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제3판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악설의 이해와 오해>

P414 맹자의 성선설이 천성과 천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개념인 것과 마찬가지로 순자의 성악설은 그의 사회론을 전개하기 위한 개념이지,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선악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이란 DNA 의 운동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이 DNA의 운동은 자기 自己의 존속이 유일한 목적입니다.

"닭이 먼저냐? 게란이 먼저냐?" 라는 질문에 대하여 윌슨은 단연 계란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닭은 계란 속의 DNA 가 자기의 존속을 위하여 만들어낸 생존기계일뿐입니다.

P415 인간의 모든 욕망도 이 DNA의 존속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식욕과 성욕이 이 DNA의 활동인 것은 물론입니다. 나아가 인간의 정신활동도 일정한 수의 화학적 및 전기적 반응의 총체적 활동을 일컫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이것은 DNA의 생존을 위한 장치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나무는 먹줄을 받아 바르게 됩니다.>
P424 순자가 맹자에 비해 인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순자는 예 禮 (예절 예), 즉 제도의 의미를 높게 평가함으로써 오히려 맹자에 비하여 문화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가가 치인 治人에 앞서 수기 修己를 요구합니다. 이 경우의 치인이 순자의 체계에서는 예 禮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점에서 순자는 수기보다는 치인을 앞세우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수양에 앞서 제도의 합리성과 사회적 정의에 더 큰 비중으로 두고 있습니다.

인간의 도덕성은 선천적인 것도 아니며 개인의 수양의 결과물도 아니며 오로지 사회적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훌륭한 규범과 제도가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도덕성의 근원을 사회제도에 찾는 순자는 주지주의 主知主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