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아카데미]
요근래 우리 두 딸아이가 유독 프린세스에 연관된 책들을 연이어 보는
기분이다.물론 내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보물이자 공주들이다.
어릴 적에는 엄마인 내 의지대로 옷도 공주풍으로 머리 묶는 끈과 핀 조차도 리본으로
장식된 것들로 사람을 마네킹처럼 단장해 놓은 적이 많았던 날들이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기억될 뿐 더 이상의 공주는 없었다.
현재는 치마보다는 활동성 있는 옷(바지)을 더 선호하는 편이고 리본핀은 거추장스런
악세사리에 불과한 지 오래전의 일이 되버린 지금 책들을 통해 과거의 공주들과는 완전
다른 외부적,환경적 요인들 속에서 새롭게 진정한 프린세스로 거듭나는 현 시대에 딱
안성맞춤인 내용들로 탄탄한 구성으로 이어져 있다.
[프린세스 아카데미]는
기존의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율성이 없는 공주들의 상이 아닌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던 소녀들이 교육을 통해 어떻게 현명하게 변해가는가에 대해 그리고 있다.
에스켈 산과 채석장 일이 삶의 전부이던 소녀들에게 '왕자비 간택'이라는 큰 사건을 빌미로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소녀들은 가난하고 배운 것도 없지만 그보다 더 귀한 것들을 교육을
받는 과정 속에서 서로서로에게 일깨워주고 그 모습들을 발견해 간다.
이 중심에는 또래에 비해 작은 체구인 '미리'는 채석장에 나가 아버지를 돕고 싶어하지만
항상 언니만을 데리고 가는 원인이 본디 여리고 작은 체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바로 어머니가 미리와 많이 닮아서라는 것이다.더욱 그렇게 닮은 엄마가 채석장에서
작업을 하시다가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된 미리는 그제사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며 자기 스스로를 옭아매던 소심함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 혹독한 교육 과정에서의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일어날때면 위풍당당 '미리'가
그 모든 것들을 해결하고 그 나이의 소녀로서는 생각치 못할 현명함과 정이 넘치고
공평성을 유지하며 상대를 위하는 마음과 배려들이 묻어나는데.
그런 미리를 존재하게 한 '채석장 말'은 이러한 위험들에게서의 경고를 먼저 주어 위험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아카데미의 친구들과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채석장 말'로 친구들과 더 깊은 우정도
나누며 서로 돕고 부당하게 대하는 선생님께도 스스럼없이 자기 의사을 주장하다가 벽장에
갇히기도 하지만 진정 친구들과의 소통하는 방법과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알며 배움을
향한 열정 앞에서의 미리는 그 누구보다 당당한 또 다른 이름의 프린세스인 것이다.
당연 시험결과로 보아서는 미리가 아카데미 프린세스이나 이 책의 끝맺음에서는 저자만의
의도가 숨어있는 듯 하다.왕자와 결혼하게 될 왕자비는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다른
소녀와 하게 되고 다행인지 미리는 자기 마음 속에 있던 페더와의 서로간의 감정을 확인하는
구도로 잡혀가며 이야기는 마무리를 맺는다.
미리는 '소나무'를 닮았다.
실로 소나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고 독야청청 고고할 수 있는 것은
그토록 오랜세월을 때론 모진 비바람에 시달리고 때론 촉독한 가뭄에 허덕이면서도 스스로를 지켰기에
가능하듯이 미리 또한 어떠한 역경이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굽히지 아니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기에 진정한 프린세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배울 수 있는 상이
맺혀지기도 하는 이유이다.
살아감에 있어서도 높은 정상이나 커다란 목표를 또는 험한 장애가 있더라도 오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성급히 있는 힘을 모조리 탕진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 꿈들에 대한 실현성을 더 구체화 시키면서 밑그림을 더 세밀하게 그려
가면서 색칠을 해가야 하듯이 점차적으로 속도를 가하며 정말 이루고 싶은 꿈 안에서의
온전한 기쁨을 맛 보며 그 기쁨 안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며 보이는 것의 화려함이
전부가 아닌 어떤 가치가 더 소중한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성장소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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