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나의 무기! 콩닥콩닥 16
엘로디 샹보 지음, 트리스탕 지옹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내용까지, 우리집 꼬마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그림책, 『책은 나의 무기』를 소개한다. 사실 나 역시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더라. 책 읽는 것 말고는 특별히 잘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나에게 책이 무기가 될 수 있다면,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 우리 딸 역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책을 읽으며 보내는 편이기에, 『책은 나의 무기』가 자신의 일처럼(?) 느껴졌는지 깊은 공감을 하더라. 그렇다면 『책은 나의 무기』는 어떤 이야기일지 소개해본다. 

 

먼저 『책은 나의 무기』는 일러스트가 무척이나 화려한 책이다. 마치 중세시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여러 포인트들을 만나볼 수 있고, 다양한 각도로 그려져 있어 입체적으로 책을 감상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이나 몸짓 역시 재미포인트가 많아, 아이와 일러스트를 관찰하며 나눌 이야기가 무척 많다. 

 

다음은 스토리. 『책은 나의 무기』는 오로지 책에만 집중하는 한 공주님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요소가 많다. 전혀 공주같은 복장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표지의 저 당당한 이가 우리의 주인공 공주다. 공주가 너무 책만 읽자 왕과 왕비는 시름에 빠지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주를 책방에서 빼내려 노력한다. 기사의 구출에도, 구두의 주인찾기에도, 일곱난장이의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공주의 앞에 눈이 여섯개나 달린 괴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의 공주님은 눈이 여섯개 달린 괴물에게도 책을 읽게 하는 멋진 재주를 가졌던 것! (사실 괴물의 슬픈 포인트가 책을 읽어줄 사람이 없는 거였다) 그렇게 공주는 책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아 “움직이는 도서관”을 만들고, 이윽고 왕국은 평화로워진다. 

 

사실 공주님만큼 책에만 집중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하지만 분명,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가 다른 활동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고 책만 보려했던 때가 있었기에 이 왕과 왕비의 일이 남의 일같지 않더라. 다행이도 우리 아이는 여러 취미를 가지며 건강한 독서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 또 반대로 책을 너무 읽지않는 아이들에게 『책은 나의 무기』는 새로운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책을 읽지않는 아이들이라면,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소개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많이 읽어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공주를 보며 아이들에게 손쉽게 책의 장점을 이야기해줄 수 있을 터. 두번째 책을 너무 많이 읽는 아이라면, 엄마아빠가 어떤 포인트를 걱정하는지, 세상 밖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책은 나의 무기』를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목부터 내용, 일러스트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재미포인트가 가득했던 그림책, 『책은 나의 무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
사토 신 지음, 하지리 도시가도 그림, 한귀숙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방학이라 아이와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면 아무래도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많을 터. 혹시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냈다면,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를 한번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멀리갈 것도 없이 우리 집에서도 같은 성씨를 쓰는 두명이 오후 내내 투닥거리더니 벌칙(?)으로 읽게 한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로 사이좋은 척 저녁시간을 보냈다. 잠든 아이에게 “언제 이렇게 컸냐”며 감상에 빠진 애아빠에게 “그러니, 더 많이 놀아주고 사랑해줘야지”하고 잔소리를 남겼지만, 나 역시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앞에서는 언제나 속수무책 눈물부터 난다. 

 

