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2
장철문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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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재밌다 우리 고전'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어려서 에니메이션이나 축약본으로 봤다면, 여러 판본을 대조 분석해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쓴 책이니까 초등 3학년 이상 읽으면 좋겠다. 

황해도 황주 도화동에 사는 심학규가 나이 마흔이 넘어 얻은 딸 심청이다.  곽씨 부인은 몸조리를 잘 못해 죽으면서, 아이 이름을 눈망울 청(晴)이라 지었다. 이 아이가 자라서 길을 인도하면 아버지의 눈을 대신할거라며. 곽씨 부인의 상여를 멘 상두꾼들의 소리는 애간장을 녹이고, 제문을 읽으며 애통하는 심봉사의 소리도 가슴을 녹인다. 그래도 갓난 아기를 위해 아비가 정신을 차려야지, 심봉사는 부인들이 모인 곳이면 찾아 가서 젖동냥으로 청이를 먹이고,  밥동냥으로 먹고 산다. 

청이 일곱 살이 되자 아버지 대신 밥동냥을 다니고, 나이가 들면서 바느질과 음식하는 걸 배워 동네 일을 거들며 아버지를 극진히 봉양한다. 어느새 자란 청이는 열다섯 살, 저물어도 오지 않는 딸을 마중 나가 개울에 빠진 심봉사는 물에서 건져 준 몽운사 스님의 눈뜰 수 있단 말에 덜컥 쌀 삼백 석을 약속한다. 애고애고~ 앞 뒤 재지 않고 약속한 공양미를 바치고 아버지가 눈만 뜰 수 있다면 무엇인들 못할쏘냐, 청이는 궁리하지만 쌀 삼백 석이 어디서 나온단 말이냐.ㅜㅜ

장정승 부인이 수양딸을 삼자 해도 홀로 남을 아버지 때문에 고이 거절한 청이는, 뱃사람에게 몸을 팔아 공약미를 마련한다. 약속한 보름이 되어 새벽밥을 지어 마지막으로 아버지 진지상을 보는 청이의 심정이 오죽하랴, 속없는 아비는 곽씨 부인이 바느질로 고기를 먹이더니, 이젠 딸의 바느질로 고기를 먹는다고 흐뭇해한다.  

심봉사는 딸을 데리러 온 뱃사람과, 오열하는 청이를 보고 실상을 깨닫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부녀의 이별장면이 애통한지라 뱃사람들은 청이가 떠난 후에도 심봉사가 먹고 살 수 있도록 쌀 이백 석, 돈 삼백 냥과 베 오십 필을 내놓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심봉사가 넉넉하게 살 수 있도록 관리하라고 당부한다. 참으로 인정있는 뱃사람들이다.

심청은 거친 물결의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청이의 효성을 지극히 여긴 옥황상제는 고이 거두어 연꽃에 태워 보낸다. 황후가 된 심청은 아비 생각에 시름이 깊어가고, 임금은 황후를 위해 전국의 봉사를 초청하여 잔치를 벌인다. 뻔히 아는 이야기인데도 아버지와 만나는 장면에선 눈물이 났다. 

심봉사의 재산을 말아 먹고 한양길에 동행하다 황봉사와 눈이 맞아 달아난 뺑덕어미는 정말 미운짓만 골라 한다. 모든 장님들이 눈을 뜰 때, 뺑덕어미를 꾀어 간 황봉사만 제외되었다니 쌤통이다.ㅋㅋㅋ 

요즘엔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바친 심청의 행동이 진짜 효성이었냐고 비판도 하지만, 효의 기준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당시의 심청으로선 그게 최선이었을 뿐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는가! 장정승 부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남에게 신세 지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도 맞지 않는가?  

돈이 최고가 된 세상이라 부모의 유산을 가로채기 위해 패륜을 저지르는 자식들이 많은 세상이라, 효녀 심청이 이야기는 자꾸 자꾸 읽어야 할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미 돈의 노예가 된 황금만능 세상이지만, 부모를 섬기기 위해 목숨까지 내어 준 심청의 효심은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세상이 변하고 세대가 흘러도 효의 가치는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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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1 0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1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9-10-1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러네요 알고 있었네요^^

순오기 2009-10-11 23:47   좋아요 0 | URL
내일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