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턴 동물 이야기 2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윤소영 옮김 / 사계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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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턴 동물이야기2에서 은여우 도미노의 생존기는 진정 강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개보다 빨리 달려 피난처에 돌입한 13승의 달리기 선수 멧토끼 워호스는 영원한 자유를 얻는다. 편지를 전달하는 비둘기(전서구) 중에서 가장 빠른 ‘아녹스 2590C'는 진정한 영웅이었다. 달빛 아래 춤추는 요정 캥거루 쥐는 정말 사랑스런 캐릭터다. 야생동물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고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 하나를 뽑을 수 없을 만큼 모든 이야기가 재미와 감동이 넘친다.
  

일제고사로 학교 간 서열을 가르고 한줄 세우기에 올인 하는 우리 교육현실을 보면,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교육인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도 어렵지만, 각자의 관심과 적성에 따라 360도 방향으로 뛰어야 할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운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우리 교육문제를 생각하며 어린이들의 관심분야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시턴 동물이야기를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최근 노원구청의 아기 호랑이 전시가 언론의 이슈가 되었다. 행동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아기 호랑이들을 가로, 세로 2~3m의 아크릴 상자에 가둬놓은 것이다. 비상식적인 행동 자체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을 분노케 한 것은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아이들의 동물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노원구청의 변명이었다. 좁은 상자 안에 갇힌 아기 호랑이를 보며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한 순간의 호기심은 채웠을지언정 자연과 함께 올바로 사는 법을 배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정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면 감금된 아기 호랑이 관람이 아니라, 자연속의 야생동물을 관찰 기록한 ‘시턴 동물이야기’를 추천한다.


100년도 전에 쓰인 시턴의 동물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동물들을 가두어 놓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관찰한 게 아니라 자연 속에 찾아들어 동물과 ‘마주보며’ 작성한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턴의 동물이야기는 실제 존재했던 동물들의 이야기를 날것 그대로 보여 준다. 야생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려준다. 늑대, 코요테, 여우, 개, 토끼, 비둘기 등, 시턴 동물이야기 속의 동물들은 인간 못지않은, 혹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략과, 우정, 사랑, 의리를 보여준다. 시턴이 들려주는 처절하지만 숭고한 동물들의 삶에 빠져들면 어느새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은 사라지고 대등한 존재로서 동물들을 바라보게 된다.


모두들 미래를 위해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최재천 교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고, ‘알면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람 뿐 아니라 동.식물의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면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 ‘어떻게 알 것인가’를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턴이 본 것은 ‘갇힌 호랑이’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놓았던 늑대 덫에 걸려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리면서 비로소 덫에 걸린 늑대의 기분을 이해했고,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함께 살아가는 대등한 존재로 동물을 바라보는 시턴 동물이야기를 읽으면 동물에 대해 바르게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 무언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시턴 동물기’와 ‘파브르 곤충기’는 자연 기록기의 양대 산맥이다.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1860~1946)은 화가가 되기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술을 공부했지만, 결국 자신이 원했던 박물학자와 동물학자가 되었다. 영국 사우스실즈에서 태어났으나 여섯 살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사했고,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자랐다. 그는 화가였고 작가였으며, 뛰어난 사냥꾼이기도 했다. 환경보호주의자로 인디언 문화운동과 보이스카웃을 발전시켰고, 삽화를 직접 그린 ‘시턴 동물기’를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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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계절 즐거운 책읽기, 순오기가 추천하는 책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3-25 11:57 
    사계절출판사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사계절 즐거운 책읽기>2010년 봄호가 나왔다.  청소년 대상의 1318 북리뷰도 같이 나왔다. 어제 우리집에 도착한 선물보따리! ^^     2010년 봄호에는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이 책>이라는 코너가 신설됐는데, 바로 순오기가  추천한 책이 소개되었다. 요렇게~ ^^     
 
 
비로그인 2010-02-0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리뷰를 읽고서 홀리스 우즈~와 시턴 동물기를 아이에게 사줄 작정을 했어요. 그러면서도 공부와 관련된 책이 아니라 잠깐 망설이게되는 현실이라니...

순오기 2010-02-04 22:26   좋아요 0 | URL
모든 엄마들의 이중성이죠.ㅋㅋ
시턴동물기는 과학적 지식도 얻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