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러지 마. 그런 말 하지 마." 은희 씨가 담배를 피우며 내게 말했다. - P133
그런데 사람들은 정말 은희 씨를 실패한 사람이라고 불렀을까? 가끔 은희 씨는 자신의 기억을 의심해본다. 은희 씨가 사람들의 말이라고 기억하는 그것이 혹시은희 씨 자신의 말은 아니었는지. - P134
"밤이 와버려." 은희 씨는 자주 그렇게 말한다. 꼭 더디 와야 하는것이 너무 빨리 오는 것처럼. - P137
할머니의 배꼽은 분명 시적이었을 것이다. 나는 떠났는데, 나는 잊고 살았는데 할머니는 새벽마다 교회에가서 나를 위해 시보다 간절한 기도를 읊었다고 한다. 집에서 사나웠던 우리 호랑이 새끼가 밖에서도 기죽지않고,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진짜 호랑이가 되게 해달라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빌었다고 한다. - P145
"예쁘네. 우리 할머니 예쁘네." 나는 할머니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누워 있는 할머니의 얼굴이 정말로 맑고 예뻤으니까. - P147
서로를 미워했던 우리를 오래 기억하겠다. 어쩌면 사랑보다 더 오래.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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