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와 함께한 하루
이봉 브로쉬 지음, 안수연 옮김, 김수길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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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와 에밀리의 환상적인 우정을 그린 매력적인 이야기다. 더불어 친숙한 모네의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정말 이런 일이 있었을까? 아니 이런 일이 실제 있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싶을 만큼 이야기에 몰입되어 눈시울이 젖었다. 

어느 날 에밀리의 비밀연못에 흰 수염 할아버지가 있었다.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집에 가서 그림을 그리는 열두 살 에밀리와는 다르게 아름다운 순간을 현장에서 그리는 할아버지는 누굴까? 에밀리는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에밀리의 아름다운 연못을 그리기 위해 천국에서 온 클로드 모네라고 소개했다. 



에밀리는 모네 할아버지가 그린 그림을 보는 순간 진짜 화가임을 알았다. 그리고 모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가장 아름다운 색채는 네 눈에 보이는 색채가 아니라 네가 정성껏 다시 만들어 보는 너의 색채란다. 아름다운 이 연못에서 네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으며 네가 만들어 내는 것이지. 새들의 노랫소리처럼, 네가 정말 좋아하는 천국의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야. 이해하겠니? 그렇지만 내 흉내를 내면 안 돼." (37쪽)

에밀리는 어린애 취급하지 않고 당당하게 화가로 인정해주는 모네 할아버지가 좋았다. 모네를 만나고 돌아온 에밀리는 식구들에게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모네는 이미 오래 전에 죽어 교과서에 나오는 화가라는 사실만 인정할 뿐. 상처 받은 에밀리는 입을 다물어 버리고... 모네 할아버지가 말한 태양이 아름다운 시간, 아직은 모네 할아버지가 있을 거 같아 비밀연못으로 배를 저어 갔다.  



다시 만난 모네 할아버지는 자신은 물론 죽었지만 고약한 유령은 아니라고 말한다.^^ 

"캔버스 위에서 색채와 빛을 만들어 내는 기쁨을 진정으로 맛보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를 이해하기가 어려워. 너도 알겠지만, 난 오랫동안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단다. 내가 아틀리에를 벗어나 자연 한가운데에서, 누구나 쓰던 가루 물감 대신 발명한 지 얼마 안 된 튜브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지. 너도 생각해 보렴, 더군다나 난 배 위에서 그림을 그렸잖니?" (63쪽)

에밀리는 모네 할아버지와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헤어질 시간이다. 모네 할아버지는 하늘 위 천국으로...  

"이제 다시는 할아버지를 만날 수 없나요?"
"귀여운 아가씨,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제 다시는 서로 얘기하지 못하는 거죠?"
"에밀리, 그건 알 수 없단다. 계속 그림을 그리려무나. 약속할 수 있지? 이렇게 멋진 시간을 보내게 해 주어서 고맙구나. 그리고 이따금 날 만나러 오렴." (64쪽)

하지만 모네 할아버지는 에밀리의 질문에 어디서 만나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에밀리는 미술관 제 3 전시실 <선상 아틀리에>, 모네가 센 강에 띄운 배 위에서 그림을 그리는 자신을 그린 그림 앞에서 모네를 다시 만났다. 미술관장 루이즈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눈물 흘리던 에밀리의 말을 진심으로 믿었고... 모네와 함께 있으라며 자리를 비켜주고 돌아서는 그녀의 귀에 프랑스 억양의 굵고 낮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맙습니다, 부인."



인상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클로드 모네, 인상파 화가들이 처음으로 그림을 선보였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물감을 마음대로 짜 놓은 것에 불과하다, 어린아이 그림 같다는 등 제대로 된 그림이 아니라는 혹평을 받았다. '인상파'라는 말도 한 미술 기자가 모네의 그림 <인상, 해돋이>라는 제목에서 인상이란 말을 따와 모네와 함께 어울리는 화가들을 비웃듯이 부른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선상 아틀리에>는 미국 반스 재단이 소장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 작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모네와 함께한 하루'는 바로 그 곳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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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3-15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리뷰는 언제봐도 책을 사고 프고 읽고 프게 만들어요^^

순오기 2010-03-17 00:06   좋아요 0 | URL
다 사서 볼수 없으니 도서관을 애용해야지요.^^

2010-03-15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3-17 00:06   좋아요 0 | URL
내가 이젠 작은 글씨 보기가 힘든 나이라 민감하게 느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