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영역별수학 도형.측정편 4과정 : 시계보기 - 초등 저학년, 영역별 반복집중학습 프로그램 기탄영역별수학 도형.측정편 4
기탄교육 편집부 엮음 / 기탄교육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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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의 학습지는 무척 다양한데요, 

『영역별 수학』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되어 있어요. 1과정은 도형, 측정, 표와 그래프 등으로 초등 저학년들이 수학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모습을 배울 수 있답니다. 두번째 단계는 규칙찾기와 비교, 이 후에는 비례식과 비례배분, 규칙과 대응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아이의 수준대로 학습할 수 있단 거! 


『기탄사고력수학』은 다른 기탄수학탄탄 시리즈처럼 무척 세부적인 단계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아이들 수준에 맞게 학습을 진행할 수 있고 지겨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고 학습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분량이 더 마음에 드는 까닭. 사실 진도별로 나가도 아이가 특별히 잘 이해하는 영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는 법인데 『기탄사고력수학』은 그런 것을 무척 유동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어 유연한 학습지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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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
문영숙 지음, 박지연 그림 / 현암주니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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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사람 것이 아닌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 맘먹지 말고 죽어라.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웃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 

 

 

영화 “영웅”에서 “조마리아”여사의 대사입니다. “조마리아의 편지”로 영화 이전부터 많은 이들이 심금을 울린 내용이지요. 이 내용이 각색되었다거나, 미화되었다는 말이 있기는 합니다만 엄마가 되고보니 죽지 않은 자식의 수의를 미리 만드는 자체가 얼마나 큰 결심이었을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사실 그런 묵직한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아이가 읽어도 될까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나처럼 힘겨워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여러번 반복해서 “조마리아”여사에 대한 책을 찾아달라고 했고, 도서관에서도 여러번 검색을 했습니다. 그러다 현암주니어의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선물받았지요. 기다렸던 책이기에 아이는 앉은 자리에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글밥이 꽤 많은 편인데도 두번 세번 번갈아 읽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섯 번쯤 읽었을 때야 “아들이 손가락을 잘랐던 곳을 찾아간 마음은 어떨까?”하고 말을 합니다. 사실 가슴이 쿵 내려 앉는 것 같았어요. 아이의 손톱을 깍아주다 생살 조금만 생채기를 내도 가슴이 아픈데,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아들의 목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니. 나도 이해하기 힘든 마음을 아이가 어느정도 이해한다는 것에 놀라움과 묘한 무거움이 겹쳤습니다. 

 

한밤중에야 아이가 내려놓은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펼쳤습니다. 하얼빈 의거 직후의 모습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조마리아여사가 변호사를 찾아가는 과정과 안중근 의사의 재판과정, 조마리아여사가 왜 항소를 포기하는 지 등이 무척이나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림책이지만 담담한 어조로 사실을 전달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덤덤함에서 아이들조차 슬픔과 책임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는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무척 상세한 내용과 풍부한 일러스트를 담고 있습니다. 글밥은 많은 편이지만, 문장의 호흡이 짧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어휘도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일러스트 역시 무척 정갈하고 풍부하여,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때때로 몇몇 일러스트에서는 감정이 느껴지는 듯 하여 울컥,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는 굳은 의지와 신념 등을 분명히 배울 수 있는 책이기에, 안중근 의사나 독립운동 등에 아이가 관심을 가진다면,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도 꼭한번 읽게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덤조차 찾을 수 없는 조마리아여사. 본인 역시 독립운동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지만 늘 “안중근의 어머니”로 불려온 분. 하지만 그조차 오히려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덕분에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읽고, 오늘만큼은 “독립운동가 조성녀”라고 남겨봅니다. 또 단단한 부모에게서 단단한 아이가 자라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깊이 곱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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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기다려줄게 - 아이의 닫힌 방문 앞에서 8년, 엄마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
박성은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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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있다고 다 좋은 게임은 아니다. 이기고 있는 것과 좋은 게임을 치르고 있는 것은 다르다. 내가 승부를 봐야 하는 것은 결국 내 인생을 위한 좋은 게임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천재이지만 그 천재성이 발휘되는 곳은 모두 다르다. 잘 놀 수 있는 물을 만날 때 각자의 천재성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회가 던지는 질문에 열심히 대답만을 하느라 우리는 지쳐가고 있다. 왜 대답만 하고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대답이 아닌 질문을 하는 삶으로 바꾸면 어떨까? 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다. 다만 내가 열어야 할 문이 모두가 열고자 하는 문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각자를 위한 길은 따로 있다. 자기에게 맞는 길을 걸 을 때 우리는 비로소 휘청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된다. 믿 고 걷는 그 길에 내가 있는 것이다. (p.220~221) 

