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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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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땐 뚱뚱한 사람은 사장님이나 사모님 같다고 좋아하는 분위기였는데, 시대가 변해서 현재 대한민국은 뚱보들의 수난시대다. 날씬하다 못해 빼빼한 몸매를 기준으로 뚱보를 폄훼하는 사회적 편견도 모자라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기도 한다. 뚱보는 뭇사람의 손가락질을 받을 만큼 죄인가? 뚱보의 개인 건강이 문제는 되겠지만 누구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의문에 해답을 제시하며 뚱보를 편들어 통쾌한 박수를 보낼 만한 동화가 나왔다.

 

19회 황금도깨비 수상작 <으랏차차 뚱보클럽>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에 맞서 당당하게 살기로 작정한 고은찬 가족이야기다. 사회적 편견에 주눅들었던 뚱보들의 정체성 찾기이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비난의 손가락질을 보탠 사람들에 대한 통쾌한 반란이기도 하다.

 

편모가정의 은찬이와 육상선수였지만 사고로 다리를 절게 된 전학생 예슬이는,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한 의도적인 설정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지나치게 어른스런 아이들 모습도 작위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분위기를 밝게 풀어가는 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뚱보 은찬이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네가 십인분이냐?"
"네."
"진짜 이름은 뭐냐?"
"은찬, 고은찬인데요."
"음, 이름 한번 좋구나. 고은찬, 나 좀 들어 봐라."
"네?"
다짜고짜 자기를 들어 보라고? 뭔가 잘못 들었나 싶어 나는 다시 물었다.
"짐을 들 때처럼 날 한번 번쩍 들어 보라니까."
갑작스러운 주문이 당황스러웠지만 딱 잘라 싫다고 말하기도 어색했다. 엉거주춤 무릎을 굽히고 몸을 낮춰, 공을 받을 때처럼 팔을 동그랗게 말아 들어 올릴 자세를 취히기가 무섭게 코치님이 내 목을 휘감고 팔 위로 사뿐히 올라탔다. 키가 작고 땅딸막한 코치님은 보기와 다르게 꽤 무거웠다. 나는 숨을 크게 몰아쉰 뒤 코치님을 단숨에 안아 올렸다.

"이제 앉았다 일어났다 세 번 해 봐."
드는 것도 모자라 앉았다 일어나기까지 하라니 말문이 막혔디만 분위기상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내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음, 순발력도 좋고, 힘도 좋고, 유연성도 이만하면 됐고 합격!" (으랏차차 뚱보 클럽, 32~33쪽)

 

 

십인분이라 불리는 초등학교 5학년 고은찬, 몸무게 79킬로그램, 햄버거는 큰 걸로 세 개는 기본, 피자는 라지 한 판, 치킨은 한 마리, 몇 끼 굶었다 싶은 땐 삼겹살 십인분쯤은 한 번에 먹어 줘야 '배가 좀 파는구나.' 싶은 아이. 먹는 거 뿐 아니라 힘도 좋아서 1대 10의 줄다리기에서도 단숨에 이겨버린 아이다. 아무리 뚱보래도 또래 아이들 10명과의 줄다리기를 이길 수 있을까? 작가는 비슷한 경우를 실험을 해봤을까? 딴지를 걸고 싶었지만, 당당한 뚱보를 살겠다는 선언이 좋아서 작가도 좋아졌다.^^

 

은찬이와 엄마가 어떤 우여곡절을 거쳐 당당한 뚱보로 거듭나는지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100킬로에 육박하는 아빠를 둔 우리 딸들은, 어떤 위험에 처했을 때 아빠가 우리를 구하지 못할거라는 현실을 인정하며 스스로 자기 몸을 지켜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대체로 뚱보들은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고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뚱보라서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고, 장점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뚱보라서 주눅들었거나 속이 상할 뚱보 가족들과, 뚱보를 향한 사회적 편견에 동참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는 성숙한 인간미를 갖기 위한 독자들은 일독을 권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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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6-2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하면 5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