키위북스의 책,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는 정말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책이다. 앞 표지에는 엄마가 아이를, 뒷 표지에는 아빠가 아이를 안고 있어 엄마 혹은 아빠가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꼭 안아주라고 말해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의 첫장부터 눈물이 핑-도는게, “내 아이니까 다 알고 있다고,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해버렸다”라고 적혀있다. 맙소사. 엄마의 양심에 바늘을 콕콕 찌르는 말이다. 다음 장 바로 이어지는 화를 내는 엄마의 얼굴과 주눅든 아이. 부끄럽지만 우리 집에서도 자주 만나게 되는 모습인 것 같아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가 왜 빨리 크고 싶지않은지, 새 크레용을 왜 부셔야만 했는지, 왜 혼자서만 제대로 수업하지 못했는지, 아빠의 안경을 왜 부셔버리고 말았는지- 아이들의 변명 아닌 변명을 읽고있자니 미안한 마음이 울컥 든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에게 진짜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고 내 눈에 보이는 아이의 잘못을 지적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실수투성이였던 건 아이가 아닌, 엄마와 아빠가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크레파스로 슥슥 그려놓은 듯한 일러스트의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를 읽다보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언제 이렇게 컸지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든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우리도 엄마아빠가 처음이라, 여전히 실수투성이지만,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처럼- 아이도 엄마아빠를 화나게 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란 것을 이해하게 만드는 책. 어쩌면 방학기간- 엄마아빠가 반드시 읽어야 할 그림책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탄영역별수학 도형.측정편 5과정 : 시각과 시간 (1) - 초등 저학년, 영역별 반복집중학습 프로그램 기탄영역별수학 도형.측정편 5
기탄교육 편집부 엮음 / 기탄교육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역별 수학』을 소개해볼까해요. 

기탄의 수학탄탄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지난번 소개해드린 사고력수학, 단계별 기탄수학, 맛있는 빵 수학, 그리고 영역별 수학! (물론 유아들과 언니오빠들을 위한 과정은 더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꼬물이때부터 고3까지 기탄과 함께할 수 있어요!) 오늘은 이 『영역별 수학』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꼬마가 제일 재미있어하기도 하고, 엄마가 봐도 너무 재미있고 알차게 구성되어 꼭 소개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역별 수학』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되어 있어요. 1과정은 도형, 측정, 표와 그래프 등으로 초등 저학년들이 수학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답니다. 두번째 단계는 초등 중학년을 위한 규칙찾기와 비교. 사실 이 부분은 벌써 배울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한 부분인데, 비교하기와 규칙 모두를 어찌나 재미있어하던지, 엄마미소가 절로 지어졌답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아직 도전하지 못한 영역! 비례식과 비례배분, 비와 비율, 규칙과 대응 등의 과제가 준비되어 있어서 요건 겨울방학즈음 자연스럽게 배워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탄의 『영역별 수학』이 알차다고 생각한 이유! 

각각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문제와 예시로 이해를 돕습니다. 동떨어진 예를 사용하지 않아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반복하여 풀어봄으로서 아이들이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요. 또 적절한 분량으로, 아이들이 지겨워지기 전에 하루치를 수행할 수 있어서 성취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엄마입장에서도 엄마표수업을 하다보면 페이지로 나누기도 애매하고, 어느 시점에 그만 해야할지 고민스러울 때도 많은데 기탄과 함께 라면 적절한 분량을 알아서 알려주고 엄마들도 개념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니 너무 좋더라고요! 

 

아, 혹시 아직 아이의 여름방학 학습을 준비하지 못하셨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기탄에서는 수학과 국어를 3주뽀개기 특집전을 시행중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먼저 수학뽀개기는 연산과 더불어 아이들이 이해해야 할 여러가지 개념을 잡아주는 수학교재들을 묶어줍니다. 네, 저희 집에서 이번 방학 엄마표로 시행중인게 바로 이 수학 뽀개기인데 정말 교재도 알차고 푸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어뽀개기 역시 아이들에게 필요한 문해력 등을 한번에 착착 잡을 수 있는 여러 묶음을 준비중입니다. 사실 저희집에서는 기존 진행하던 문해력 수업이 남아있는 상태라 함께 하지 않았는데, 추후에는 이 부분도 같이 공부해볼 계획입니다. (지금 저렴할 때 쟁여두어야지!) 

 

여름방학!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부족하지 않게 채워주어야 할 시기! 

