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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ㅣ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장맛철에 읽으면 딱 좋을 사랑스런 환타지, 우리 어릴 때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가? 갑자기 3~40년 전으로 거슬러 추억을 더듬는 부작용이 따르지만... 이세 히데코의 그림이 곁들여진, 따뜻한 감동에 찡해지는 동화다.
"같이 등교하는 아이들하고 여름방학 때 다 함께 놀기, 한 번 이상' 이라는 방학 숙제을 내 준 선생님은, 하이타니 겐지로의 현신이 아닐까? 이런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이 부럽다, 부러워! 덕분에 우리는 열 명의 아이들이 소곤대는 비밀 얘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됐고. ^^
나이가 서로 다른 아이들이 섞여 노는 건 아주 좋은 일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진 선생님, 우리 아이들 학교에도 있을까? 그런 선생님을 만난다면 정말 복받은 아이들이다.
초등 2년부터 중 1까지 야구를 하다 비를 피해 미끄럼틀 터널로 들어간 아이들은, 비가 그칠 때까지 돌아가며 자신만의 신기한 비밀을 털어 놓는다. 비밀에 싸인 아마모리 씨는 키가 크고 안경을 끼고 담배 파이프를 문, 누가 인사해도 입도 뻥긋하지 않는 이상한 사람이다.
아파트 발코니 사람들의 꽃의 왈츠를 지휘한 데루오. 아파트 403호에서 바다를 만난 이치로. 그 바다에서 소년과 보트를 탈 때 썼던 밀짚모자를 갖고 있는 교코. 공원 연못 속의 말하는 메기와 친구가 된 소노미. 숨바꼭질하다 숨은 동무를 찾아 온 아이와 청띠제비나비를 본 지로. 하늘에 하얀 선을 그으며 나는 비둘기를 본 다이스케. 외로운 밤 그림자와 악수하고 손 흔들었던 유키. 노란 종이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 노부코. 초콜릿 선물을 받은 사치에. 아마모리 씨가 오늘 밤 이사간다는 걸 알아낸 가쓰지까지...
아이들이 풀어 놓은 비밀 이야기 속에, 꼭꼭 등장하는 아마모리 씨~ 어쩌면 진짜 마법사일지도 몰라! ^^
아이들의 신비한 체험은 아마모리 씨가 진짜 마법을 부린 걸까? 늘 어디선가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보던 아마모리 씨는 왜 이사를 가는지...
아이들이 아마모리 씨를 위해 준비한 작별 의식은 감동의 절정이다. 아~ 사랑스런 이야기가 그리워지는 날,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콩닥콩닥 두근거리는 유년기로 돌아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