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구 할래? 내책꽂이
수지 모건스턴 지음, 클로드 K. 뒤부아 그림, 김영신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지 모건스턴의 사랑스런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나랑 친구 할래?>에도 쏙 빠져들 만큼 공감을 불러온다. 그림도 마치 쌍뻬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파리에서 살다 시골생활을 동경한 부모님 때문에 전학을 하게 된 마리의 단짝 찾기는, 실망과 외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마음에 쏙 맞는 단짝을 찾는 해피엔딩이다. 이렇게 마음이 딱 맞는 단짝은 어린이 뿐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 책은 어린 독자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이 꼭 봐야 될 거 같다. 자녀의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일인데도 아이 생각은 알아보지도 않고 부모 맘대로 결정하는 횡포(^^)를 저지른 부모라면 특히...

 

엄마 아빠는 시골에 와서 무척 행복했다. 그래서 마리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엄마 아빠의 착각이었다. 마리는 지금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11쪽)

 

전학은 아이의 인생에 엄청난 폭풍이고 충격이다. 나도 중학교 2학년 때 촌에서 도회지로 전학하고 적응하기까지 많이 외롭고 힘들었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경험을 시키고 싶지 않아, 집을 팔고 이사하자는 남편의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사하고 전학하는 일에 겁을 내기도 했고...

 

쉬는 시간이 되었지만 마리는 같은 반 여자애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았다. 마리에게 말을 거는 아이도 없었다. 점심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12~13쪽)

 

전학생이 반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서기도 어렵지만,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그 막막함이란... 전학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마리의 상황과 심정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나도 몇 날 며칠 기다리다가 마음에 드는 아이에게 친구가 되고 싶다고 쪽지를 보냈는데, 보기좋게 거절당했을 때의 그 참담함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리다. 내면의 아이는 성장하지 않은 채 그때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마리는 자신을 외롭게 만든 엄마 아빠에게 화가 났지만, 더 이상 외톨이로 있지 않겠다고 씩씩하게 친구 찾기에 나선다. 스무 개의 질문을 만들어 반 아이를 한 명씩 자신이 준비한 방석에 초대해 대화를 나눈다.

 

   

 

방석으로 초대한 아이들에게 스무 개의 질문을 다 하지는 못하지만, 단짝을 찾기 위한 마리의 질문은 꽤 의미가 있다.

 

1. 케찹이 좋아, 마요네즈가 좋아?

2.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아, 듣는 것이 좋아?

3. 단짝 친구가 있니?

4.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좋아,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가 좋아?

5. 고민이 있니? 제일 무서운 게 뭐야?

6. 친구랑 싸운 적이 있니?

7. 너랑 비슷한 사람이 좋아, 너랑 정반대의 사람이 좋아?

8. 용감하게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할 수 있니?

9. 친구가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할 수 있니?

10. 수다를 좋아하니?

 

...... 나머지 10개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라.^^

마리는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방석도 빌려준 이웃의 오르탕스 할머니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오르탕스 할머니는 친구란 어떤 사람인지 구체적으로 답해 주시며, 당신은 마리를 돌봐주는 대가를 받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단다. "친구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친구란 말야, 함께 웃고 놀고 쇼핑하고 비밀을 터놓고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이지. 상대방이 힘들 때 기꺼이 도와주고, 슬플 때 진심으로 위로하며 두 팡를 벌려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이지, 너의 얼굴에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해 주고, 때로는 기쁨의 눈물로 흘리게 하고 네가 발전하도록 자극을 주기도 하는 사람이지."(63쪽)

 

 

 

마리는 더 이상 친구를 방석에 초대하지도 않았다. 왈칵 눈물이 쏟아져 고개를 숙인채, 운동 한 귀퉁이에 서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쳐다 보았고, 그냥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을 만큼 외롭고 힘들 때... 마리의 책상 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다.

 

 

마리는 쪽지를 보낸 나탈리와 친구가 되기 위해 스무 개의 질문을 했을까? ^^

 

우정은 고양이 걸음과 같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다오기 때문이다. 우정에는 질문이 필요하지 않다. 굳이 답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우정이다.(71쪽)

 

친구란 어떤 존재이며 우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 나는 친구에게 어떤 존재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사랑스런 동화책이다. 부모와 자녀들이 같이 읽고, 친구들과도 돌려 읽어도 좋을 아름다운 이야기, 전문가가 추천하는 2월의 책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2-02-27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학년 출발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딱 어울리는 책이네요.

순오기 2012-03-01 01:42   좋아요 0 | URL
새학년이 되면 단짝을 만나기까지 아이들의 탐색전이 벌어지겠죠.^^

2012-02-29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3-01 01:43   좋아요 0 | URL
님도 전학해서 안 좋은 기억이 있군요.ㅜㅜ
답글, 문자 확인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