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 내면의 힘이 탄탄한 아이를 만드는 인생 문장 100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1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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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는 영화, 아이가 듣는 음악, 아이가 걷는 거리, 아이가 이것들을 지긋하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자. (P.43)

 



육아서를 크게 읽지않는 엄마라도 아마 몇 권의 책들은 알거나 읽었을 것이다. 오은영박사님, 임신육아대백과 등 육아서계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책들을 제외하고 하은맘, 똑게육아 등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책들 중에는 아무래도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니 또 리뉴얼되어 나왔겠지?) 그런데 나는 이 책을 단순히 육아서라고 묶어두기보다는 아이 인문학 교육의 첫 계단이라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사실 우리는 인문학이 무엇인지를 물으면 정확한 정의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전적 의미로 “인간의 가치탐구를 담은 학문”이니, 아이와 함께 읽고, 쓰고 말하게 하는 이 책은 인문학의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또 독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해서 걱정하지 마라. 아이는 책을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이해하기 위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P.63)

 


우리, 기억하고 또 기억하자. 모든 아이는 천재로 태어났다. 그들에게 모자란 것은 오직 시간 뿐이다. (P.67) 


 

한 사람의 꿈을 그것을 지지하는 다른 사람 하사람에 의해 더 커지고 강해진다. 당신이 정말 그 사람을, 아이를 사랑한다면 당신 스스로가 “꿈과 용기를 주는 한 사람”이 되라. 한마디만 다르게 말해도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 (P.141)

 



사실 나는 이 책이 재독이다. 재독하는 책을 왜 다시 리뷰까지 하냐고? 그때의 감상과 지금의 감상이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 사이 나도 아이도 더 자란 건지, 더 심도깊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다양한 갈래의 성향들을 자극하고 키워줄 수 있는 방향을 고루 제시한다. 사색이나 공감력, 몰입, 감사. 사실 이러한 것들은 쉬이 익혀지는 것들은 아니다. 꾸준히 수련이 되야만 가능한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가정교육에서 기반되는 것들읻.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엄마보다 기량이 좋은 아이를 키우는 탓에 아이는 스펀지처럼 생각들을 받아들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눌 수 있고, 인용된 문장들로 생각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내가 가장 몰입해서 읽은 부분은 마음내공 다지기로, 아이가 뭔가를 배우고 이것을 다시 연결해서 창조, 성장으로 연결하는 부분이었다. 꽤 많은 것을 가르쳐도 그것을 그대로 두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배우고, 인용하고 활용하고, 다질 수 있게 한다면 아이에게 더욱 묵직한 발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앞서 리뷰했던 육아서 들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이가 가진 기질이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아이가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라이 되어주는 것만큼 좋은 육아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또 아이와 함께 그런 노력을 기울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본다. 


 

내면이 탄탄한 아이. 진짜 자존감을 가진 아이. 그게 우리가 다가가야 할 최종목적지가 아닐까. 직업이나 성적, 결혼이나 친구 등은 그 다음에 채워져야 진짜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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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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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을 리뷰하기에 앞서 한 마디 남기고 싶다. 책의 표지에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가이드라는 말이 있어 한정적인 부모를 위한 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책은 그 모든 엄마, 아빠, 선생님들이 읽고 아이들의 다름을 이해하는 초석으로 사용하길 바라본다. 정말 좋은 책이다. 

 



그녀는 내가 사람들이 애셔를 어떻게 볼까 의식하며 걱정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냥 내려놓은 것이 커다란 삶의 교훈이라고 했다. (...) 그때부터 나는 애셔가 얼마나 다루기 힘든 아이인지 남들에게 설명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P.163)

 


언제인가 한 책에서 그런 말을 읽은 적이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한국이라는 세상에서 살아가기 힘든 이유는,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라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종종 장애가 있는 아이들, 그 아이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느낄 때가 있는데 때때로 아이의 엄마가 필요 이상의 죄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은 그래서, 모두가 읽고 모든 아이의 다름을 이해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는 말로 문을 여는 책이 된 걸지도 모른다. 

 



저자는 초입에 자신의 아이가 다름을 처음부터 확 알아차리는 부모도, 그 해결책을 바로 알아내는 부모도 없다고 말을 한다. 수많은 기대와 실망, 적응 사이에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다른지를 서서히 깨달아간다. 일반적인 아이도 그 과정을 거치고, 다름을 더 많이 가진 아이들일수록 그 과정을 더욱 많이, 다양하게 거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딱 두 종류의 부모가 된다. 내 아이의 다름을 이해하고 노력하느냐, 내 아이의 다름을 덮어두는가. 

