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지켜보고 천천히 좋아한다. 나에게 ‘금사빠‘ 기질은 전무하다. 까다롭게 살피는 대신 한번마음을 주면 웬만하면 끝까지 간다. - P7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고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인데, 내게 올 불이익을 생각하며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이나는 더 좋다. - P16
"내장이 타는 냄새", 나도 그 냄새를 맡아본 일이 있다. "타인의 고통에 내가 더 상처받을 때", 나에겐 일상적인 일이다. 어떻게 당사자보다 더 화가날 수 있는지, 때때로 놀랍기도 하다. 과잉 공감 능력은 아니다.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을 타인의 경험으로부터 추체험할 때, 나는 공포를 느낀다. 동시에 힘껏 화내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른다. - P21
때문에 인터뷰어는 첫 질문으로 상대가 말하고 싶은 것을 묻는 게 현명하다. 하고 싶은 말, 해야 할이야기를 먼저 한 인터뷰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어의 다른 질문을 듣게 된다. - P27
언젠가 ‘돌봄페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제로페이도 아니고 애플페이도 아니고 돌봄페이.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만 쓸 수 있는 상품권이랄까. 거래가 가능한 곳은 피트니스센터, 심리 상담소, 갓 구운 빵을 파는 베이커리 카페, 동네책방 등이면 좋겠다. 매달 충전되는 돌봄페이를 쓰면서 마음과 체력을 충전하고 다시 돌봄 현장으로간다면, 우리는 더 기운을 낼 수 있지 않을까. - P35
반응하는 사람이고 싶다. 상대의 수고와 노력을알고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그 마음 씀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요즘이다. - P43
서로의 실패를 공유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타인의 실패로부터 위로를 받고 교훈을 얻을 수 있으니까? 물론 이 두 가지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 깊이생각해야 할 것은 누군가의 실패를 훗날 돌이켜볼때, 그것이 단순히 실패로 그치지 않고 성공의 발판이 되었던 경우를 자주 목격하기 때문이다. - P52
너무 현실적인가, 허황된 꿈도 한번 꿔보는 게 인생 아닌가 싶지만 나는 내 깜냥을 안다. 열심히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노력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결과물이 흡족하지 않아도 토를 달지 않는다. 할 말이 없어서. - P55
김이나는 자신의 책에 적은 문장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을 것"이 또 다른 제목 후보였다고 말했다. 쉬울 것 같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 아닌가? 그는 "미움받을 용기가 굉장히 큰 사랑을받는 걸 보면서 그것만으로 되게 위안이 됐다"라고했다. - P67
"글씨가 없으면 글씨를 자기 마음으로 지어 읽어야 하니까. 그러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까 많이 봐야 해. 이 그림으로 글씨를 만드는 거니까." 수많은 작가가 이미 말했다. 어린이보다 훌륭한독자는 없다고. 이 말을 온몸으로 실감한 순간이었다. - P71
"일하다 생긴 버릇 같아요. 원래 낯선 사람의 눈을 잘 못 보는 성격이었어요. 지금도 카메라 앞에서 흥이 나고 그러는 사람은 아니에요. 나를 보여주는 일은 여전히 불편하고 낯선 사람은 힘들어요. 그래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다 보니까 하나 깨달은게 있어요. 스태프가 편안해져야 내가 편할 수있다는 것. 카메라는 기계인데 기계가 뭐 불편하겠어요. 진짜 카메라는 스태프들의 눈이죠." - P80
어쩌면 우리에겐 멘토보다 페이스메이커가 더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비법은 모두에게 통하지 않지만 응원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니까. 상대의 속도에 맞춰 같이 뛰어주고 복돋아주는 일의 귀함을우리는 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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