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그림 3 - 위험한 진실의 명화들 ㅣ 무서운 그림 3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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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읽듯 머리를 비우고 쓱쓱 읽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다는 귀도 레니(추정)의 <베아트리체 첸치>를 직접 보고 싶다. 이런 그림이 있는 줄 알았다면 10년 전 로마에 갔을 때 기를 쓰고 찾아봤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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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그림 2 - 매혹과 반전의 명화 읽기 ㅣ 무서운 그림 2
나카노 교코 지음, 최재혁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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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고 거의 1년이 지나서 2권을 읽었다. 당연히(?) 1권에 무슨 그림이 있었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1권도 물론 재밌게 읽었었는데 말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그림을 볼 때는 너무나 많은 그림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눈으로 훑고 지나게 되니 첫눈에 뭔가 강력한 인상을 주지 않는 그림은 아 뭘 그렸구나 하고는(추상화는 이마저도 불가하겠지), 다음 그림에 눈이 가기도 전에 잊는다. 사실은 봐야 할 그림의 수나 주어진 시간이 짧은 것보다 어디를 어떻게 봐야 할지 전혀 소양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고 유홍준은 썼다(누구를 인용한 거라고 했는데 나중에 잘못 인용한 거라고 정정했으니 유홍준의 말이라고 해도 되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면 전과 다르게 보게 되고 그러면 사랑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무서운 그림’들이기에 원작을 본다 해도 사랑할 수 있을까 싶지만. 무엇보다 원작을 보게 되었을 때 전에 읽은 적이 있는 그림이라고 기억이 나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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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손자병법 1
정비석 지음 / 은행나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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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이 1984년. 64쇄 찍고 1993년 2판, 1995년 3판, 2002년 4판. 그 42쇄 찍힌 책을 읽다. 이 정도면 준- 고전이 아닐까? 아빠의 책장에 꽂혀 있던 걸 읽은 것이 대학에 들어가기 전이었을 것 같은데 그 책은 초판일 거고 집에 아직 있는지 모르겠다. 처음 읽은 후로 달달한 과자 같은 간식을 찾듯 두세 번은 더 읽었는데 마지막 읽은 건 적어도 15년은 더 되었겠다. 삼국지 이전 중국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 중 내가 아는 거라곤 이 책의 이야기가 거의 전부. 최근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떠올렸다. 이야기와 읽을 때의 재미와 즐거움을.

30년이 지났는데도 재밌네. 그런데 실소도 난다. 주로 영웅호색적 부분. 적자생존이 약육강식과 동의어로 간주되는 이유도 모르겠고. 여자들(아내나 어머니)이 남자들(남편이나 아들)의 앞날을 도모하는데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죽어버리는(돌에 머리를 박고 나무기둥에도 머리를 박고 목을 메기도 하고) 일이 많다는 것도 새삼 눈에 들어오고(계백 장군 부인의 선례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다 어렸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쓱쓱 넘겼을 것들인데 지금은 좀 짜증이 나네. 옛날 사람이 쓴 더 옛날 얘기니까 더는 잡지 않으마. 근데 요즘 시대에 이런 책을 들이대며 ‘가르치려는’ 사람은 없겠지?

아무튼 주연들 중 오자서의 고난이 거의 끝나고 또 한 명의
주연인 오왕 합려가 이제 등장했다. 히로인인 서시는 다음 권에 나오겠지?

다시 생각해 보니 단순히 오랜 세월 많이 찍었다고 고전 대접을 해줘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아니, 과거에 정면교사였던 것을 현재에는 반면교사로 쓸 수 있다면, 그런 식으로 세월 속에 살아남은 것도 역사이고 고전일 수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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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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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 님의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에서 발견한 책.

이 책의 메시지를 한 문장 정도로 요약하는 것은 간단하다: 세계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러니 계속 기운내서 잘 해보자! (가능성 옹호론자)

그런데 모든 한 줄 요약과 마찬가지로 이 한 줄 요약은 다양한 세부 주제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오해하게 만든다. 한 줄 요약이란 이 책에서 주의해야 할 것으로 언급한 것들 중 하나인 ‘일반화 본능’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 전체에 걸쳐 가능성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이유는 첫째, 데이터로 볼 때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은 ‘사실 Fact’이고, 둘째,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전망과 예언은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와 실망을 심어 적절하고 실재적인 행동을 할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스마트폰 좁은 화면을 보며 엄지손가락 두 개로 찍으려니 귀차니즘이... 그래도 몇 가지 생각은 적어두고 싶다.

1. 생각과 느낌은 구분해야 한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생각이란 걸 하는 / 할 줄 아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것만 생각이고 남이 하는 건 생각이 아닌 게 아니란 거다.

2. 책 뒷표지 안쪽의 그래프를 보면 2040년에도 아프리카 사람들의 소득수준은 4단계로 올라오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라오는데 10년,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라서는데 10년 걸렸다.

3. 공리주의에는 냉정함이 있다. 가축떼를 돌보는 농장주의 시선이랄까. 생각과 느낌은 구분해야 하겠지만.

4. 2년 전의 책이지만 트럼프와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다. 이 세계를 보면 저자도 가능성 옹호에 약간 힘이 빠지지 않았을까 싶다. 또 하나,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철저히 공리주의에 따른 듯한 그 냉정한 대처에 대한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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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잘 팔리는 책들의 비밀
한승혜 지음 / 바틀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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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집중력을 동원해야만 지루함을 잠깐 잊을 수 있는, 그러다 보니 한번에 다섯 페이지 읽기가 벅찬 듯한 소설을 끈질기게 한 달 째 읽는 와중에 페북에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됨. 거의 순식간이라고 할 만한 시간에 다 읽음.많이 웃었지만 또한 작가에게 정말이지 측은지심을 느꼈다. 취향이 아닌 책들을 읽는 괴로움을 알고 던져버릴 수도 없는(일이니까!) 고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밌고 나의 책읽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니 남는 것도 있다.

나도 베스트셀러는 거의 읽게 되지 않는데 베스트셀러니까 안 읽은 건 아니고 그냥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 리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좌절하는 자기계발서 원칙들의 의미없는 동어반복. 역시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는 미사여구들을 마치 자기만 아는 것처럼 나풀나풀한 문체에 담은 소위 힐링 에세이들은 한 문장 읽을 때마다 저절로 욕이 따라 나와 힐링은 커녕 앓아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소설에 대해서 말하자면 적어도 50년은 견딜 소설일까를 생각하는 편으로 관심있는 작가가 아니면 따끈한 상태로 읽는 일은 별로 없다. 그래도 이 책에서 다룬 베스트셀러 중 내가 읽은 세 권은 모두 소설이네.

나에게 책이란 아직은(아직은?) 그냥 ‘물건’일 수 없는 것 같다. 마치 사람인 듯 ‘만나는’ 것이고 설레는 것이고 실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인터넷 서점에서 온갖 책표지 사이를 떠돌며 인연의 감이 느껴지는 책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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