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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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비와 우산
P290 자부심은 고난을 견디게 합니다. 물질적 도움보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더 큰 힘이 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P291 그 처지가 같지 않고, 그 정이 같지 않은 사람의 동정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물질적으로는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동정 받는 사람에게는 상심이 됩니다.

P293 자본은 나누지 않습니다. 자본은 본질적으로 자기증식하는 가치입니다. 자본축적이 자본의 운동법칙입니다. 그것이 자본인한 기부나 나눔은 불가능합니다.
기계화, 자동화, 인공지능화와 함께 상대적 과잉인구가 양산됩니다. 해고와 비정규직은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주의적 분배방식만으로는 재생산시스템이 작동될 수 없습니다.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력의 요소 소득만으로는 유효수요가 부족할 뿐 아니라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생활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나눔의 문제는 인정이나 동정의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후기 근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로서 다루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것은 복지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P296 친구와 함께 비 맞으며 걸어가면 덜 처량합니다.

18 증오의 대상

P300 증오의 대상을 옳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는 자기자신에 대한 혐오가 더욱 괴롭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여름 징역살이’ :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향한 부당한 증오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그 증오를 불태우고 있는 자기자신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P301 우리가 처한 힘든 상황이 그런 ‘표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처한 혹독한 상황이 그런 공공의 적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P302 우리를 가두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옥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옆 사람을 향하여 부당한 증오를 키우지 않기 위해서 그 증오를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드러내고, 우리를 가두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옥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가 하는 공부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304 지금도 증오를 하거나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늘 감옥의 여름 잠자리를 생각합니다. 증오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해서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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