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역사의 쓸모 - 합리적이고 품위 있는 선택을 위한 20가지 지혜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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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책으로 꼽는 몇 권의 책 중,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꺼내 읽는 것이 최태성 선생님의 『일생 일문』이다. 내가 어디를 향하는지 모를 때마다 “내 일생으로 답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고 나를 다독여준 책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역사서를 읽는지도 모르겠다. 내일을 제대로 살고 싶어서. 『뭉우리돌을 찾아서』의 김동우 작가님의 책에서 “과거가 없는 지금은 성립될 수 없고 지금 없는 미래는 도래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읽고 가슴이 둥둥 울린 것도, 단 하루도 함부로 살 수 없음을 깨달아서였을까. 아니면 오랫동안 역사를 공부해야 할 이유가 되어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당연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을까. 

 

사실 나는 학생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던 사람이지만, 시험에 안 나온다고 넘어가고, 시간이 없어서 넘어가고 하며 “편집된 역사”를 배워야만 하는 입시를 벗어난 나이가 되어서야 역사가 “나보다 앞서 산 이들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공부하게 하는 학문”임을 배웠다. 바로,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에서였다. 지금 『다시, 역사의 쓸모』를 마주하는 지금, 나는 그때보다 조금 더 나아져 있을까 확신이 서지는 않지만, 그때의 나보다 많이 단순히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매일 물어야 하니 말이다. 

 

 

다시, 역사를 찾는 이유

내가 하고 있는 이 작은 일이 역사의 발전 방향에 부합한다면 시대정신의 한 조각을 쥐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 지나간 역사를 기억하고, 앞으로 다가올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면 나의 옆 사람, 또 그 옆 사람에게 분명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 하나는 작아 보이지만 그것들이 모이면 역사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된다는 사실. (p.28) 

『다시, 역사의 쓸모』의 첫 장 “다시, 역사를 찾는 이유”는 정말 그의 강연을 듣듯 술술 넘어갔다. 왜 역사를 공부하는 '지적 유희'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우리가 역사를 품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의미가 얼마나 단단한 것이 되는지 이야기하는 문장들을 읽으며,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지만,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는 역사의 매력을 다시 발견했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지만, “진짜 이야기를 알아가는 지적 기쁨”은 우리가 모두 내면 깊은 곳에서 탐하는 요소가 아닐까. 최태성 작가님은 이렇게 또 한 번 우리에게 역사를 탐하게 만든다. 

 

 

삶의 품위를 지켜주는 역사의 통찰

이것저것 해서 이름을 남기지 못하는 것보다 하나에 매진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p.86) 

어느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이 아이에게 맞는 성공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p.100)

계산기를 두드리기보다 그저 올바른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나의 존엄을 지키는 길일 것입니다. (p.119) 

직접 강의를 들었던 '김득신'의 일화로 문을 열었기 때문인지, 마음에 닿는 문장이 많았기 때문인지 나는 두 번째 장, '삶의 품위를 지켜주는 역사의 통찰'이 유독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최근 사람 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며 타인의 잘못에 은근 나의 미운 모습을 당연한 방어라 생각해왔는데, 그것은 나의 존엄을 스스로 낮추는 행위일 뿐 정당화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나로 사는 사람이 되어야지, 마음먹었다. 

 

 

일상에 정성을 더하는 오래된 지혜 

만적은 시대에 갇혀 있던 사람이 아니라 시대 너머를 볼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p.183)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해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여정 역시 성공적일 것이라 함부로 짐작하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단한 성공 앞에서 우리가 작아지는 것은 결과만을 바라보고 그 결과가 이루어질 때까지의 과정을 등한시했기 때문일 거에요. (p.215) 

나이를 먹을수록 타인의 수고로움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시, 역사의 쓸모』를 읽으며 역사도 그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더욱 배울 것이 많아짐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후대에 남긴 것들. 시대에 준 것들이 무척이나 크고 깊다. 진짜 노력을 바라볼 수 있는 선한 눈들이 많아야, 지혜로운 눈들이 많아야 앞으로의 “역사”가 조금 더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여정의 끝에서 비로소 깨달은 것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중 하나는 다채로운 감정을 갖기 위해서예요. (p.263)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크고 원대한 목표에 사로잡혀 소박한 오늘의 행복을 외면하지 말 것. 나의 삶은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 것. 그리고 하루를 정성스럽게 사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 것. (p.278) 

사실 이 부분을 읽는데 울컥했다.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사는 지금, 행복하고 좋으면서도 종종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지?” 하는 확인을 받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역사의 쓸모』를 읽으며 나는 바라봐야 할 곳을 바라보며 잘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주춤했다면, 그걸로도 분명 배운 것이 있겠지. 대신 다시 일어나 잘 걸어봐야겠다. 나의 속도로. 나의 길을. 