우리 최선을 다해 남은 3주가량을 보내보기로 해요. 응원의 힘을 가득히 담아보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모든 구멍 - 알면서도 몰랐던 구멍의 세계 궁금한 새싹
노라 니컴 지음, 로버트 매겅크 그림, 강나은 옮김 / 씨드북(주)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아이와 읽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놀라고, 우리가 모르고 지나온 세상에 또 한 번 놀라게 했던 그림책, 『세상의 모든 구멍』을 소개해볼까 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수많은 호기심의 대상이자 대답이 될 책이고, 어른들에게는 “내가 보지 못하고 살아온 것들”에 대한 놀라움이 될 그림책이다. 

 

『세상의 모든 구멍』이라는 제목과 동그란 구멍을 내려다보는 표지에서 상상해볼 수 있듯, 이 책에는 수많은 “구멍”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구멍을 “뻥 뚫린 공간”, “텅빈 곳”, “속에 아무것도 없는 부분”으로 정의내린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특별하다는 말에서 이 책의 시선이 어디로 향할지 의문이 들더라. 그리고 그 시선을 따라 세상의 모든 구멍을 따라가는데 와, 내가 몰랐던 구멍이 왜 이렇게 많아?! 이렇게 우리가 바라보지 못하고,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온 세상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니, 바라보는 눈에 따라 세상은 순간순간이 배울 거리고, 재미있는 무엇인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나는 『세상의 모든 구멍』이 더 감사했다. 내 아이가 세상을 더욱 자세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도록 돕는 책이란 생각이 들어서. 

 

만약 『세상의 모든 구멍』이 단순히 세상의 구멍을 구경만 하는 책이었다면 나는 이 책을 권하지도 않았다. 이 책은 그냥 구멍을 보는 책이 아니다. 그 구멍이 지니는 의미, 구멍에서 파생되는 다른 세상, 구멍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이야기들까지를 보게 하는 책이다. 그야말로 책 너머의 책이고, 세상 너머의 세상이다. 

 

어떤 구멍은 뒤가 막혀있고 어떤 구멍은 뚫려있다. 어떤 구멍은 동물이 만들었고, 어떤 구멍은 자연적으로 생겨났다. 바닥이 막힌채 뚫린 구멍에는 무엇인가가 부어져도 흘러가지 않고, 양쪽으로 뚫린 구멍에는 다른 쪽으로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어떤 구멍에서는 위험이 발생하기도 하고, 어떤 구멍에서는 생명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들으니 막연한가? 

자 그러면 이렇게 풀어보자. 

와플의 구멍에는 꿀을 담을 수 있고, 바늘은 실을 통과하게 한다. 싱크홀 등의 구멍에서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새싹이 뚫은 구멍에서는 꽃이 핀다. 우리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수많은 구멍을, 그냥 구멍으로 생각하지 않는 순간- 우리 아이는 새싹을 보게 되고, 와플위의 규칙적인 무늬를, 꿀에서는 육각형의 신비를, 나무 아래에서는 매미의 탄생을, 꽃의 수술과 암술을, 땀꾸멍에서 인체의 신비를, 오존층을, 블랙홀을 생각하고 만날 수 있게 된다. 

 

원래 발명은 아주 작은 발견에서 시작되는 것. 이렇게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그림책 한 권에서, 우리 아이들이 아인슈타인보다 훌륭한 것을 만들어내는 과학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구멍』에서 만난 구멍은 결코 단순한 구멍이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구멍』을 읽고 난 후 집을 빙 둘러보는데 아이가 말한다. “자 컵에는 막힌 구멍이 있어서 물를 담을 수 있고요, 창문은 뚫린 구멍이라서 세상을 볼 수 있어요.” 맞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우리 집의 수많은 구멍들이 보인다. 발견하기 전과 발견한 후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아마 우리는 한동안 길을 지나며 세상의 모든 구멍들을 관찰하게 될 것이다. 그 안에서 아이가 만나게 될 세상은 더욱 클 것이고. 자, 당신에게도 『세상의 모든 구멍』을 권한다. 부디 당신의 세상도 한 뼘 더 커질 수 있기를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 현직 부산지하철 기관사의 뒤집어지는 인간관찰기
이도훈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지하철이라는 공간에 주인공이 있다면 그건 기관사가 아닐까. 그때 나는 기관사만이 주인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열차가 고장나거나 민원이 있을 때면 관제사나 역무원, 청소 여사님, 검수 직원들이 득달같이 달려나와 힘이 되어 주었다. 문제가 터지고 도움을 받고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우리 모두의 필요에 대해서. (p.114)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는 제 11회 브런치북대상수상작이다. 부산지하철 기관사로 근무하는 작가님의 지하철 관찰기를 담은 에세이로, 엄청난 입담과 놀라운 일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고루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야말로 희노애락이 한 권에 담긴, 대단한 책이랄까. 

