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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놀이터, 자연과 놀자 ㅣ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10
이어령 지음, 허현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0월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시리즈 10권 '상상놀이터, 자연과 놀자'에서는 생각과 상상력을 키우는 지혜를 자연에서 배우게 한다. 눈 앞에 보이는 것만 아는 사람들이 넓게 보는 법을 배우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발전하는 세상을 보면 사람만큼 대단한 존재도 없는 것 같다. 눈부신 발전도 결국은 자연에서 얻은 지혜라고 열개의 마당으로 나누어 들려준다.
첫 번째 마당, 건강한 경쟁은 나를 키우는 힘! 애리조나 초원의 사슴들이 평화롭게 살도록 늑대를 죽였을 뿐인데, 개체수가 늘어난 사슴들로 초원은 사막이 되어 결국 사슴도 죽게 되었다. 늑대의 잔인한 행동도 서로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지구에 사는 생명체라면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없으면 깨닫지 못한다.
두 번째 마당, 저마다 잘할 수 있는 일은 다 달라. 개미와 매미의 역할이 다르기에 한쪽만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없다고, 이솝우화와 라퐁텐 우화를 비교해 설명하는데 공감이 됐다. 부정적인 의미로 규정지어진 박쥐는 어느 쪽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 좋은 협상자자 될 수 있다는 것, 뒤집어 보고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단점이 장점이 되고 필요없는 것이 곧 유용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참치와 개복치처럼 특성에 따라 생존방법이 다르고, 개와 고양이도 타고난 조건에 따라 생존전략이 다르다고 한다. 작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 가라고 깨우쳐 준다.
여섯 번째 마당, 아름다운 것도 필요해. 제비의 긴꼬리와 공작 꽁지의 동그란 무늬는 살아가는데 아무 쓸모가 없지만, 실용 가치는 없어도 아름다움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 세상에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모기라고 생각하지만, 모기가 피를 빨아 먹는 기술에서 첨단과학을 배울 수 있다는 것. 불로장생 뿐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따르며 고결한 성품을 지닌 십장생(해, 산, 물, 구름, 바위, 소나무, 거북, 학, 사슴, 불로초)의 세상을 그리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 했던 조상들의 마음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정신세계라고 한다.
이어령 선생님이 조목조목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쉽고 설득력이 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바꿔 생각하고,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는 우리의 길을 밝혀주는 스승이고 교과서로 마음에 새겨두라고 당부한다. 책 속의 책에서는 '나의 작은 동식물 사전'으로 신비한 능력을 지닌 동식물 이야기를 추가했다.
참말인지 거짓인지를 구별하는 식물, 태양빛으로 스스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식물, 2천년이나 된 씨앗에서 싹을 틔운 대추야자, 화산과 쓰나미 등 인간은 알 수 없는 재앙을 감지하고 대피하는 동물들의 예지력. 암을 냄새로 알아내는 개 등,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과 지혜를 배워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대한민국 생각대통령이라는 이어령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자연 속에서 생각과 상상력을 키워 줄 지혜를 찾아낸다면 우리 아이도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가 될 수 있겠지, 반짝 기대감이 차오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