 


다른 사람의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려는 내 노력은 아직 미약하고 또 진행 중이지만 나는 그럴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 (P.165) 


공공장소에서 끔찍하게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의 체면을 세우는 일보다 아이의 상태와 감정을 먼저 생각하려는 결심이 필요하다. 어떻게 대꾸하고 행동할지 예측해 계획을 세우면 잘 대처할 수 있다. (P.173) 


적어도 아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하게 하면 끝이 좋지 않다. (P.210)


부모로서 “~해야 한다” 는 불가능한 기대를 내려놓자 (P.274) 



 

그동안 내 리뷰를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내가 평소와 달리 꽤 많은 양의 지문을 옮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을 테다. 사실 나는 나보다 뒤에 읽는 이들은 나와 다른 문장에서 감상을 얻으리라는 확신이 있기에 그리 많은 문장을 옮기지 않는 편이다. (다른 이들이 뭔가 얻은 문장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니까) 그런데 이 책에 대해서 많은 문장을 옮기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냐고? 아니 전혀. 메모해두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은 것일 뿐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아이를 대하는 마음이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좋은 문장이 너무나 많다. 첫 페이지에서 끝까지, 정말 인덱스를 얼마나 붙였는지. 그동안 읽어온 거의 모든 육아서를 뛰어넘는 원 탑의 책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당황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럴 때 우리는 아이의 상태가 마음보다는 어른의 부끄러움, 타인의 불편, 타인의 시선에 더 많은 신경을 써왔다. 그런데 왜? 우리는 왜 그랬을까. 동방예의지국의 사람들이라는 굴레로 실제보다 더 많은 예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나의 당황스러움을 버거워했을 뿐이다. 그 사이 아이들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것은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가 대중적 공간에서 이른바 문제행동을 했다면 그것을 일단 부모 중 한 명이 수습하고, 나머지 한 명이 사과하면 된다. 혼자 있는 상황이었다면 일단 아이의 마음을 먼저 수습해주고 다른 이들에게 사과해도 된다. 아이는 문제를 겪은 당사자이고, 어른들은 주변인이다. 또 어른들은 아이보다 더 많은 인내와 지혜, 기다림 등을 학습했기에 어른이 아닌가. (아닌 사람도 많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의 잣대와 욕심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려 했을 뿐, 정작 아이들의 상태를 제대로 내다보고, 주변인들에게 진짜 제대로 당당해지는 법을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 아이에 있어서 예민하지 않은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예민하지 않아야 할 것과 예민해야 할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타인의 질문이나 시선에는 덜 예민하고, 아이의 상태에는 더 예민해져야 나아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아이를 옹호해야 하는 이유”였다. 문제가 있는 행동을 가진 아이들의 엄마는 거의 반사적으로 죄송하다고 외치신다. 내 아이가 억울한 상황이라도 엄마는 일단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경험에서 학습된 행동이지만, 아마 그 상황에서 아이는 죄책감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당연히 교정되어야겠지만 적어도 나만큼은 내 아이의 편이 되어주는 것. 내 아이를 옹호해주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했다. 


 

어른보다 절대적으로 부모와 맞닿은 아이들은 부모의 표정이나 행동에서도 많은 것을 느낀다. 반사신경을 느끼고 거울 반응을 하게 된다. 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어왔을까. 아이에게 예의와 규칙은 당연히 가르치되, 죄책감이나 수치심은 가르치지 말자.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말기로 하자. 

 


이 책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 신경 다양성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정상”이라는 범주에 갇혀 힘든 경험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 모든 아이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고쳐 말하고 싶다. ADHD, 아스퍼거 등 신경 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가 이더라고 하지만, 모든 아이는 다르고, 모든 아이는 각기의 “특별함”을 하나씩은 지니고 있기에, 그 모든 부모를 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른들의 틀에 아이를 억지로 끼우고 싶지 않다면, 지금까지 억지로 그 틀 안에 아이를 쑤셔 넣어왔다면 제발 이 책을 읽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그래서 아이의 모양을 이해하고, 아이에게 주어진 달란트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을 후벼파는 책이었다. 정말 좋은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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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가 피로가 되지 않게 - 군더더기 없는 인생을 위한 취사선택의 기술
인나미 아쓰시 지음, 전경아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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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존심 강한 사람이란 누군가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접을 받았다고 해도 여유롭게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시를 당하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다만 자신에게 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결국에는 아무렇지 않을 것이다. (p.45)


 

사실 개인적으로 가치관이나 생활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즐겨 읽지 않는다. 말그대로 사람의 가치관은 모두 다르고, 개인적이며, 절대적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내 스스로 추구하는 것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고, 내가 세워둔 나의 생각 등을 존중하는 편이기에 더욱 더 그런 책을 즐기지 않는다. 리뷰에 앞서 이 책을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가치관, 생활방식, 나답게 사는 법 등을 이야기하는 책.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리뷰까지 쓰는 것은, 이 책에서 얻어낸 무엇인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저렴한 물건이라도 막 쓰는 게 아니라 잘 쓰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니 즐겁게 쓸 수 있을지 잘 쓸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물건을 사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다. (p.116)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 아니다. 과도한 미니멀리즘은 인간을 도리여 숨막히게 한다고 생각하니까. (p.111)


