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동네 1 창비아동문고 212
김남중 지음, 류충렬 그림 / 창비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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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옆 동네>는 2004년 ’제 8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에 일어났던 이리역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건과, 80년 5월 광주를 한 줄로 꿰어 기찻길 옆 동네에 사는 가난한 이웃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작가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 보자.


김남중 작가는 대학 4학년 때,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뜨거움에 시험공부도 제쳐두고 첫 작품으로 동학혁명을 다룬 <황토>를 집필했다고 한다. 그 후 <덤벼라, 곰>으로 2004년 제5회 '문학동네 어린이상'을, <기찻길 옆동네>로 2004년 제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부분 대상'을, <자존심>으로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단행본 20여권을 집필한 독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작가로 빛고을 광주에 산다.

2007년 11월 30일 광주대에서 있었던 이금이 작가 강연회에서, 김남중 작가를 처음 뵈었다. '주먹곰을 지켜라' 리뷰에 무등산 이야기를 했는데, 작가님은 내가 쓴 리뷰를 읽고 무등산 얘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잠간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2010년 6월 9일 중학교독서회에 작가님을 초청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지역도서관 초청강연에서 두어번 더 뵈었으니 나름 도타운 인연이다.^^

  

작가님은 강연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5월 광주를 얘기할 것인가? 어느 선까지 알려줘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는 독서회원 질문에 -->"글을 쓰는 사람은 옳은 것을 생각하고 쓴다. 광주를 소재로 쓰면 출판사도 부담스러워하고, 독자들도 편치 않게 받아들여 아이들에게 사주길 꺼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써야 된다면, 내가 써야 되지 않겠나... 서른 살 이전에 공들였던 것들에 대해 정리하고 싶어 '기찻길 옆동네'를 썼다. 그 전에 단편으로 쓴 <살아 있었니>에 수록된 '멈춰버린 시계'와 <하늘을 날다>에 수록된 '얼마 안 남았다'는 '세계작가축제'에서도 낭송했다. 5월 광주는 아이들에게 작품으로 말하는게 좋겠다."했다. 작가님과의 인연을 자랑 했으니,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리역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건은 우리 세대에겐 ’이리역 근처의 삼남극장에서 공연하던 하춘화를 들쳐 업고 뛰쳐 나왔다는 이주일씨’ 이야기로 기억한다. 2009년 8월 군산 갈 때 익산역(예전 이리역)에서 환승했는데,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더 찬찬히 살펴봤을 텐데, 그 땐 이 책을 읽기 전이라 살펴볼 생각을 못했다. 익산은 폭발 이후 30년의 발전을 앞당겼다고 한다. 

이 작품은 이리역 폭발사건의 피해지였던 현내마을 교회에 서경아버지 이준행 목사가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모두가 떠나고 싶어하는 마을, 떠나면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그 가난한 마을에 찾아 들어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고 야학을 연다. 선학이네 아랫채에 세든 서경이는 마을 아이들과 함께 놀지만 야무지고 당찬 아이다. 마을 무당집 아들 이오는 목사가 오고 굿거리가 줄었다고 투덜대는 어머니의 등쌀에 마을 꼬마들을 폭력으로 제압하려 든다. 서경이는 이오의 폭력에 맞서 구름다리 교각 위에서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버티면, 아이들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는다. 하지만 서경이는 교각 아래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승제와 선학이는 끝내 말리지 않았던 자신들이 부끄러워 말하지 못한다. 

서경의 다리 수술을 위해 장모님께 목돈을 얻으러 갔던 이 목사가 돌아오던 날, 이리역 폭발사고로 현내 마을은 온통 쑥대밭이 되고 교회는 허물어졌다.  이 목사는 갈등 속에서 서경이의 다리 수술보다는 교회를 다시 짓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그 돈을 도둑맞고 펑펑 눈물을 쏟은 이 목사는 결국 광주로 돌아온다. 목수로 일하던 선학이 아버지는 이리 건설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건축주에게 돈을 떼이고 폐인처럼 지내다 이 목사의 주선으로 광주로 살러 온다.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5월 광주를 예견하지 못한 이들은 다시 광주에서 뭉친다.

이들의 삶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들은 알지 못했다. 이리역 폭발사건으로 폐허가 된 현내마을 사람들의 피폐한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편치 않다. 그런데 다음 이야기는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이야기한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권력자들이 봉인하려해도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알기 위해 2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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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4-1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저 역시도 이리 폭발사고하면 이주일과 하춘화밖에 생각날질 않아요ㅜ.ㅜ

순오기 2012-04-13 11:16   좋아요 0 | URL
같은 세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