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내려온 가난 - P19

할머니가 아파서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수술했는데, 그때삼촌 한 명만 찾아와서 돈 조금, 한 삼십만 원 줘서 수술비에보태고 그 뒤로는 진짜.... 이모도 중학교 2학년 때 한 번 보고못 봤어요. 다 연락 안 돼요. 엄마는 찾고 싶다고 말하는데,
못찾잖아요, 가족이라도. - P21

뭔가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슬픈지 기쁜지를 잘 못 느껴요. - P25

청소년기 때 그런 행동을 했던 것. (...) 이중적이라고 느껴져서 제가 너무 싫어지더라고요. 네가 이러고 있어? 지금? 자아비판? 제가 원래 제 자신에 대한 인식 자체가 좀 부정적이에요. 자책감을 느끼는 일은 가출.. 술 먹고 담배를 폈다든가, 그 외의 것들도 많아요. - P31

외로움을 많이 타요. 사랑을 못 받아서. (...)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든 게 더 괴로운 것 같아요. 몸이 힘들면 병원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마음 치료는 훨씬 어려우니까요.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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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호흡기 질환에 대하여 - P70

기름을 얻기 위해 새를 끓이는 풍습이 있었다 - P71

끓는 물속에서 내 두 팔은 날개처럼 너울거렸다 - P71

낚싯바늘에 꿰인 미끼처럼 새가 날아간다낚싯배는 낚시꾼들로 만선이다 - P73

금방 태어난 새 새끼들이 검은 번개에 엉덩이를 맞는다 - P75

다시는 새를 호명하지 않겠다 결심했는데 - P75

내 강의를 듣는 남학생이 이빨을 드드득 갈며 지나갔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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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부터 먼저 시작했다 - P43

리듬은 아직 발이 바닥에 닿지 못하게 하는 공중부양수용소입니다 - P42

건너편 산에서 훅 끼쳐오는 통증의 메아리를 타고 이륙합니다 - P42

나는 남의 알을 품었다고 쓴다 - P49

그 새의 신발끈은 풀어져 땅에 끌리고그 새의 머리끈은 풀어져 측백나무를 칭칭 감고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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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살.... 살고 싶어하지 않은 애예요. 세상이 정말 무섭고... 사람이 무서워요. 저를 알게 되면 다 떠날 것 같은, 그런게 좀 심해요. 그래서 막 죽는 상상을 해요. - P15

아무도 잡아주지 않는 삶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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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 뽑기 기계 앞에 쭈그려 앉은 아이는 기대했던 걸 뽑지 못했다고 해서 울지 않는다. 뽑기란 원래 그런 성질을 지니고 있음을 아이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 P196

내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만들어 낸 물거품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그 시간을 증명해 줄 무엇 하나 증거로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모두 사라지고 없는그곳에 무언가 남겨져 있었다. - P199

자신을 움직인 원동력이 누군가를 향한 분노나 앙갚음이었다 하여도, 거기에 설명 같은 건 필요 없다. 매슬로가 말한 다섯 개의 욕구를 꿈꾸게 되는 순서가 맞을지는몰라도, 각 욕구 사이에 우열이 있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모든 간절함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 P201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이 산을 오르고 있는 게 아니라산이 나를 밀어 올려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부터는 산을 좋아하게 됐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올라잠시 쉬던 새들이 다시 날아오르기 직전 들려오는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흙을 밟고 지나갈 때 내 발밑에서 올라오던 냄새 같은 것들이 좋았다. 그날 내가 그 등산로를 택하지 않았다면 존재를 알지 못했을 어떤 꽃 하나를 발견할 때면, 내가 보든 보지 않든 그 자리에 그 꽃이있었을 거라는 사실이 나를 위로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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