 

책을 많이 보관하기 시작하면 필요할 때 바로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p.102)





 

사실 나는 미니멀과 거리가 멀다. 아니, 맥시엄이다. 한동안 미니멀이 유행하며, 나는 과하게 물건을, 책을 재놓고 사는 사람이 되었는데 이에 대해 내가 하고 싶던 말은, 왠만한 미니멀리스트보다 내가 더 정리를 잘해두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명확히 안다는 말이었다. 실제 나는 정리를 꽤 잘하는 편이라 맥시엄이라도 꽤 효율적인 정리를 하는 편인데, 그저 과도한 소비욕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게 억울했다. 특히나 책에 있어서는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 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하나, 강제적인 정리, 강제적 미니멀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명확한 선을 만들고 구축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결국 이 책은 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다. 필요해서 둔 물건, 관계 등등이 피로함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의 선을 유지하게 만드는 책이다. 믈건에서 나가아 소통, , 습관까지, 나를 누르는 것들을 잘 정리하게 한다.



 

아마 꽤 많은 미니멀리스트들은 겉으로 보여주기위해 미니멀을 선택했고, 오히려 그 부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 또 반대로 맥시엄의 삶을 사는 이들은 그로인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고. 그러나 우리가 취해야 할 것, 버려야 할 것을 잘 바라보게 된다면 넘치는 미니멀도 맥시엄도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내게 진짜 필요한 것들.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을 잘 구분해서 쓰는 능력이 필요한 지금, 이 책을 통해 내 필요함과 불필요함에 대해 고민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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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륵 사르륵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6
고마운 지음 / 북극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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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는 소리에 예민하다. 아주 작은 소리도 잘 듣고, 잠결에도 자신에게 하는 말은 기막히게 대답을 한다. 청각이 예민한 게 좋은 점은 세상의 소리들을 잘 듣는 다는 것. 잘 들어보세요, 멀리서 새소리가 들려요. 저 나무에서 매미소리가 나요. 빗물이 톡톡 떨어지고 있어요. 세상이 내는 아름다운 소리를 더 아름답게 전달해주는 종달새가 따로 없다. 악기소리에도 매우 예민해서 소리 듣고 계이름 맞추기, 악기이름 맞추기 등은 우리가 즐겨하는 놀이. (최근에는 좋아하는 동요의 음을 직접 연주(?)하는 것에 심취해있다.) 반대로 좋지 않은 점은? 세상 겁보가 따로 없다. 윙윙 소리가 나서 화장실에 못 가겠어요, 나뭇가지가 소리가 무서워요, 등등.

 

오늘 소개할 이 그림책 역시 이런 겁에서 출발한다. 세상의 나는 소리들이 무서운 부기와 세상의 나는 소리들이 궁금한 사리. 어쩌면 부기와 사리는 우리 꼬마 안에 살고 있는 두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그림책을 그렇게 접근했다. 자신의 마음에 사는 용감이와 겁쟁이를 만나는 이야기로 말이다. 아이는 그림만 보고도 이 책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상상해냈다. 나는 그림과 스토리가 너무 같아서 재미없었나, 너무 뻔한가 생각했는데 아이는 유치원에 가져가 친구들에게 읽어주고 싶다고 했다. (유치원 도서관에 없는 책을 집에서 보거나, 집에 없는 책을 유치원에서 보면 그렇게 행복해한다.) 아마 아이에게는 취향저격의 도서였던 듯하다. 아이는 부기와 사리의 표정을 다 흉내 내고, 대사고도 목소리를 바꿔가며 읽는 등 이 책을 참으로 즐겼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와 여러 대화를 나누었는데, 아이가 한 말 중 인상적인 말이 있다.

뭔지 알고 나니까 부기가 아무것도 안 무섭다고 하네. 나도 맨날 무섭다고 할 때 같이 손잡고 가서 고마워. 나도 뭔지 알고 나면 안 무서워.”.

어느새 아이는 책 속 주인공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마음을 헤아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아이는 일러스트에 담긴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찾아보며 재미있어 했고, 주인공들의 대사 하나하나 곱씹으며 어떤 의미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를 생각해보며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사실 단순한 내용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뻔하지 않은 것은 일단 그림이 너무 재미있다. 부기와 사리 모두 표정 하나하나 살아있고, 그림 속에 작은 이야기들이 어찌나 많이 숨어있는지 일러스트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그리고 심플한 이야기와 교훈을 담아 오히려 아이가 직접 읽고 느끼기에는 더없이 좋은 그림책이다.

