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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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9 논어에 번지가 ‘지 知"에 관해서 질문합니다. 공자의 대답은 놀랍게도 ‘지인 知人"입니다. "사람을 아는 것"이 지知라는 답변입니다.

최고의 인문학입니다. 공자의 정의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중에 대부분의 지식은 지 知가 아닙니다. 정보는 일단 지가 못됩니다.

더구나 지배권력이 막강할 수록 ‘지인’은 없습니다. 모든 권력이 가장 먼저 착수하는 것이 우민화입니다. 반역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잠재우는 것이 우민화입니다.

P369 후기 근대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축으로 하여 모든 인간을 욕망 주체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소유를 갈구하는 갈증의 주체로 전락되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은 가치가 없습니다. 공자의 표현에 의하면 무지한 사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지를 해결했다기보다는 무지를 양산했다고 해야 합니다. 현대판 우민화,황민화가 아닐수 없습니다.

P370 핀란드는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한 반부패 지수 연속 1위 국가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특징적인 것은 ‘핀란드 교육’입니다. 모든 학생들의 성적은 ‘잘 했어요’, ‘아주 잘했어요’, ‘아주 아주 잘했어요’ 이 세가지 밖에 없습니다. 교육이란 사회가 책임져야 할 공공재입니다.

경쟁은 옆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나 자신’과의 경쟁입니다. ‘이러한 교육과 사회 환경이 반부패지수 1위 국가로 만듭니다.

P376 엠마누엘 토드에 의하면 미국은 어떠한 국제분쟁이나 전쟁도 문제의 최종적 해결에 이르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전쟁과 준전쟁상태를 지속시킴으로써 개입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둡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최종적 해결은 미국의 계획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은 2등급 국가들과 벌인다는 원칙입니다.

P377 ‘제국의 몰락’에서 엠마누엘 토드는 군사력에 기초한 미국의 단일 패권이 이미 기울기 시작했고 15년을 지탱하기 어렵다고 예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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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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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56 명품을 손에 넣었을 때 그 순간 열반에 든다고 합니다. 자신의 인간적 정체성은 소비보다는 생산을 통하여 형성됩니다. 의상으로 인간적 정체성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P357 그 사람을 알고 난 후의 의상은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P358 자기때문에 고통당하는 사람의 아픔이 자기의 아픔이 되어 건너오는 경우, 그것은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습니다. 기쁨과 아픔의 근원은 관계입니다.
범중엄의 ‘악양루기’에 ‘불이물희 不而物喜 불이기비不而己悲’라는 명구가 있습니다. ‘물 物로써 기뻐하지 않으며 자기 己 때문에 슬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함으로 뜻을 못 이루고 낙향했지만,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바깥의 일로 기뻐하지 말며, 스스로의 일로 슬퍼하지 말라. 길이 내리막이거나 순풍이 분다고 즐거워하지 말고, 반대로 길을 못찾고 헤매는 스스로에 대해서도 자책하지 않기,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기의 길을 걷고 있는가를 묻는 글이다.

P359 우리가 잘 아는 경제원칙은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입니다. "최대의 희생으로 최소의 효과를 얻는 것"이 훨씬 인간적입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구호도 비인간의 극치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최대의 소비는 전쟁입니다. 생산과 점유와 소비는 하나였습니다.

P360 상품의 최고 형태가 화폐라고 했습니다. 화폐의 최고형태가 바로 ‘자본’입니다. 춘추전국시대를 법가가 통일했다고 한다면 근대사회는 자본가가 통일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364 자본축적은 노동을 소외시킨다. 노동생산성이 높아질 수록 노동이 소외된다는 사실은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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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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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 금
P344 5.16 군사 쿠데타가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 않다고 하지만 1936년 스페인 내전 역시 내전이 아니라 2차 대전의 전초전이며 국제전입니다.

P345 여행은 떠남, 만남 그리고 돌아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자기를 칼같이 떠나는 것입니다.

21 상품과 자본
P346 우엘바는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근대사회 전개과정을 추적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라나시는 21세기의 전망을 인도의 정신과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의 구성에서 본다면 세계 인식의 장에 해당합니다.

