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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싸울까? ㅣ 평화를 배우는 교실 시리즈 1
이와카와 나오키 지음, 모리 마사유키 그림, 김규태 옮김 / 초록개구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인들이 평화를 주제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평화를 배우는 교실' 시리즈로 모두 다섯 권이다.
사람은 두 주먹 불끈 쥐고 태어나 일생을 싸우다가 돌아가는 동물인지도 모른다. 가정에서 형제의 다툼으로 시작한 싸움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또 다른 싸움으로 뻗어나간다.
인간의 삶이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싸움의 연속이라면 너무 고단한 인생일까? 개인의 크고 작은 다툼이 민족과 국가로 확장되면 전쟁이 된다. 평화를 꿈꾸면서 사람을은 왜 싸우는지 이 책 속엔 해답이 있을까?
시와 그림으로 전쟁과 펑화에 관련된 용어의 개념을 이해시키며, 평화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를 담았다. 어떨 때 평화롭다고 느끼는지, 평화는 어떤 색이고, 평화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며, 폭력과 평화는 무엇인지, 어떨 때 싸움이 일어나고, 정말 싸우면 안되는지 궁금한 것들을 풀어가며 평화를 배운다.
초등생에게 언제 평화를 느끼는지 물어봤더니, 엄마가 잔소리하지 않을 때, 내 맘대로 할 때, 뒹굴뒹굴 책 읽을 때,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접기를 할 때, TV보고 컴퓨터 할 때, 맛있는 거 먹을 때... 등등 아이들이 느끼는 평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다.^^ 어른이 느끼는 평화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책에서는 어떨 때 평화를 느낀다고 했을까?
내가 평화롭다고 느낄 때는
늦잠을 자도 될 때, 핫케이크를 먹을 때, 그림을 그릴 때, 노래를 부를 때, 걱정거리가 없을 때, 조마조마하지 않을 때,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때, 누가 내 걱정이나 고민을 들어줄 때, 잘못했다고 사실대로 말하고 났을 때...... 책에서 보여주는 평화를 느낄 때는, 역시 몸과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거나 마음의 짐이 없을 때라고 나온다.
평화는 어디에 있을까요?
나라와 나라 사이에, 민족과 민족 사이에, 지역과 지역 사이에, 집단과 집단 사이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아이와 어른 사이에, 여기 있는 나와 어디엔가 있을 여러분 사이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있어요.
싸움은 어떨 때 일어나는 걸까요?
먹을 것이 없을 때, 마실 물이 없을 때, 살 집이 없을 때,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때, 차별을 당할 때, 자존심이 상할 때, 사랑받지 못할 때, 이해받지 못할 때,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을 때, 같은 것을 서로 가지려고 할 때, 가치관이 다를 때, 소중한 것을 서로 지켜야 할 때.... 싸움을 일으키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지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요즘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거칠것 없이 폭력이 보여진다. 사람이나 동물을 해치는 장면이 여과없이 보여져, 폭력에 거부감없이 길들어 버린다고나 할까? 그래서 어린이들 세계에서도 자연스럽게 폭력이 발생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폭력의 문화가 퍼져나갈 때 평화의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문제도 폭력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다해도 의견을 나누며 조정하고 타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구나 밑바탕에 같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면 금세 해결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전쟁중일 때, 팔레스타인 남자가 물에 빠진 이스라엘 아이를 구하고 죽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은 굶주려야 될 형편이었다. 이스라엘 신문기자가 이 사건을 기사로 써서 '남겨진 가족들은 굶주려도 되는 것일까?' 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사람들은 민족이나 종교나 국가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서로 적으로 삼지만, 인간존엄의 보편적 정서는 울타리를 넘어 사랑으로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이 맞붙어 싸우려고 할 때, 옆에 있는 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다.
그냥 지켜본다, 둘 사이에 끼어든다. 양쪽 말을 다 들어 본다. 보고도 모르는 척한다. 더 싸우라고 부추긴다. 한쪽에게 무기를 준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싸운 뒤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걸 그림으로 보여줘,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어린이들도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평화는 모두가 싸움의 상처를 아는 것!
따돌림은 끝나도 따돌림당한 아이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는다.
폭력은 끝나도 폭력을 당한 사람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는다
전쟁은 끝나도 물에는 오염 물질이, 땅에는 지뢰가,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남는다.
폭력은 한 순간이라고 하지만 폭력으로 입은 상처를 낫게 하려면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싸움 때문에 다친 사람의 상처를 모두가 알아가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길이다.
싸움이 끝나도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라고 조용히 들려준다.
책을 읽으며 마음 속에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면서 평화를 만드는 길을 찾도록 돕는다. 어린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자라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 달라진다. 어린이들이 평화를 배우기에 좋은 길잡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