
P427 순자가 악론을 전개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자는 법과 제도적 통제가 가져올 폐단을 경계했던 것이지요. 나아가 사회의 질서가 타율적이고 강제적인 것이 아나라 자발적인 공감과 동의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지요.
순자를 계승한 법가의 이론이 바로 이점을 간과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가가 단명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P428"난세의 징조 (악론편)"
난세의 징조는 그 옷이 화려하고, 그 모양이 여자같고, 그 풍속이 음란하고, 그 뜻이 이익을 좇고, 그 행실이 잡스러우며, 그 음악이 거칠다. 그 문장이 간사하고 화려하며, 양생 養生에 절도가 없으며, 죽은 이를 보내는 것이 각박하고 예의를 천하게 여기고, 용맹을 귀하게 여긴다.

가난하면 도둑질을 하고, 부자가 되면 남을 해친다. 그러나 태평시대에는 이와 반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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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제3판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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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설의 이해와 오해>

P414 맹자의 성선설이 천성과 천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개념인 것과 마찬가지로 순자의 성악설은 그의 사회론을 전개하기 위한 개념이지,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선악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이란 DNA 의 운동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이 DNA의 운동은 자기 自己의 존속이 유일한 목적입니다.

"닭이 먼저냐? 게란이 먼저냐?" 라는 질문에 대하여 윌슨은 단연 계란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닭은 계란 속의 DNA 가 자기의 존속을 위하여 만들어낸 생존기계일뿐입니다.

P415 인간의 모든 욕망도 이 DNA의 존속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식욕과 성욕이 이 DNA의 활동인 것은 물론입니다. 나아가 인간의 정신활동도 일정한 수의 화학적 및 전기적 반응의 총체적 활동을 일컫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이것은 DNA의 생존을 위한 장치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나무는 먹줄을 받아 바르게 됩니다.>
P424 순자가 맹자에 비해 인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순자는 예 禮 (예절 예), 즉 제도의 의미를 높게 평가함으로써 오히려 맹자에 비하여 문화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가가 치인 治人에 앞서 수기 修己를 요구합니다. 이 경우의 치인이 순자의 체계에서는 예 禮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점에서 순자는 수기보다는 치인을 앞세우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수양에 앞서 제도의 합리성과 사회적 정의에 더 큰 비중으로 두고 있습니다.

인간의 도덕성은 선천적인 것도 아니며 개인의 수양의 결과물도 아니며 오로지 사회적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훌륭한 규범과 제도가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도덕성의 근원을 사회제도에 찾는 순자는 주지주의 主知主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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