 

누군가 내게 『다시, 역사의 쓸모』를 읽어야 할 이유를 묻는다면- 오늘 하루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다시, 어디를 바라봐야 할지 알기 위해서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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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방귀 소년 샤미의 책놀이터 7
윤수란 지음, 이갑규 그림 / 이지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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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면 신비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너 자신만을 위해서 그 능력을 쓰면 네게서 능력이 멈추고, 다른 사람을 위해 쓰면 자손에게 대대손손 신비한 능력이 유전될 것이다.”  

고오조할아버지가 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런 능력도 생기지 않았데. 주변 사람들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금도끼와 은돆씰르 받아야 했다고 놀렸지만, 고오조할아버지는 믿고 기다렸지. 산신령이 자신을 속일 리 없다면서 말이야. 그러던 어느 날... (p.44)

 

 

아니, 도대체 우리의 작가님들은 이런 귀여운 아이디어는 어디서 생기는걸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슈퍼방귀라니! 그냥 주제만으로도 아이들이 책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의 꼬마들은 아이때도 지금도 똥이야기 방귀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무조건 좋아한다. 그건 아마 선조들도 다르지 않았나보다. 그러니 똥과 방귀에 연결된 이야기가 그렇게나 많지! 

 

아무튼 초강력 슈퍼방귀가 대대로 이어지는 신비한 집안이야기, 『출동! 방귀소년』은 제목부터 표지 일러스트, 내용까지 아이들을 빵빵 터지게 한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들을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아이들은 책의 재미를 또 한 번 느끼게 되고, 그림책에 그치지 않고 책의 힘을 얻게 되니 부디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잃어갈 무렵마다 한번씩 이런 재미있는 책들을 안겨주길 바란다. 

 

『출동! 방귀소년』의 방기원은 “공공장소 방귀금지”라는 가훈에 어이없어 한다. 친구들의 가훈과 달라도 너무 다른 가훈. 더욱이 학교에 가는 기원이에게 아빠는 “학교에서 방귀끼지마”라고 조언을 한다. 너무 이상한 집이잖아? 그러던 어느날 기원이는 교실에서 방귀가 세는 실수를 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반의 모든 친구들이 정신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때부터 기원이는 자신의 방귀를 의심하게 된다. 자신이 큰 병에 걸린 것같아 걱정하던 기원이에게 엄마는 날벼락같은 이야기를 해준다. 고오조~할아버지부터 물려받은 방귀라고?

 

그후 기원이는 방귀사용을 정의롭게 하기위해 여러 훈련을 하고 정의로운 활동들을 이어간다. 그 상황에서 여러 위험상황을 만나기도 하고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한안방진”덕분에 건강한 학교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그저 웃고 유쾌하게 읽었는데 읽다보니 『출동! 방귀소년』에는 감동포인트도 여기저기 숨어있었다. 우리아이 역시 읽을수록 찡한 책이라고 표현하더라.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웃기고도 진한 책이니 말이다. 작은 정의로움들이 모여, 진짜 정의를 만들어가는 세상을 아이들이 알기를 바라며.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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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안개초등학교 1 - 뻐끔뻐끔 연기 아이 쿵!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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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님 쥐님, 목 없는 쥐님. 조마구가 연기 아인가요?”

잎이 반으로 꺽이면 “예”, 그대로 서 있으면 “아니오”였다. 

푹, 잎이 반으로 꺽였다. (p.123) 

 

 

여름이 되면 아이들도 서늘한 거리를 찾는 것이 습성인 것인지, 이맘때가 되면 무서운 책을 찾는 초등학생들이 꽤 있는 듯 하다. 주로 고학년이지만, 성별은 남녀 할 것 없이 즐기는 듯하다. 그렇다고 공포동화도 아무거나 보게할 순 없지! 이왕이면 신뢰도 높은 출판사, 신뢰도 높은 작가님의 작품을 권해주자. 창비의 안개초시리즈, 『쿵! 안개초등학교』를 추천해본다. 

