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시작하는 하루는 연장전 같다. - P93

등단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그런 수치심이 시시각각치솟고는 했다. 수치심 속에서 시를 썼고, 시 속에서마저 수치스러워했다. - P95

알라딘에 책 스물한 권을 팔고 오만육천백원을 받았다. 그걸로 머리도 자르고 친구 생일 선물도 샀다. - P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마, 그랬을 것이다. - P58

그리고 어느 겨울밤, 그의 외아들이 친구들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날, 그와 나는 같은 침대에 앉아 있게 됐다. - P58

내가 먼저 용기를 내어 그의 회색 티셔츠를벗기려 하자 그는 바로 몸을 움츠렸다. - P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혀 그런 거 아니에요. 편지에도 적었듯이 얼굴을 보여주시는것만으로도 합니다. 실은 정말 와주실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그런 말을 하려고 쫓아온 건가요?" - P195

"어머니가 지금보다 조금 괜찮으셨을 때 제게 한 말이 있어요. 이병은 천벌이라고 받아 마땅한 응보라고." - P197

같은 핏줄이라고 했는데 도조 집안은 그에 대해 모르는 듯했다.
그렇다면 아버지 쪽 핏줄인가. 다쿠미는 거기까지 생각하다 깜짝 놀랐다. 어쩌면 도키오 자신이 쓰메즈카 무사오를 찾고 싶은 것이 아닐까. 기무라 다쿠야라는 아버지가 있다고 말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알 수 없다. - P205

"BAMBOO. 뱀부." 도키오가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영어로 대나무다케코의 다케가 일본어로 대나무를 뜻한다라는 뜻이야." - P291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다쿠미를 옆에서 도키오가 제지했다. "진정해. 여기가 누구 집이라고 생각해?" - P227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글러브가 움직였다고 생각했을때는 이미 충격을 받은 다음이었다. 그리고 의식을 잃었다. - P231

"목소리가 작아."
"부디 그려주십시오! 됐지?" - P237

하루 사이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던 탓인지 좀처럼 잠이 오지않았다. 옆에서는 도키오가 코를 골았다. 이 남자가 나타난 이후 갑자기 주변이 정신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들었다. - P238

"밤비에게 전화가 왔어. 묘한 도쿄 사람이 갈 텐데,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 P2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모다치니 나리타이데스.
이건 친구가 되고 싶다는 뜻이다. - P46

좀더 나중이라면 보다 먼 곳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까. 내가 사는 동안 가볼수 있는 가장 먼 곳이 어디일지 궁금하다. 다만 그 어느장소도 내 삶보다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 P47

하지만 현실은 묵언 수행. 내가 할 줄 아는 일본어라곤 안녕하세요와 미안해요, 고마워요뿐이니까. 안녕히계세요를 알지 못해 가게를 나설 때마다 고맙다고 말했다. 가게 주인이 나보고 다시는 오지 마세요, 하더라도나는 고맙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없었겠지만. - P52

해질녘, 노을이 진한 치즈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 P55

이렇게까지 돈과 시간을 쓸 필요는없었을 텐데. 그래서 나에게 남은 건 무엇이지? 다만 이토록 허비를 하고도 아직 나를 다 탕진하진 않았다는 사실만이 숙취처럼 남아 있었다. - P61

별로 놀랍지 않은 사실 하나. 관광객은 어떤 장소나풍경을 급하게 사랑해버린다. 심지어 제대로 관광하지않고도 사랑하거나 혹은 반대로 역겨워할 수 있다. 나는너한테, 또는 나한테 어떤 관광지가 될 수 있을까? 마음속을 가로지르는 배를 움직이기 위해 줄을 끌어당긴다.
안녕, 여기가 나의 세계야. 물론 전부는 아니야. - P65

키키, 덜 마른 티셔츠처럼 무겁고 싶지 않아한없이 펼쳐지는 낱장이 될래 거기에무엇도 적고 싶지 않지만 적어도 - P71

감기라도 걸리고 싶어서 환절기를 기다리던 여름이있었다. - P71

그러니까 시가 아닌 것은 내가 벽이라고 생각했던 무엇이다. 나는 그것에 문고리를 달거나 혹은 달지 않고무너뜨려 주무를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은 시가 된다. - P85

그러고도 소진되지 않은 소중한 불씨가 있다는 것. 이제는 이 모든 게 행운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오래오래 지켜내고 싶은 마음, 좋아하는 걸 좋아하기를멈추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 P87

지금도 궁금하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나와 있을 때 행복한지 행복하지 않은지, 어째서나에게는 행복하지 않음이 불행과 동의어가 되는지, 그것은 증상인지 나의 편협한 언어 탓인지. - P90

오늘은 비가 내렸고 바닥에 낙엽이 잔뜩 쌓였다. 이맘때는 낙엽을 침대 삼아 누워서 조는 고양이가 많다.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참는다. 거리를 둔다. - P92

L커피만 두 잔째. 시는 쓰지 못했다. 어제도 못 썼고 그제도 못 썼다. 그러니 오늘은 써야 한다. 물론 어제도 이렇게 생각했지만. - P1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렸을 때 꾸었던 가장 무서운 꿈은 부모님이 치즈로 변하는 꿈이었습니다. 코 옆에 큼지막한 사마귀가 난 마녀가 배가고프다며 치즈가 된 부모님을 펄펄 끓는 양파 수프에 집어넣어버렸어요. 네모난 치즈 조각들이 살려달라고 이쑤시개 같은팔다리를 버둥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끔찍하던지요. - P9

꿈에서 깨어났을 땐 여전히 밤이었고, 저는 오래도록 실제도 아닌 패륜과 식인에 대한 죄악감에 시달렸습니다. - P11

바로 꿈속의 그 맛입니다.
제가 어떻게 이 맛을 찾아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P16

저는 그 방안에 둔 채로요. - P19

‘깜박햇서‘ - P25

그리고 한 달이 더 지난 지금, 치즈는 완벽하게 숙성되었습니다. - P31

네. 그것은 정말 잘 숙성된 치즈였던 겁니다. 엄마는 그 방에서 서서히, 치즈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 P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