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수첩

비밀 수첩 ㅣ 즐거운 동화 여행 9
린요우루 지음, 이채은 그림, 윤진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7년 11월

 
[비밀 수첩]

 

친구가 내게 준 비밀을 지키는 것은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자 커다란 가치임을 일깨워 주는

상상의 친구와 떠나는 가치의 재발견을 맛 보게 해 준

동화가 아닌가 싶다.

주인공 유나이에게 예고없이 찾아 와 잠을 깨우는 불청객

바퀴벌레 형님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 바퀴벌레 형님의 정체는 유나이와 다른 세계에서 온 수집가라

한다,그것도 비밀 수집가이다.

비밀을 수집한다고?

어처구니 없이 들려왔던 이 이야기가 책이 읽혀지는 과정에서

내게 이해를 구하지 아니해도 저절로 그 엉뚱함 속에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절실한 교훈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이내 알 수 있었다.

누구나 한 두가지 정도의 남모를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터이다.

나에게 비밀은?글쎄다.이것이 비밀이 될 수 있을런지...

나 혼자만이 알고 있다면 1등급 비밀일 수 있겠다 싶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 비밀이 많지 않길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유나이와 떠났던 비밀 경매을 통해 등급과 나이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고

이 장소를 통해 비로소 유나이는 정의로운 비밀 수집가로 가기 위한 훈련을

쌓는다.유나이의 의사결정 없이 일방적으로 바퀴벌레 형님의 비밀 실습생이

되긴 했지만 반 친구들의 사소한 비밀을 사수해 주려 하는 유나이는 보통때와

달리 수업시간에 또는 평상시에 주의력 있는 관찰력과 집중력을 갖게 된다.

때때로 적잖이 우리네는 비밀임을 알면서도 다른 이에게 아무런 의미 없이

그 비밀을 폭로한 적이 없었던가 그 비밀의 당사자가 받아들일 상처나 고충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가 하는 반성 아닌 반성을 해 보게 된다.

 비밀이란

언제까지나 지켜졌을때 비밀의 가치를 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퀴벌레 형님의 잃어버린 눈물을 찾으면서 그의 세계로

향할때 유나이는 진정 정의로운 비밀 수집가가 되는 법을 배웠고 그

이상의 가치발견을 한 것이다.

약속이나 비밀은 얼핏보면

쌍방적인 것 같지만 그 진실은 일방적이다.

원하는 쪽에서의...

당신,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당신,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7년 10월

 
[당신,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이 책이 내게서 읽혀지기 까지 참 많은 기대를 품어서랄까

보고팠던 친구를 혹은 기다리던 선물을 만난 듯 그렇게

표현을 드러내지 않음 안 될 장치들을 곳곳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아는 지인의 한국판 김 수현이라는 칭송에 침이 마르도록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넘기는 책의 장수는 막힘없이 그렇게

신랄한  대사들을 건네주고 받는 그들[남자/당신]에게 나를

넘기고 말았다.

중년 부부라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상 생활의 자질구레한 것들에 대해

작게 부수어 해부하고 사랑이라는 본질에 가까이 근접해 놓은

저자만의 특유의 색깔로 입혀 놓았다.

그 색을 한겹 한겹 벗을 때마다 남자의 조기은퇴 라는 현실은

더 이상 당신에게 있어 무거운 존재가 아닌 남자를 향한 넓은

배려와 유머만이 그들의 일상을 보호막처럼 그렇게 안전하게

해 주고 있었다.

인생의 수많은 NG끝에 얻는 한 컷이 행복이라면

당신의 남자에 대한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리어 주려 했으며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던 당신이 오히려 내 눈에는 날개 달린

천사로 보이기까지 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당신처럼 여유를 부리지도 못할 것 같고

그 상황에서 유머로 대처할 재치도 없는 것 같아 내심 바짝

닮고픈 마음이 서곤 했다.

실상 당신에게 있어 위기란 남자를 절망시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듯 하다.

無에서 有가 아닌 無에서 無로 모든 상황 속에서 일관성

있는 태도로서 당신은 지혜롭게 여러 차례 구덩이에 빠진

남자를 관대하게 이끌어 주면서 부부가 살아가면서 비우고

채워야 할 그 존재를 알고 실천한 당신을 통해 우리 부부의

겉과 속을  정상적인 감각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을 꿰 뚫을 수

있는 통찰력과 순간순간 구덩이를 파는 것을 막기 위한 지혜로움과

무거움을 쉽사리 가볍게 간과할 수 있도록 유머를 갖출 수  있는

배움과 성장을 당신을 통해 조언을 구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당신,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떠올려 보세요.