P347 더구나 인문학이 사람과 삶의 문제라면 경제야말로 그것의 근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학에서 가치라고 하는 것은 교환가치입니다. 사용가치가 아닙니다. 쌀의 가치는 일용하는 곡식이 아닙니다. 그것이 다른 것과 교환할 때의 비율의 가치입니다.

P348 상품의 특징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핵심적인 것은 ‘팔기 위한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소비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쌀 1 가마 = 구두 1 켤레
쌀이 상품인 한 자기의 가치를 자기 스스로 표현할 수없습니다. 구두 1 켤레로 표현됩니다. 쌀은 구두로써 자기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쌀은 상대적 가치 형태에 있다고 합니다. 이 경우 구두를 등가물이라고 합니다.

P349 등가물은 그 물건의 속성이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교환가치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쌀은 밥과 관계가 없고 구두는 발과 관계가 없습니다. 가치란, 상품이란 그런 것입니다.

P351 여러분의 인간 이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직업과 직위 그리고 수입과 재산을 궁금해 합니다. 상품사회에서는 인간의 정체성이 소멸됩니다.

일반적 등가물이 곧 화폐입니다. 상품의 가치 표현 형태는 등가물 → 일반적 등가물 → 화폐라는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구두가 화폐의 지위에 오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좌우함의 권력이 역전됩니다. 화폐는 상품의 아들이었지만 이제는 상품으로부터 독립하여 그것을 지배해는 상품의 주인으로 군림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건은 상품이 지배하고, 상품은 화폐가 지배합니다.

*일반적 등가물 general equivalents : 조개껍질, 면포, 금, 은

P352 모든 상품은 화폐로 교환되기를 원합니다. 화폐로 교환되지 못하는 상품은 ‘가치’가 없습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 물건을 생산하는 노동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것의 생산과 관련된 기술이나 학문도 가치가 없습니다. 공장이 도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과가 폐지되고 교수가 해직됩니다.

모든 것은 화폐가치로 일원화합니다. 이러한 화폐구조에서 일반적인 등가물을 생산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자기 생산물을 화폐로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이처럼 자기 생산물이 일반적 등가물인 경우에 행사하는 권력을 세뇨리지 seigniorage 라고 합니다.세뇨리지 권력을 행사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미국입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면 됩니다. 금융위기 이후 계속 찍어내고 있습니다.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라는 표현 자체가 대단히 기만적입니다.

미국은 UN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했습니다. 이라크 침공의 납득할만한 이유와 명분은 없습니다. 알카에다의 배후도 아니고, 대량 살상 무기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달러 헤게모니를 방어하기 위한 전쟁이란 것이 국제 정치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라크 후세인 정권이 석유 결제화폐를 유로로 바꾸려고 합니다. 이것이 도미노가 되어 산유국의 석유결제 화폐가 유로로 바뀐다면 달러 가치의 폭락은 불보듯 합니다.

P353 인간의 정체성이 소멸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우리가 갇혀있는 ‘상품 문맥’ 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상품 문맥은 인간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의식마저 왜곡합니다.

P354 상품미학은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CF 의 허구와 디자인의 변화가 반복되면서 다지인은 이제 패션으로 바뀝니다. 변화 그 자체에 탐닉하는 것이 패션입니다. 사람들의 삶의 정서를 담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한 디자인에 몰두합니다. 결국 지금까지 친숙한 것은 상품미학에서 배격됩니다. 새로운 것이라야 됩니다.
생명 그 자체를 뒷바침하는 안정감, 그것이 미의 본질이고 아름다움의 내용입니다. 상품미학은 오래되고 친숙한 것 보다는 낯설고 새로운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P355 우리 사회의 미적정서가 이처럼 역전되고 있는 까닭은 상품미학 때문만은 아닙니다. 문화적 자부심이나 주체성이 없는 사회의 일반적 특성이기도 합니다. 주변부의 문화적 콤플렉스입니다. 모든 권력은 바깥에 있습니다.

패션이라는 이미지의 변화가 사회 변화를 대체한다는 사실입니다. 사회변화의 실천적 열정을 희석시킵니다. 상품 미학에 민감한 젊은 층의 사회의식이 현실로부터 이미지 쪽으로 급속하게 이동해 버린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상품 사회는 이처럼 상품 화폐 구조 속에 우리를 가둠으로써 인간적 정체성을 소멸시킬 뿐 아니라 우리들의 미적정서 그 자체를 역전시킵니다. 그리고 변화 그 자체를 이미지화함으로써 현실의 개혁과 진정한 변화의 열정을 소멸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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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우엘바와 바라나시

P324 대인춘풍 待人春風 지기추상 知己秋霜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에 자기를 갖기는 추상같이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반대로 합니다.