 

『쿵! 안개초등학교』는 보린작가님과 센개 화가님의 합작 동화로, 기존 큰 인기를 끌었던 『쉿! 안개초등학교』의 후속작. 이번에는 땅에서는 요괴가 쫓아오고, 하늘에서는 불 단지가 쏟아지는 강력한 공포를 만나볼 수 있다. 

 

체육시간, 자리뺏기 게임을 하다가 의자를 빼앗기고 분해하던 조마구가 사라졌다. 한참 뒤에 탄 흔적이 묻은 낡은 의자를 교실로 가지고 오며 이상한 일들이 이어진다. 의아하게도 그 의자에는 “조마구”라는 이름이 적혀있을 뿐 아니라, 연기의 형체가 스르르 등장한다. 지은이는 그 연기의 형체의 목소리를 듣고, 친구들과 함께 의자를 돌려놓으러 간다. 하지만 그곳은 더이상, 안개초등학교가 아니었다. 전쟁의 어느 순간. 폭격의 순간. 그것이 아이들이 만나게 된 귀신의 정체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었다. 폭격이 쏟아지고, 학교가 불탄다. 어쩌면 그 어떤 요괴나 무서운 정체보다, 더 소름돋게 무서운 현실이었다. 겨우 도망나온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지은이는 여전히 이상한 기운을 떨칠 수 없다.

 

사실 우리아이는 『쿵! 안개초등학교』를 읽다가 포기했다. 그랬다가 또 도전하고, 다시 궁금해하고를 반복하며 무려 1달에 걸쳐 읽었다. (무서워하면서도 끝까지 읽는 것을 보니 정말 재미있기는 했나보다.) 사실 나 역시도 명확하지 않은 존재의 공포보다 더욱 슬프고 무거운 공포를 느끼기는 했다. 그러면서도 『쿵! 안개초등학교』는 생각할 것을 안겨주었고, 이야기나눌 것을 주었다. 

 

이번 여름, 아이가 공포물을 찾는다면 『쿵! 안개초등학교』는 어떨까? 분명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상상해볼 수 있는 독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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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빵수학 수학 Step 3 (8~9세용) 세트 - 전5권 맛있는 빵 수학
기탄교육 편집부 지음 / 기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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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엄마 밑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비에 비해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접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알려주어야 할 사람이 수학이 어렵고 싫은데, 어떻게 재미있다고 가르칠 수 있을까. 역시나 우리 아이는 책을 좋아하고, 수학에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로 자라더라.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게 원래 끝이 없는 법 아닌가. 나는 우리 아이가 수학도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잘하지 않더라도 나처럼 싫어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다 알게 된 기탄의 수학탄탄. 사실 엄마표학습이라 과연 내가 잘 알려줄 수 있을까, 진도대로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수학탄탄을 시작해보니 분량도 잘 나누어져있고, 내용도 무척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수학을 전혀 모르는 엄마도 아이와 함께 공부하고 실천할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일까, 아무도 안 시켰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소문을 내게 된다. (역시 육아에도 오지라퍼는 어쩔 수 없나보다) 

이번에 소개하는 수락 시리즈는 “기탄 맛있는 빵수학”, 기탄의 수학은 사고력수학이나 영역별수학, 교과별 수학 등 무척이나 다양한 과정과 진도를 가지고 있지만, 특히나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에 맞추어 출간된 “기탄 맛있는 빵수학”은 진짜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수학에 대한 맛을 들일 때 강력추천 드리고 싶다. 매일 조금씩 풀고, 즐거움을 느끼고 성취감을 얻으며 자연스럽게 수학 자신감을 키워가는 프로그램이랄까. 
 