지난 삼십팔년 간의 결혼 생활이 누구를 위해 보내온 시간인지를...

많은 생각은 필요치 않음을...

샘에서 솟아나는 물은 겨울에도 얼지 않듯이  가슴에서 우러나는 사랑은

어떠한 불행이 닥쳐도 식지 않듯이 서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사랑한다면 지금보다  더 즐겁게 더불어 삶을 영위해 가며  서로에게

표현에 칭찬에 인색하지 않는 부부의 모습으로 거듭 날 것이라 믿고

따르고 싶다.당신을...

백년의 나이테를 읽다

백 년의 나이테를 읽다 - 20세기 100년을 살아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니나 엘리스 지음, 박주영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7년 10월

 
[백년의 나이테를 읽다]

 

제목에서처럼 하루를 즐겁고 의미있는 생활로 수 놓은

누구보다 월등하게  사람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대한 20세기 100년을

살아낸 117세의 에라 밀러 할머니를 비롯해 101세의 노총각 교수/결혼

생활 80년의 백세 부부/20년 연하의 신랑과 재혼한 100세 할머니등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가 만난 그들은 인생에서 청춘은 다시 올 수 없고 하루에 아침은

두 번 오지 않는 것을 알아서가 아닌 흐르는 물이 고이면 썩어져 가듯

움직임이 정지되면 마음에는 잡초가 자라난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어느 누구보다 눈부심을 한 눈에 읽을 수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일부 방송에서 예전에 장수만세라든가 고향이 좋다

라는 프로그램을 접할때  그들의 넉넉한 웃음과 후덕한 인심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사는 맛을 제대로 삼키고 음미하는 것을 보고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난다.

어르신들 저마다 인생의 깊이가 굽이굽이 느껴지는 주름살에서

희노애락 중에서도 락이 더 풍겨져 나옴을 알 수 있었다.

흔히 자연을 벗 삼아 일거리를 손에서도 놓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몸을 바삐 움직이는 와중 욕심없이 함께 어우러진 생활 속에서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알기에 그들의 황금빛 인생이 더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실상 증조할아버지부터 내 친지를 살펴보니 그렇게 장수를 한 분들은

많지 않은 듯 하다.갑자기 서글퍼진다.

천년 만년 살으시라고 말씀도 농담으로 건네곤 했지만 백년은 우리

할아버지/할머니를 기다려 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방송인인 저자가 백 살이 넘는 어르신들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기까지는

그다지 쉬운 여정은 아니였을터 적잖이 알아듣도 못하는 불분명한 언어세계

도 있었을 것이고 들어주는 이가 반가워 한없이 쏟아붓는 넋두리도 있었을

것이고 낯선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 긴 여정이라 할 수 있는

100년 즉 한 세기를 온전히 살아 온 그들의 삶 이야기는 우리네에게

백년이란 결국엔 오늘 하루 하루가 쌓여 이루어지듯이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오늘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사는 것만이 부끄럽지 않을

실천일 듯 하다.

한마디로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는말처럼

아직은 우리네가 몇 살까지 살게 될지는 어느 누구도 모를 일이기에

각자의 맡은 소임을 게을리 하지 아니하고 앞으로 나가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에서만 담지 말고 행동에서도 드러나야 한다는 것을...

20년 연하의 신랑과 재혼한 100세 할머니 이야기 부분에서

빌 할아버지는 스스로 말했듯 낙천주의자였다.

둘 중에 어느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뜬다해도 걱정하거나 그것이

장애물이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을 한다.

곧이어 빌할아버지의 말씀은 지금까지 함께 멋지게 살아왔다는

것이 최대 행복이라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작은 일들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삶에 있어 희망이자 즐거움이라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 -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0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가 내 손에 들어왔을때

나보다 더 반가워 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우리 두 딸들이다.

일찍이 그리스 로마신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연령 제한 없이

수없이 읽혀졌으며 지금껏 많은 관심 속에 속속들이 새로이

재구성 되어 나오기도 하지만 작가마다의 의도나 구성에 따라

비단 읽는 독자로 하여금 끌어당김은 사뭇 다르리라 생각한다.

신화란 역사나 설화 따위가 주된 내용을 담고 있으나

그 내용에 따라 자연 신화와 인문 신화로 나뉘곤 한다.

아이들이 보는 그리스로마를 아이들보다 더 흥미롭게 재미있게

접했던 나이기에 이 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는 신성이 아닌 신선으로 비춰졌다.

4권 이전에 먼저 3권이 출시 되었음을 나는 이제서야 알았다.

무지한 것인지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 그 미안한 마음이 앞서서인지

읽는 속도에 더 박차를 가했다.

