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 늘푸른 작은도서관에 다녀가다~

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거냐

나두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길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리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미련이나 있을거냐

 

나두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거냐

나두야 간다

 

 

 김영랑과 함께 <시문학>을 창간한 박용철.

우리 학창시절엔 중학교 국어책에 <떠나가는 배>가 실려서 영랑과 함께 용아 박용철도 알아주었는데 요즘엔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는 이가 많지 않다.

 

1930년대 시문학파 중심에서 순수서정시 활동과 출판 번역 등 사재를 털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용아는 우리 광산구 출신이다. 그의 업적과 문학정신을 기리는 용아백일장은 올해로 24회를 맞았고, 우리 삼남매도 초.중.고때 한번씩은 나가서 작은 상이나마 받았던 추억의 백일장이다.

 

 

광산구에서 용아생가는 인문학의 산실로 거듭 태어나는 중이다.

문화체육과 주관의 각종 문화행사 뿐 아니라, 용아생가와 마을을 잇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진다.

올1뤌 마을활동가 교육 '나도 컬처인'에서 우리조는 '용아생가'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기획했었다.

비록 1.2위에 들지 못해 실제 프로그램을 실행할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지역의 문화재를 버려두지 않고 현대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우리 지역이 자랑스럽다.

용아 오뉘의 편지가 수록된 책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을 오랜만에 들춰봐야겠다.

 

 

 

 

 

 

 

 

 

 

 

 

 

 

  

 

 

 

용아문학제 부대행사로 작은도서관들이 체험부스를 운영했는데, 우리는 세가지 아이템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줬다.

친환경 솔방울가습기와 메타세쿼이아 열매반지 및 걱정인형!!

이제는 행사때마다 체험부스 운영을 하다보니 이력이 나서 재료를 준비하고 짐꾸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게다가 늘 함께해주는 숲해설가들이 있어 어떤 행사도 겁내지 않는다.

4월엔 초등학교 과학의 날 행사에 참여했고, 6월엔 공익활동지원센터 행사에 참여한다. 7월에도 뭔가 있을 거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수고한 이들과 저녁을 먹은 후 공연을 봤는데

김수철밴드 정말 대단했다.

그 앞에 연주했던 로큰롤라디오의 연주와 엄청난 차이가 느껴졌다.

초딩들을 내 친구라고 부르는 김수철, 정신나이는 초딩이어도 신체나이는 제법 됐다는 멘트가 무색하게

몸을 불사르듯 방방뛰는 김수철 특유의 동작과 신들린 연주를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모두 일어서서 '앵콜'을 외쳐대는 구민들에게 앵콜곡을 부를 수 없을만큼 소진한 그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앵콜곡을 듣지 못해도 그의 말에 다들 공감하며 열렬히 박수를 보냈다.

아픈 5월의 마지막을 이렇게 즐겁게 마무리해도 되는가 싶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15-06-02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 불후의 명곡 전설이 김수철이었는데 정말 명곡이 많더라구요. 오랜만에 김수철 밴드 노래 들어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솔방울 가습기와 열매 반지는 참 탐이 나는 아이템입니다.^^

순오기 2015-06-04 05:54   좋아요 0 | URL
김수철씨도 공연 중에 불후의 명곡에 나온 이야기를 했어요~
불후가 시작할 때부터 줄기차게 섭외해서 나왔다고... ㅋㅋ
솔방울과 메타세쿼이아 열매는 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