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강도는 느슨하다. 어쨌든 내가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는 요가를 계속할 생각이다. 가끔씩 결석할 때도 있지만 요가를 갈 때는 반드시 오분 전에는 도착하고 휴대폰은 소지하지 않는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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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러지 마. 그런 말 하지 마."
은희 씨가 담배를 피우며 내게 말했다. - P133

그런데 사람들은 정말 은희 씨를 실패한 사람이라고 불렀을까? 가끔 은희 씨는 자신의 기억을 의심해본다. 은희 씨가 사람들의 말이라고 기억하는 그것이 혹시은희 씨 자신의 말은 아니었는지. - P134

"밤이 와버려."
은희 씨는 자주 그렇게 말한다. 꼭 더디 와야 하는것이 너무 빨리 오는 것처럼. - P137

할머니의 배꼽은 분명 시적이었을 것이다. 나는 떠났는데, 나는 잊고 살았는데 할머니는 새벽마다 교회에가서 나를 위해 시보다 간절한 기도를 읊었다고 한다.
집에서 사나웠던 우리 호랑이 새끼가 밖에서도 기죽지않고,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진짜 호랑이가 되게 해달라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빌었다고 한다. - P145

"예쁘네. 우리 할머니 예쁘네."
나는 할머니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누워 있는 할머니의 얼굴이 정말로 맑고 예뻤으니까. - P147

서로를 미워했던 우리를 오래 기억하겠다.
어쩌면 사랑보다 더 오래. - P149

기쁠 이, 편안할 안, 이안.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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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오늘도 살아남았다아침이다 - P142

낡은 나사만으로는 다른 계절을 꿈꿀 수 없다거울 속에는 더는 꺼낼 얼굴이 없다 - P142

밤은 안 보이는 것을 보기에 좋은 시간일까요 나쁜 시간일까요 - P140

서둘지 않아요 어차피 갈 곳도 없으니까 - P139

오세요, 내 가장 찬란한 어둠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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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그리고 지금 여기에두 사람이 있다.
오래, 여기, 함께. - P124

일터 (카페)로 가려면 시장을 통과해야 한다. 아치형지붕으로 덮인 재래시장인데, 그곳을 걷노라면, 고층 빌딩이 있는 대도시나 커다란 나무가 있는 산책길과 다르게 나의 시선은 아래로, 땅으로 향한다. - P125

"오늘도 장사 잘혀!
"그럼요. 할머니도 오늘 대박 나세요." - P128

나를 키웠던 시장으로 다시 돌아와 매일 이 길을걸으며 나무가 된 사람들의 삶을 책처럼 펼친다. 더듬더듬 읽다 보면, 그 삶을 글로 옮기는 날도 오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내가 아는 이 나무들을 증언하고 싶다. 가지가 꺾이는 아픔을 겪어본 적 있는 당신에게 그 굽은삶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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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라는 풍토에는 전체적으로 그런, 약간은 수줍은 구석이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말하자면,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그리스의 신전, 혹은 나이아가라 폭포처럼-엄청나게 큰 감동이나 경탄, 혹은 깊은 생각 같은 걸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 P119

이렇게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이토록 펍이 많은데도 용케 운영이 된다는 게 나로서는 놀랍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다들 장사가 되는 걸 보면 신통한 노릇이다 - P119

세상에는 입을 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말문이 트이면 온화한 어조로 몹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는데(그리 많지는 않지만), 아일랜드는 그런 느낌이 드는 나라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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