 

 

사실 이 책은 “읽을 책”칸에 무려 4달가까이 그냥 '꽂혀'있었다. 전반부를 읽고 조금 버거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등교거부. 경찰이 출동할만큼의 고성과 울음. 감정이 쉽게 전이되는 나는, 이 책을 쉬이 읽을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주쯤,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문득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변화의 강을 타겠지, 하는 막연함 때문이었다. 

 

『엄마가 기다려줄게』는 나에게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아이의 무기력함과 등교거부, 이를 채근하고 몰아세우는 엄마, 주말부부라지만 역할을 하지 않는 듯한 아빠,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이 없는 환경 등이 버겁게 느껴졌고, 아이도 아이지만 엄마의 모습이 위태로웠다. 뒤쪽을 읽으면서 한참이 지난 후 기록된 책임을 알게 되었지만, 초반에는 그걸 느끼지 못할만큼 긴장과 무력함이 손끝에 묻어났다. 

 

책의 내용이 중반까지 진행되도록 나는 『엄마가 기다려줄게』를 마저 읽을지 그만읽을지를 부지런히 고민했다. 그러다 “진심으로 내려놓기”라는 장을 만났고, 비로소 내 마음도 조금 덜 버거워졌다.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숨쉬기”라고 깨닫는 작가의 모습에서 진심으로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공정한 세상에서 그나마 공교육이라도 있어 많은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교육의 테두리가 미처 해결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영역이 있음을 또 한 번 실감하고, 낙담하기도 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숨쉬기라는 것을 깨달은 후, 『엄마가 기다려줄게』의 작가는 진정한 기다림과 이해를 시작한다. 그에 따라 아이도 점차 동굴밖으로 얼굴을 내밀게 되었고. 작가는 아이와의 농담에서 “동굴 밖으로 나오는 법을 잊어 반대편으로 파고 나왔을 거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혼자'라는 어두운 곳을 벗어났다는 것 아니려나. 『엄마가 기다려줄게』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왜 나보다 먼저 읽은 독자들이 이 책을, “자녀교육서”라고 표현했는지 이해했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에 앞서 아이의 마음을 돌보고, 아이와 진정한 이해관계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잘 담아둔 책이었음을 깨달았다. 

 

『엄마가 기다려줄게』의 말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랑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사랑의 방식이다. 오늘도 나는 어떻게 나를 사랑해줄 것인지를 궁리한다. 나에게 다정하게 대하자. 건강을 챙기자. 진 빼지 않으며 마음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그렇게 오늘도 행복하자(p.239)” 

나는 내 내면의 에너지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생각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져 “이너피스”에 큰 중점을 두고 살아간다. 타인에게서 일희일비하지않으리,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으리 다짐하면서. 이 책을 읽고 어쩌면 육아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엄마지만, “진빼지 않으며 마음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의 진을 빼지 않고 아이 마음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아이를 키워야지. 

