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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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 금
P344 5.16 군사 쿠데타가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 않다고 하지만 1936년 스페인 내전 역시 내전이 아니라 2차 대전의 전초전이며 국제전입니다.

P345 여행은 떠남, 만남 그리고 돌아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자기를 칼같이 떠나는 것입니다.

21 상품과 자본
P346 우엘바는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근대사회 전개과정을 추적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라나시는 21세기의 전망을 인도의 정신과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의 구성에서 본다면 세계 인식의 장에 해당합니다.

P347 더구나 인문학이 사람과 삶의 문제라면 경제야말로 그것의 근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학에서 가치라고 하는 것은 교환가치입니다. 사용가치가 아닙니다. 쌀의 가치는 일용하는 곡식이 아닙니다. 그것이 다른 것과 교환할 때의 비율의 가치입니다.

P348 상품의 특징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핵심적인 것은 ‘팔기 위한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소비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쌀 1 가마 = 구두 1 켤레
쌀이 상품인 한 자기의 가치를 자기 스스로 표현할 수없습니다. 구두 1 켤레로 표현됩니다. 쌀은 구두로써 자기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쌀은 상대적 가치 형태에 있다고 합니다. 이 경우 구두를 등가물이라고 합니다.

P349 등가물은 그 물건의 속성이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교환가치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쌀은 밥과 관계가 없고 구두는 발과 관계가 없습니다. 가치란, 상품이란 그런 것입니다.

P351 여러분의 인간 이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직업과 직위 그리고 수입과 재산을 궁금해 합니다. 상품사회에서는 인간의 정체성이 소멸됩니다.

일반적 등가물이 곧 화폐입니다. 상품의 가치 표현 형태는 등가물 → 일반적 등가물 → 화폐라는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구두가 화폐의 지위에 오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좌우함의 권력이 역전됩니다. 화폐는 상품의 아들이었지만 이제는 상품으로부터 독립하여 그것을 지배해는 상품의 주인으로 군림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건은 상품이 지배하고, 상품은 화폐가 지배합니다.

*일반적 등가물 general equivalents : 조개껍질, 면포, 금, 은

P352 모든 상품은 화폐로 교환되기를 원합니다. 화폐로 교환되지 못하는 상품은 ‘가치’가 없습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 물건을 생산하는 노동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것의 생산과 관련된 기술이나 학문도 가치가 없습니다. 공장이 도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과가 폐지되고 교수가 해직됩니다.

모든 것은 화폐가치로 일원화합니다. 이러한 화폐구조에서 일반적인 등가물을 생산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자기 생산물을 화폐로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이처럼 자기 생산물이 일반적 등가물인 경우에 행사하는 권력을 세뇨리지 seigniorage 라고 합니다.세뇨리지 권력을 행사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미국입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면 됩니다. 금융위기 이후 계속 찍어내고 있습니다.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라는 표현 자체가 대단히 기만적입니다.

미국은 UN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했습니다. 이라크 침공의 납득할만한 이유와 명분은 없습니다. 알카에다의 배후도 아니고, 대량 살상 무기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달러 헤게모니를 방어하기 위한 전쟁이란 것이 국제 정치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라크 후세인 정권이 석유 결제화폐를 유로로 바꾸려고 합니다. 이것이 도미노가 되어 산유국의 석유결제 화폐가 유로로 바뀐다면 달러 가치의 폭락은 불보듯 합니다.

P353 인간의 정체성이 소멸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우리가 갇혀있는 ‘상품 문맥’ 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상품 문맥은 인간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의식마저 왜곡합니다.

P354 상품미학은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CF 의 허구와 디자인의 변화가 반복되면서 다지인은 이제 패션으로 바뀝니다. 변화 그 자체에 탐닉하는 것이 패션입니다. 사람들의 삶의 정서를 담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한 디자인에 몰두합니다. 결국 지금까지 친숙한 것은 상품미학에서 배격됩니다. 새로운 것이라야 됩니다.
생명 그 자체를 뒷바침하는 안정감, 그것이 미의 본질이고 아름다움의 내용입니다. 상품미학은 오래되고 친숙한 것 보다는 낯설고 새로운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P355 우리 사회의 미적정서가 이처럼 역전되고 있는 까닭은 상품미학 때문만은 아닙니다. 문화적 자부심이나 주체성이 없는 사회의 일반적 특성이기도 합니다. 주변부의 문화적 콤플렉스입니다. 모든 권력은 바깥에 있습니다.

패션이라는 이미지의 변화가 사회 변화를 대체한다는 사실입니다. 사회변화의 실천적 열정을 희석시킵니다. 상품 미학에 민감한 젊은 층의 사회의식이 현실로부터 이미지 쪽으로 급속하게 이동해 버린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상품 사회는 이처럼 상품 화폐 구조 속에 우리를 가둠으로써 인간적 정체성을 소멸시킬 뿐 아니라 우리들의 미적정서 그 자체를 역전시킵니다. 그리고 변화 그 자체를 이미지화함으로써 현실의 개혁과 진정한 변화의 열정을 소멸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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