“기탄 맛있는 빵수학”은 6세~9세가량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출간된 수학 과정으로 수, 연산, 도형, 측정, 규칙성과 자료 등의 수학과정을, 직관적 경험적 학습에서 논리적, 지식화된 학습으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즉, 유치원시절 선긋기, 도형만들기, 과일 세리기 등 즐거웠던 수학학습은 그대로 유지하되 교과과정에 맞춘 두뇌로 바꾸어주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하면 쉽겠다. 유치원때 처음 접했던 학습지의 알록달록함, 스티커 등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으로 사고력을 향상시켜갈 수 있도록 생각을 확장시켜주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기탄의 다른 수학을 시작하기 전에 빵수학으로 “수학은 재미있는 것”하고 이미지화해주는 작업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하다. 우리 아이 역시 캐릭터와 스티커, 학습교구 등으로 구성된 “기탄 맛있는 빵수학”을 통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고 수학에 대한 흥미도 챙겨가도록 학습중이다. 

훗날 아이가 수학을 사랑할지 미워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는 않도록 앞으로도 쑥쑥 성장하도록 지원해주어야지. 기탄아, 계속 함께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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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몰려온다 웅진 우리그림책 123
김효정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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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는데 실시간 워터파크 상황이라며 사람으로 꽉 차 있는 파도풀이 나왔다. 아이가 갑자기 “엄마, 『여름이 몰려온다』같다. 그치? 근데 『여름이 몰려온다』랑 저기랑 표정이 달라”한다. 순간 무슨 말이지, 하다가 웃음이 터져버렸다. 아이고 귀여운 녀석, 그래. 『여름이 몰려온다』에도 저렇게 사람많은 물놀이 현장이 등장하지만, 거긴 다 즐거운 얼굴이지! 

 

이례적으로 불타는 무더위, 당장이라도 물에 뛰어들고 싶지만 복잡한 워터파크가 겁이나 방콕만 하고 있다면 당장, 즐거움이 가득한 그림책 『여름이 몰려온다』를 펼쳐보자. 아무리 복잡해도, 아무리 더워도 웃음만 깔깔 나는 그림책 『여름이 몰려온다』를 소개한다. 김효정 작가의 『여름이 몰려온다』는 이번 여름 출간된 따끈따끈한 그림책이다. 표지에서부터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과 신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그림책은 완전 꼬꼬마부터 조금 더 큰 언니오빠들까지 즐길 수 있으니 모두가 즐겁게 몰려오는 여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기운차게 아침인사를 한 태양이 점점 뜨거워지고, '무언가' 불쑥 등장을 한다. 이때부터 우리의 독서는 시작되지. 불쑥 등장한 것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아이들과 신나게 이야기를 나눠보자. 튜브를 먼저 발견한 아이도 있을테고, 아이를 먼저 발견하기도 할 것. 아이들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다가온 무언가에 대해 실컷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책을 넘겨보면 그 주인공은 바로 “여름”이다.

 

“둥둥”등장하는 수많은 튜브맨들, 저마다의 씹는 소리를 가진 다양한 과일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 노란 튜브를 끼고 바닷물에 뛰어든 사람들까지- 책 속에는 수많은 여름 풍경들이 등장하고, 우리 역시 수많은 여름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아이와 등장한 모두의 표정을 관찰해보기도 하고, 과일의 이름과 맛을 이야기하기도 하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그림책 안으로 풍덩 빠져있다. 참 재미있는 것은 모두가 웃고있지만, 모두 다른 얼굴, 다른 포즈이다. 이 부분 역시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관찰 요소! 우리 가족과 가장 닮은 표정은 무엇인지, 어떤 아이가 가장 신이 났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엄청났다. 태양에게도 물을 뿌려 태양이 부르르 떨거나, 섬이 재채기를 하는 장면은 어르닝 보기에도 웃음이 났다. 단순한 듯 보이는 일러스트지만, 그 안에 숨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를 느끼게 하는 『여름이 몰려온다』다. 

 

파도와 함께 출렁이고, 모래 위로 밀려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여름의 즐거움을 가득 느끼게 된다. “재밌었어. 시원했어. 짜릿했어. 다시 뜨거워지면 또 만나요!”하는 마지막 장을 읽으며 이렇게 더운 여름도 머잖아 또 떠나간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와 불평하는 대신 여름을 더 뜨겁게 즐기자고 말했다. 

 

너무 더워 에어컨을 내내 켜고 살고, 온통 덥다는 불평을 입에 달고 지낸 이번 여름. 『여름이 몰려온다』는 이 시간의 소중함을, 여름의 즐거움을 한껏 떠올리게 하는 멋진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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