이것이 정답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이와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에너지를 존중하는 건강한 관계로 오래오래, 깊이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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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곤충 팝업북 북극곰 궁금해 26
벤 호어 지음, 재스민 플로이드 그림, 조은영 옮김 / 북극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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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 책에는 이 제목이 너무 과하군” 싶은 책이 있다. 반면, 어떤 책은 각종 미사여구를 붙여주고 싶은 책들이 있고.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은 완벽한 후자다. 마음 같아서는 진짜, 완전, 정말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이라고 이름 붙여주고 싶을 정도다. 뭔데 이렇게 호들갑을 떠냐고? 정말 이 책은 펼쳐보면, 꼬마 친구들 입에서 “우와~”가 절로 나올 테니 무조건! 들여야 할 책이다. 

 

우리 집 꼬마는 유명한 팝업북을 거의 다 읽고, 팝업북을 조금 졸업(?)할 나이의 어린이인데도 이 책을 보는 순간 탄성을 지르더라. 내 손보다 더 큰 장수풍뎅이는 물론, 계속하여 펼쳐지는 “작은멋쟁이나비”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수없이 펼쳐봤다. 자랑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를 소개해보겠다.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는 북극곰의 “궁금해 시리즈”26번째 책. 원래도 책 잘 만드는 출판사지만, 특히 이 궁금해 시리즈는 상식을 편안하고 쉽게 만나도록 해주는 “첫 번째 지식 책”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기에, 여기저기 선물도 많이 해온 시리즈다. 그런데 이번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는 정말 혼자 다~했다. 예쁘고, 알차고, 재미있고,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놀라운 책이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는 무척추동물, 즉 등뼈 대신 외골격을 가진 친구들에서부터 절지동물인 거미와 전갈까지 만나볼 수 있는데, 무척이나 상세한 설명과 사실적인 일러스트, 환상적인 팝업,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러 볼거리를 가득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팝업북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종종 펼쳐지는 것에만 치중하여 별 내용이 없는 일도 있는데,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손바닥보다 더 큰 풍뎅이(심지어 속 날개도 다 있음), 팔랑이는 나비, 꼬리를 번쩍 드는 전갈, 우리를 물러 올 것처럼 생생한 거미, 손으로 돌돌 돌려보는 입 등이 잔뜩 펼쳐지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곤충의 서식지, 몸, 생존방식, 비행, 생활, 인간과 곤충 등 무척 다양한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준다. 우리 아이가 가장 재미있어 한 부분은 '곤충의 생활'로 아프리카 흰개미의 집을 자세히 관찰하고, 닮은꼴 곤충들을 더 찾아보는 등,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에 풍덩 빠져 곤충을 탐험했다. 

 

