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엄마가 몰랐어
크리스티안 뤼드케 지음, 윤혜정 옮김 / 오마주 / 2009년 1월
품절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해'라는 말은 수없이 하지만 '미안해'라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한다. 그래도 아이가 어릴 때는 잘 하는데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와 갈등을 겪게 되면 정말이지 '미안해'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표현되지 않은 마음은 오해를 낳고 끝내 골이 깊어 심각한 경지에 이르는 상황도 겪는다. 그래서 부모도 '미안해'라고 말하는 걸 주저하면 안된다. 그런 상황을 그림책으로 어떻게 풀었을지 궁금했는데 의외로 글밥이 많아 아이보다 어른을 위한 책인 듯. 이 책에 등장하는 모두를 불러 한 자리에서 기념촬영!^^

책을 읽기 전에 등장인물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아이들의 고민과 걱정거리들을 더 잘 이해하고 부모님과 함께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고 밝혀 놓았다. 친절도 하셔라~ ^^

다섯 개의 제목으로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겪게 될 마음의 갈피를 들려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평면 그림이 아닌 클레이라서 입체감도 살아난다. 첫번째 이야기 '눈 감고 손 내밀어 봐'에서는 주는 것과 나누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다룬다. 엘리스가 키우는 강아지 세 마리와 친구 다나가 산책을 갔는데, 피크닉 바구니에 가져온 간식을 나눠주지 않는 다나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나눠주는 걸 싫어하는 아이에게 무조건 나눠주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지혜로운 해결은 어떤 것일까? 어른의 강요에 마지못해 나누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 나누는 기쁨을 알게 하려면, 눈 감고 손 내밀어 봐~ ^^

'그럼 내 생일에 오빠를 초대하지 않을 거야!' 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일지 감이 잡힌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부모가 가장 속상할 때는 역시 형제간에 티격태격하는 것, 바로 형제간의 질투와 다툼에 대한 얘기다. 동생을 본 큰애들이 겪게 될 마음을 알아주고 존중해주는 것이 해답 아닐까?

'깜깜한 밤의 눈물'은 아이들의 분노와 슬픔, 부모님께 갖고 있는 안좋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들려준다. 그런 불안은 잠자리에서 눈물이 되어 침대에 지도를 그린다.ㅜㅜ동생을 봤거나 부모가 헤어졌을 때, 환경에 변화가 생겼을 때 아이가 감정을 자연스레 표현하는지 살펴봐야 할 듯...

'해님은 자전거가 없지만 같이 따라 올 거야'에서는 이사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 한다. 익숙한 것들과의 헤어짐, 새로운 것과 사귀어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바람직하다. 가족이 둘러앉아 회의를 할까? 서로의 생각은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마에서 눈물이 나네'에서는 소냐의 '특별한 손(손가락이 붙어서 태어남)'으로 장애와 놀림에 대한 이야기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가 가진 특별한 능력을 찾아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할 듯.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으니까.

다섯 개의 이야기가 끝나면 '부모가이드'를 두어 조언한다. 부모라고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 더구나 아이의 불안과 걱정이 왜 생겼는지를 깨닫기는 쉽지 않다. 아동 청소년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부모가 알아야 할 아이들 심리와 문제 해결방법을 잘 설명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같이 보기엔 상황 설명이 좀 길어서 난감할 듯. 엄마가 충분히 숙지하고 자기들의 상황에 맞는 이야기로 바꾸어 들려준다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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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1-0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형들이 예뻐요. 노아의 방주를 탄 동물들도 이런 식의 그림이었는데 유독 눈에 담겼어요.
클레이 애니메이션 중에 유명한 영국 만화가 있는데 이름이 뭐더라... 좋아하던 작품이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요..ㅜ.ㅜ
아, 생각났다. 월레스와 그로밋! 그게 생각이 났어요. ^^

순오기 2009-11-02 13:34   좋아요 0 | URL
월레스와 그로밋~ 훌륭하지요.^^

같은하늘 2009-11-0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림 너무 예뻐요.^^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순오기 2009-11-04 11:47   좋아요 0 | URL
그림보다 내용이 썩 ~ 아이보다 어른에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