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는 분명 땀이 흘러내리는데팔에는 닭살이 돋고 있었다. 거대한 클랙슨 소리에비명 같은 마찰음이 섞였다. 이내 정체 모를 둔탁한소리가 뒤따랐다. - P45

불을 켜지 않은 서재는 어두웠다. 차경은 핸드폰으로 기사를 찾아보고 있었다. ‘서교동 택시에 치인 여고생 사망‘, ‘마포도심서 여고생 교통사고로 사망‘ 각기 다른 일간지에 기사가 두 개 올라왔고 내용은 엇비슷했다. 서교동에서 여고생이 차도로 뛰어들어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즉사했다. - P47

"금고도 열고, 빨리 좀 해. 나 막차 끊겨."
"너 무서운 애구나? 혜미가 죽었어." - P50

조퇴까지 하면서 불려온 취조실은 예상보다 아늑했다. 가로세로 1.8미터가 한 평이니까, 두 평이 채 안될 것이다. 이렇게 좁은데도 답답하지 않은 이유는사면의 벽이 밝은 베이지 색이기 때문일 거다. - P55

하루치의 할 일을 꾸역꾸역 해냈고 그러다 보니시간이 흘러 고3이 되었다. - P60

‘위조지폐 적발, 창원 중학생의 증언‘ 이년 동안 천만원가량을 위조했다는 중학생은 왜 가짜 돈을 만들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차경은 눈으로읽은 문장을 입 밖으로 뱉어보았다.
"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 P61

"할머니께 말씀드려서 입학금 미리 준비해 둬."
"얼만데요?"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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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does not cease to be funny whenpeople die any more than it ceases tobe serious when people laugh."
"사람들이 웃고 있어도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죽어여전히 심각한 것도
삶의 재미는 계속된다"

아닌데? 어벤저스를물리쳐야 돼. 내 꿈은...
지구정복이니까. - P20

아니, 지구가 망한다는데,
내가 어떻게 정복해.. - P29

연습생 규정에도있지 않아? ‘연애금지‘.
너 중1때 시작했으니까 연애할시간 없었잖아.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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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권 속 신사임당을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았는지 모르겠다. 작은 눈구멍 속의 동공은 하나의검은 점이 아니라 작은 점을 중심으로 가느다란 선들이 원형으로 빼곡하게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 P9

"뭐야, 너 웃은 거야? 니가 웃을 줄도 알아?"
차경은 뭔가를 들킨 것처럼 민망해져서 빠르게 표정을 지웠다. - P13

문제는 언제나처럼 돈. 제대로 만들려면 돈을만드는 데도 돈이 들었다. 돈을 얼마나 들여서 오만원권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인 듯했다. - P19

백만 원을 다 쓰는 데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돈이라는 것은 놀랍게도 쓰면 쓸수록 더 필요해졌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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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조금 울었던 것 같다. - P104

오지 않았으면 했던 날이 결국 왔다. - P106

어제는 텅 비었던 곳에 무언가가 찰랑찰랑 차오르고 있었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화려한 성과들보다 남들에게 이야기조차 할 필요 없는 평범하고 지루한 그 순간들이, 나는너무 그리웠다. 그 순간들을 간절하게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 P118

여기에는 내재된 가정이 있다.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기에 본인이 최선을 다해서 관리해야 하고, 전적으로 관리가능하다는 가정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관리를 못한 사람이고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건강을 잃은사람은 자극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최고의 오브제다. 생활습관이 안 좋았을까, 스트레스에 취약했을까, 운동을 안 했을까. 실험대 위에 묶어놓고 핀셋으로 여기저기 들춰본다. - P123

나는 행복할 거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건강을 잃으면 다잃는다는 사회에 저항한다. 이게 내 투쟁의 방식이다. 비장한 마음으로 토마토를 썰러 간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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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력을 비호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소설을 쓴 건 아녜요. 그 마음을 다들 알아주시리라믿어요. - P122

여기 있지 마세요. - P130

이미 난 공 잡는 사람이 된 거야. 그래서 공을 쫓아갔어.
멀리 갔어? - P134

팀장님, 업무 중에 계속 나오셔도 돼요?
다들 담배 피우러 몇 번이고 나가는데 나도 나올 수있지요. - P138

이거, 빌려드릴게요. - P144

그날 밤 서현은 소파가 있던 곳을 다시 찾았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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