사실 지금까지 무척 다양한 팝업북을 봐왔고, 곤충은 특히 단골 소재이기에 특별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는 정말 달랐다. 지금까지 만나볼 수 없던 형태인 점점 작아지는 팝업도 만날 수 있었고, 띠용~하고 튀어나오는 팝업도 있어, 팝업을 이미 충분히 경험한 아이도 무척이나 흥미로워하며 이 책을 즐겼다. 내용 역시 어찌나 알차던지,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무척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은 아이가 어리면 어린 데로, 크면 큰 데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꼬꼬마라면 펼쳐지는 동물들에 재미있어하고 관찰하는 정도로, 조금 큰아이들이라면 풍부한 설명을 함께 즐기며 말이다. 『경이로운 곤충 팝업북』! 정말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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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 -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시간으로의 여행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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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시대에 조반니라는 젊은 리구리아 선원이 현재의 레바논 해안을 따라 항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작은 항구에 정박하는 동안 조반니는 현지 어부를 만났는데, 그 어부는 바다 밑바닥에 숨어 있는 보물이 매혹적인 노래를 부르는 인어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 줬다. 이야기에 매료된 조반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바다를 탐험하기로 결정했다. 해저를 향해 헤엄쳐 가던 그는 인어의 감미로운 노래가 자신을 감싸는 것을 들었지만, 최면에 빠지는 대신 깊은 바다의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탐험하는 동안 다양하고 맛있는 물고기와 조개를 포함해 많은 생명과 천연물이 풍부한 수중 세계를 발견했다. 그는 이러한 바다 보물 중 일부를 리구리아로 가져오기로 결정했다. 집으로 돌아온 조반니는 자신의 신선한 바다 보물과 허브, 야채를 주머니에 넣어 조리한 '폐셰 알 카르토초'라는 특별한 요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폐셰 알 카르토초'는 '종이에 싸놓은 생선'이라는 의미이다. (P.134)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자신을 위해 텔레비전을 켜는 일은 무척이나 드문 일이었다. 하긴, 자식이 셋이나 되는 워킹맘이었는데 편안히 텔레비전을 볼 겨를이나 있었을까. (지금 나는 하나만 키워도 텔레비전을 볼 겨를이 없는데 말이다) 아무튼 엄마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면, 그것은 주로 다큐멘터리었다. 지구 어딘가의 도시 혹은 자연을 소개하는 기행다큐. 모르긴 몰라도 엄마는 그렇게라도 자유롭게 여행을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를 읽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나고, 나도 딱 그런 마음이 들더라. 현실을 벗어나 훌훌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딱 여기- 이런 여행, 하고 말이다.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는 제목처럼 이탈리아의 다양한 멋과 맛을 모두 만나는 책이다. 음식도 역사도, 문화도, 유산도 무척이나 풍성하고 다양한 이탈리아의 여러가지 얼굴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특히 좋았던 것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덤덤한 문체였다. 종종 멋을 부리는 기행문을 만나면 그 여행지의 매력이 아닌 작가 스스로의 매력을 드러내고자 노력하여 다 읽기도 전에 질려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는 그런 부분을 완전히 덜어냈다. 정말 이탈리아 그 자체를 다양한 시선으로 만날 수 있는 책, 그러면서도 흔히 만날 수 없는 구석구석을 제대로 훑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의 첫번째 특징으로 작가의 문체를 꼽은 까닭은, 담백한 어투가 이탈리아를 더욱 빛나게 하기 때문이었다. 감정이나 개인사가 절제된 문장을 통해 이탈리아의 매력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독자가 감정과 색을 입히며 감상하는 듯했다. 

 

사실 이탈리아는 단순히 관광지라기엔 도시가 품은 문화가 너무 크지않나. 고대 로마의 유적이나 중세의 성, 르네상스의 걸작 등을 가득히 품은 곳. 그렇다보니 이탈리아의 기행은 문화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에는 이탈리아가 지닌 아름다운 유적들을 소개하면서도 그것이 주는 아니다. 이것이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의 두번째 매력.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에서 만나는 이탈리아는, 각각의 지역이 품은 음식, 지역민들의 생활, 문화에 기반한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기행이 문화유적을 기반으로 이어져왔다면, 이 책은 역사, 음식, 풍토 등을 바탕으로 20개의 주를 여행한다. 그렇다보니 각 지역의 본질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될 뿐 아니라, 각각의 음식이 지니는 문화적 특징과 지리적 요인, 그 지역의 예술품에게 준 영향, 그들의 삶 등을 온전히 느낀다. 이런 독특한 시선 덕분에 마치 그 시대를 여행하듯 느껴졌고, 단순한 음식을 넘어 문화이자 삷으로 느껴졌다. 이탈리아에 관련한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를 읽는순간 이제야 비로소 이탈리아의 색과 향을 가늠해보게 되었다고 할까. 

 

그 외에도 음식 그 자체에 포커싱을 맞춘 것이나, 각각 도시의 풍토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사진 등은 마치 내가 그 자리에서 이탈리아를 느끼고 맛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언제인가 읽은 책에서 “잘 쓴 책은 집에 있는 독자를 책 속에 데려다놓는 것”이라 했는데, 이 책이야 말로 그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의식주”가 단순히 생존을 넘어 환경이나 가치관까지 담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미식여행”이라 이름붙였지만 이 책은 이탈리아의 환경과 가치, 그들의 삶과 역사 모두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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