이전의 로마신화가 서구 중심이였다면 이 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는

우리 정서에 알맞는 입맛으로 맛깔스럽게 재구성해 우리 앞에 활짝

웃어 보이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4권에서는 익히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최대의 영웅인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이라는 주제로 신화와 서구 문화를 샅샅이 파악하고 앞질러

신화 유적지와 박물관등을 직접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들이 곳곳에서

그 묻혔던 생생함이 전해지는 재미도 덧붙여 있어 신화의 세계로 이해를

구함에 있어 수월했던 감이 들기도 한다.

더불어 일관된 주제에 대해 주변의 이야기들이 펼쳐짐에 있어 어렵거나

지루함도 없었을뿐더러 이야기 맥이 잘 잡혀 있는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 곳곳에 그려진 힘 세고 근육질인 남성으로 거대한 몽둥이를 가지고

다니는 초인적인 힘의 상징인 헤라클레스를 중심으로 그 이면에는 결혼의

여신이자 질투와 박해의 여신인 헤라가 늘 골치덩어리로 등장해 일을 더 악화

시키거나  불란의 소지가 더 컸음과 동시에 그녀는 오로지 남편인 제우스만을

사랑했고 가정을 중시한 여신이기도 하기에 미워할 수 없다.

아마존 여왕의 허리띠를 빼앗아 오라는 명을 받들고 떠난 헤라클레스가

히폴뤼테 여왕이 그녀만의 속셈은 안으로 하고 그 허리띠를 헤라클레스에게

건네고 아마존에서 편하게 묵다 가라하였건만 그것을 용납 못하고 결국 아마존

족으로 변장해서 헛소문을 퍼뜨렸고 그리하여 그들의 공격이 가해져 아마존과

원정대 사이에 싸움이 시작되면서 헤라클레스는 히폴뤼테에게 배반을 당했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녀를 죽이기에 이른다.

헤라 여신의 농간으로 여인국 전설은 묻히게 되고 만다.

헤라클레스의 12과업과 그에 얽힌 신화들을 읽으면서 설화이지만

그를 빗대어 인간의 감정에 충실한 헤라클레스를 만나볼 수 있었던

색다른 백미를 느끼지 않았나 싶다.



 

가시고기 사랑수첩

조창인의 가시고기 사랑수첩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7년 11월

 
[가시 고기 사랑수첩]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 理性 )이 아니라, 사랑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사랑에는 한 가지 법칙 밖에 없다라고 단언하고 싶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며 베풀고 나누는 이가

바로 조 창인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일찍이 여러 책을 통해 사랑에 대한 다각도로 보여준 바

가시고기에서는 부성애를 등대지기는 모성애를 아내라는 책에서는

부부애를 뼈 속 깊이 사무치는 사랑의 노래들을 우리네에게

들려주며 함께 흐느끼고 가슴을 적시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 준 장본인이다.

[가시고기 사랑수첩]은

여지껏 작가가 기자였을 당시 취재길에 수첩에 적어 놓았던 이야기들과

가시고기를 집필하고 난 후 일화를 담은 살아있는 감동의 물결이 그대로

일고 있다.

무려 스물다섯 편의 짤막한 글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깃든 따뜻함을

온전히 저자만의 개심현성이 드러나 있다.
그 이야기 중에서 내게 소리없이 마음을 앗아간 첫번째와 스물 한번째의

사연이 가장  내게 손바람이 일게 한 부분이였다.

읽고 난 후  직접 경험을 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글을 통해  보고 듣고

깨달아서 앎으로서 먼저 내 가족에게 그 온기를 전할 수 있었고 이어 내

고마운 이웃들에게 가벼운 눈인사부터라도  해야겠다는 일념을 갖게 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익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설 [가시고기]의 실제 모델인

해성이와 절친한 친구이야기를  다루며 그 소설이 집필될 수 밖에 없었던 속내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스물 한번째의 이야기는 교회 청년회에서 만난 부부의  간절한 기다림 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정상이 아닌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다.

이에 남편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아내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뜨거운 이슬이 떨어지면서 하느님의 말씀이 곧

이 부부의 진정한 사랑을 일깨워 주었으며  사랑이 조건/변화에 따라

변하고 그 깊이가 달라지는가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

내가 뜻하는 바와 다를지라도 사랑의 길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 소원이 아님에도 사랑은 그의 수고를 대신 감당하고

사랑은 그의 불편을 나의 불편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라며

사랑은 나의 넉넉함으로 그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라고 말이다.

사랑하므로 그의 삶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이다라고...

사랑은 그때그때에 따라 쓰는 교묘한 수단이 아닌

하늘과 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득하게 사랑이

더해가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