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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새 옷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93
엘사 베스코브 글 그림, 김상열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부모를 조르기만 하면 무엇이나 뚝딱 얻어내는 요즘 아이들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옷은 백화점에서 사는 것이라고 아는 아이들에게, 한 벌의 옷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고하고 여러가지 과정을 거치는지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짧은 몇 줄의 글과 간결한 그림으로 이렇게 많은 걸 알려주는 그림책을, 정녕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입던 옷이 작아진 펠레는 옷 한 벌을 얻기 위해 자기가 키우는 양의 털을 깎았다. 하지만 양털만 있다고 옷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펠레는 양털을 실로 만들 줄 모르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펠레는 할머니가 양털을 곱게 빗기는 동안 할머니의 채소밭에서 일했다. 물물교환처럼 서로 노동을 교환하는 것이다.^^
곱게 빗겨낸 양털을 물레로 자아 실로 뽑아야 한다. 외할머니가 양털을 실로 뽑는 동안 펠레는 할머니 목장에서 일했다.
길게 뽑은 실에 멋진 색깔을 물들이기 위해 페인트 아저씨에게 부탁했지만, 페인트로는 옷감에 물들일 수 없단다.
펠레는 아저씨가 가르쳐 준대로 작은 배를 타고 나가 물감을 사와서 손수 물들였다. 오호~ 옷 한 벌을 얻기 위한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군!
파랑색으로 곱게 물들인 실을, 어머니가 베틀에 걸어 천으로 짜는 동안 펠레는 동생을 돌봤다.
어머니가 짠 천을 재단사 아저씨가 펠레의 몸에 맞게 옷으로 만드는 동안 펠레는 마른풀을 거두고 돼지에게 먹이도 주고 장작을 날라야 했다. 구경하던 재단사 아저씨네 아이들도 같이 거들었다.
펠레는 일요일 아침 새옷을 입고 양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물론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고... 저 뒤에서 지켜보는 분들은 펠레의 옷이 만들어지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다.^^
은은한 색감으로 멋진 그림책을 만든 엘사 베스코브는 자기 아들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100년 넘도록 세계에서 사랑받는 그림책의 주인공인 그 아들은 얼마나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