P325 "없이 사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사정을 구구절절 얘기하면서 살아요? 그냥 욕 먹으면서 사는 거지요." 못 배운 사람들은 변명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짧은 것이라 하더라도 자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사람이 아예 없습니다. 그냥 단념하고 욕먹으면서 살 각오를 합니다.
P328 절대로 미리 속단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한 박자 늦추어 대응하자. 심지어 나를 지목해서 욕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나 보고 하는 거 아니지?"

P320 *우엘바: 콜럼버스가 출항한 우엘바 항구 (Huelva, 스페인 남서부)
P330 중요한 것은 현대 미국을 미국의 역사와 함께 읽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현대 유럽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와 함께 읽는 일입니다.

대상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반대의 것과 대비해야 합니다.

P336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 中에서 백인 마을을 지날 때 백인들은 덜커덕거리며 행렬의 뒤를 따라가는 빈 마차를 보고 어리석은 체로키들을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체로키들 중 어느 누구도 웃거나 그들을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빈 마차는 그들의 자존심이었습니다.

콜럼버스 이후 지금까지의 세계질서는 본질에 있어서 조금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유럽의 근대사는 한마디로 나의 존재가 타인의 존재보다 강한 것이어야 하는 강철의 논리로 일관된 역사였습니다. 그것이 개인이든, 회사든, 국가든 언제나 ‘나의 존재성’을 앞세우고 다른 것들을 지배하고 흡수하려는 존재론의 논리에 한없이 충실합니다.

P339 콤플렉스는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서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자기의 하위에 그 사람을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콤플렉스를 위무하려는 심리적 충동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보르헤스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입니다. 보르헤스는 촛불을 끄라고 합니다. "촛불을 꺼라! 촛불은 어둠을 조금 밀어낼 수 있을 뿐 그 대신 별을 보지 못하게 한다.

P342 1겁은, 바위 크기를 정확하게 모르긴 합니다만, 바위가 옷깃에 스쳐서 닳아 없어지는 시간입니다.

P344 바라나시 (varanasi): 인도 갠지스강 중하류의 도시,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강과 아시강을 합친 지명이다. 산스크리트어 바라나시는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라는 뜻이다. 갠지스강 연안에는 5km 에 걸쳐 가트(목욕탕)가 발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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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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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비와 우산
P290 자부심은 고난을 견디게 합니다. 물질적 도움보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더 큰 힘이 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P291 그 처지가 같지 않고, 그 정이 같지 않은 사람의 동정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물질적으로는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동정 받는 사람에게는 상심이 됩니다.

P293 자본은 나누지 않습니다. 자본은 본질적으로 자기증식하는 가치입니다. 자본축적이 자본의 운동법칙입니다. 그것이 자본인한 기부나 나눔은 불가능합니다.
기계화, 자동화, 인공지능화와 함께 상대적 과잉인구가 양산됩니다. 해고와 비정규직은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주의적 분배방식만으로는 재생산시스템이 작동될 수 없습니다.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력의 요소 소득만으로는 유효수요가 부족할 뿐 아니라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생활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나눔의 문제는 인정이나 동정의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후기 근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로서 다루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것은 복지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P296 친구와 함께 비 맞으며 걸어가면 덜 처량합니다.

18 증오의 대상

P300 증오의 대상을 옳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는 자기자신에 대한 혐오가 더욱 괴롭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여름 징역살이’ :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향한 부당한 증오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그 증오를 불태우고 있는 자기자신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P301 우리가 처한 힘든 상황이 그런 ‘표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처한 혹독한 상황이 그런 공공의 적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P302 우리를 가두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옥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옆 사람을 향하여 부당한 증오를 키우지 않기 위해서 그 증오를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드러내고, 우리를 가두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옥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가 하는 공부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304 지금도 증오를 하거나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늘 감옥의 여름 잠자리를 생각합니다. 증오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해서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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