 

기왕 희노애락으로 말을 시작했으니 각각의 이야기를 한가지씩 풀어볼까 한다. 

희. 기쁨. 

“적어도 당신만은 알지 않는가. 그것이 당신의 하루, 당신 생애 최초의 순간이었다는 것을 (p.217)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에서 가장 자주 느낀 감정은 기쁨이었다. 가벼운 기쁨은 아니고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건강한 기쁨. 이 책에는 수많은 성실한 이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나 역시 더 성실히, 제대로 살아가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에세이라는 문학에서 만나는 가장 큰 수확이 바로 그것 아닐까. 타인의 건강한 성실함에서 나도 그러리라고 다짐하게 되는 것. 

 

노. 화

“열차 코앞에서 선로로 머리를 내밀었던 할아버지가 침을 뱉고는 홱 뒤돌아서 승강장 안쪽으로 가버렸다. 본인때문에 비상제동이 체결됐고, 열차가 기적을 울리는데도 할아버지는 신경쓰지 않았다.(207)”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에는 내가 싫어하는 여러(?)사람이 등장한다. 자신밖에 몰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 공공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온갖 사람이 오가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문장에 깊이 공감하고, 같이 희노애락하며 나는 그의 문장에 풍덩 빠져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애. 슬픔

“순간이었다. 사람을 치는 게. 속으로는 제발 멈춰라 멈춰라 간절했지만 열차는 멈추지 않았다. 까마귀나 새들이 부딪혀도 큰 소리가 나는데 그 충격음이 들리지 않길 바랐다. 쿵! (p.47)”

지하철에서의 자살. 사실 대부분의 경우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입장에서 언론에 공개되기에 기관사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일이 크게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를 읽으며 뜻하지 않게 그 반대편에 서버린 입장을 읽으며 안타까움과 짠함이 동시에 들었다. 다른 이야기에 비해 지극히 감정이 절제된 이야기였지만, 덤덤한 문장 사이사이에서 묻어나는 슬픔이 가슴아팠다. 더불어 사상사고를 겪은 기관사가 스스로 생을 마무리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좀 울었다. 어쩌면 세상에는 수많은 '타인의 아픔을 온 몸으로 버텨내고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타인에게 가해를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뜻하지 않은 사고에도 자신의 슬픔인듯 아파하고 슬퍼한다. 이 일상적이면서도 일상적이지 않은 슬픔을 전해읽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러번. 

 

락. 즐거움

“덥다는 민원과 춥다는 민원이 두더지게임의 두더지처럼 미친듯이 솟아오른다. 얼울한 게 나는 동전을 넣은 적도 없는데 솟아오르니 환장할 노릇이다. (p.134)

이 페이지를 읽으며 나는 깔깔 웃었다. 일단 책에 포함된 일러스트도 너무 웃겼고, 우리집에서도 매일 일어나는 전쟁(?)이라 깊은 공감을 했다. 하다못해 3명이 사는 집에서도 춥다와 덥다의 의견이 갈리는 수백명이 타는 지하철은 오죽할까. 우리는 이렇게 모두 다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두더지게임을 하고 있을 모든 기관사들에게 경의를!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를 읽는 내내 사람냄새에 웃고 울고, 공감하기도 했다. 빌런과 슈퍼히어로가 동시에 살고 있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하게 느낄 수 있던 이 책. 누구라도 이 책을 만나면 분명,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하면서 작가의 브런치북을 검색해보게 될테니 반드시, 꼭! 이 책을 만나볼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