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천재 클레멘타인 동화 보물창고 26
사라 페니패커 지음, 최지현 옮김, 말라 프레이지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전작 '몰입 천재 클레멘타인'으로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을 수상한 사라 페니패커의 클레멘타인 후속편이다. 몰입 천재 클레멘타인도 재밌었지만, 이 책은 그보다 조금 더 재밌다.^^ 3학년 클레멘타인처럼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깔깔거리며 자기도 뭔가 잘하는 게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3학년이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난 이쪽으로는 정말 운이 좋아요. 놀라운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서 언제나 팡팡 터지거든요. 좋은 생각들을 얻기 위해 일부러 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죠.(26쪽)   
"무슨 말이니, 클레멘타인? 넌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야!"(42쪽) 
"넌 수학을 잘하잖아. 그리고 대단한 화가이기도 하지, 또, 넌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시각에서 사물을 보는 걸 정말 잘해. 넌 어떤 일을 알아내는 데 여왕이야. 호기심이 많아서 가장 재미있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그러고 넌...... 넌 감정이입을 잘해." (43쪽)  
갑자기 나는 감정이입이 되었어요! 아빠가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었거든요. 아빠가 나를 돕지 못하면 아빠는 슬퍼할 거예요. 나는 아빠를 향해 활짝 웃고는 아빠도 감정이입이 될까 봐 얼른 안으로 들어갔어요. 감정이입이 되면 아빠도 내가 어떤 기분인지 알아버릴 테니까요.(45쪽)

우리의 주인공 클레멘타인은 요렇게 사랑스런 아이다.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잘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질문해서 답을 얻고 싶어한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클레멘타인처럼 행동한다면 문제아 취급을 받겠지만, 책 속의 담임선생님이나 교장선생은 있는 그대로의 클레멘타인을 인정해 준다. 역시 천재성을 발휘하는 아이를 알아보는 건, 좋은 선생님들이 편견을 갖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는 교육환경이다.  

 


재능발표회에 한 가지도 선보일 게 없는 클레멘타인의 고민에 감정이입한 아빠는 클레멘타인은 잘하는 게 무척 많은 아이라고 격려하지만, 클레멘타인 스스로 확신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무대공연에 동참할 장기를 찾아, 자뻑공주 마거릿한테 탭댄스도 배우지만 만만치 않다. 게다가 아파트 지하층 사무실에 있는 24개의 맥주병 뚜껑을 따서 운동화 바닥에 강력 접착제로 붙여 탭댄스 소리가 나게 만든 천재다.ㅋㅋ  



멀쩡한 운동화가 못 쓰게 됐으니 엄마랑 같이 사러 갔는데~ 클레멘타인은 결국 매장에 있는 모든 운동화를 신어 보고서야 맨 처음 골랐던 것으로 낙찰을 봤다. 클레멘타인은 물건을 잘 고를 수 있지만, 문제는 뭔가를 골라야 한다는 게 다른 것 백 가지를 고르면 안된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ㅋㅋㅋ  

클레멘타인은 별별 궁리를 다 해봤지만 재능발표회에 아무 것도 공연할 수 없었다. 하지만 클레멘타인의 장점을 찾아 낸 교장선생님은 재능 있는 무대감독으로 데뷔시킨다.  
"넌 집중을 잘해. 클레멘타인, 수업에 늘 집중하는 건 아니지만, 넌 내가 알고 있는 어느 누구보다도 상황 파악을 잘 하거든. 오늘밤 나한테 필요한 게 바로 그거란다."(113쪽)  

자신 없어 하던 클레멘타인은 마치 준비된 감독처럼 모든 위기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했다. 예정에 없던 별별 일이 다 생겼지만 - 재주 넘기를 하다가 무대 아래로 떨어진 아이들, 피아노 연주를 할 쌍둥이가 긴장해서 토하고, 수위 아저씨가 무대를 닦을 동안 목소리가 큰 시드니를 커튼 앞에 세워 시를 낭송하게 하고 - 관객들은 모두 대본에 있는 공연인 줄 알았다.^^   



클레멘타인이 없었다면 절대로 공연이 성공할 수 없었다는 교장선생님의 칭찬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클레멘타인은 부끄러우면서도 흐뭇한 마음으로 무대에서 박수를 받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낀다. 교장선생님은 클레멘타인이 '임시 선생님은 있는데, 왜 임시 학생은 없나요?" 라고 했던 질문에 답을 주신다. "클레멘타인, 너를 대신할 수 있는 아이는 없거든, 넌 너니까!"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만, 자신의 재능을 아름답고 빛나게 하는 것은 자신감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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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5-17 0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군요.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요 ...
몰입천재, 예능천재 ... 출판사에서도 정말 고민스러웠겠지만, 제목은 뭔가 좀 아쉬워요. ^^;

순오기 2010-05-19 05:58   좋아요 1 | URL
클레멘타인 같은 아이가 우리 교실에 있다면... 그 가치를 찾고 인정해 줄 선생님이 얼마나 계실지...

마노아 2010-05-17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보물창고에요. 좋은 책 소개해줘서 감사해요.^^

순오기 2010-05-19 05:58   좋아요 0 | URL
재밌게 볼 수 있는 책, 우리 교육현장과 비교되는 책...

같은하늘 2010-05-20 0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아이 담임선생님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세상엔 정말 별별 선생님이 계시더군요. -.-;;

순오기 2010-05-21 14:38   좋아요 1 | URL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와 엄마의 행불행이 좌우되지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