 

때때로 아는 공포가 훨씬 크지만, 아직 우리의 귀한 아이들은 그런 공포는 모르고 자라도 된다. 평생 반복되는 공포따위는 배울 기회조차 없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 아이들 상상력에서 나온 공포를 이기는 재미만 배우면 된다. 이 책은 딱 그런 책이다. 무서움을 이겨내고 남은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아름다운 세상만을 만나게 해주고 싶은 책.

부기말처럼, 세상이 알고 나면 사랑스러운 곳이 되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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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시간 -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순간들, 바다가 결정지을 우리의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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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면 우선 바다의 기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주를 가로질러 던져진, 우리가 지구라고 부르는 이 작은 구체 위에 바다가 존재하고 지속되어왔다는 그토록 우연한 기적에 관심을 두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의 탄색으로 거슬러 올라가 물이라는 것이 창조된 환경을 경탄하며 살펴보아야 한다. (p.15)

 

 

독도. 대한민국, 아니 적어도 한반도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독도를 참 꾸준히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날강도(나는 공인이 아니기에 표현의 자유를 가지기로 한다.) 같은 습성은 사실 독도라는 땅덩어리가 탐나서 하는 짓은 아니라고 본다. 독도를 가지는 것은, 그 주변의 영해를 모두 가지게 되는 것이기에 사실 그들이 탐내는 것은 바다다. 그 바다의 자원이다. 바다의 경계이다. 그저 파랗고 끝없어 예쁜 곳이 아니라, 바다는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고, 자원의 보고이며, 나아가 나라의 경계이자 영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바다에 대해 공부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이 이토록 생경한 느낌인 것은 아마 그 때문이리.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이전에, 바다에 대해 이토록 심층적으로 이야기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스스로 역덕이라고 자랑스레 말하고 다니면서도 정작 바다의 역사에 대해, 또 바다가 품은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니. 다소 부끄러움이 앞선다.

 

 

최초의 인류에게 바다는 양식과 위험이 가득한 곳이었다. 바다는 또한 신이 분노를 표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바다는 따뜻할 때는 생명의 요람이었으며, 차가울 때는 죽음의 위협이었다. 최초의 인류 가운데 어떤 이들은 바다 역시 육지처럼 끝없이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바다에도 끝이 있고 그 끝은 현기증 나는 낭떠러지 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최초의 인류는 장래의 어떤 탐험가보다도 더 큰 용기를 품고 스스로를 파도에 내맡겼다. (p.43)

 

사실 이 책은 마냥 쉬운 책은 아니다. 바다의 탄생에서 영장류의 첫 항해, 바다를 건너 세상을 지배한 이야기, 바다의 수송문화, 그로 인한 발전, 어업. 나아가 미래의 경제와 지정학에 대해서까지 바다 전체를 아우르는 책이니 결코 쉬울리가.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매우 잘 짜여진 책이다. 아마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뼈대를 튼튼히 나누었고, 문장들을 한점 한점 정성스레 얹었을 테다. 수많은 문헌과 자료를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보다 정확한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매우 노력했음을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그렇다고 지겨우냐? Never! 이 책에는 지겨움이 1도 없다. 바다의 다양한 얼굴처럼, 이 책에는 매우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어떤 페이지는 흥미진진했고, 어떤 페이지는 묵직했으며, 어떤 페이지는 신랄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이야기들을 검색하거나 학습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이 책은 내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내 손에 들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책과함께의 신간들이 나를 계속 공부하게 하는구나.)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구나, 수십 번 생각했다.

 

 

언젠가는 이동하는 정보의 가치가 바다와 땅과 하늘을 통해 물리적으로 운송되는 물리적 상품의 가치를 넘어서는 날이 올 것이다. 이는 환경 보호에 가장 크게 이로울 것이다. (p.235)

 

언제인가 우리나라의 해저케이블이 얼마나 대단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상상도 해보지 않은 세상의 이야기였는데도 매우 심취해서 봤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파트를 읽을 때 나는 한층 심취했다. 바다는 하늘을 통해서만 통신할 수 있고, 바다를 통하지 않고서는 땅에서 통신할 수 없다(p.236)는 저자의 문장이 마치 바다의 다양한 얼굴처럼 자연과 과학의 공존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에 갈 일이 있었다. 동해안 블루로드 한 구간을 걸으며 문득 바다의 방대함과 바다의 신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파랗고 예쁜 바다를 바라보며 이 책 속의 문장들과 바다와 인간의 필수불가결한 관계들까지 생각해보게 되다니. 나도 조금은 진중한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점점 걱정이 많아지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그 또한 바다나 알지 나처럼 작은 인간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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