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칼데곳 상을 받았다는데 나는 2007년에 처음 봤다. 첫인상은 '이 정도 책이 칼데곳 상을 받아?' 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동안 너무나 좋고 훌륭한 그림책을 많이 봐온 눈이, 1957년이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책인데 격세지감을 감지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짧고 단순한 내용에 미술 솜씨 좋은 중.고등생 정도의 그림 같아서 내심 점수를 깎았다. 하지만 좋은 책은 아이들이 알아보는 듯, 아이들은 이 책을 보고 또 보고 질리지도 않았다. 그림책의 매력은 보고 또 보는데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무는 매우 좋다. 나무는 하늘을 한가득 채운다. 나무는 강가에도 벋고 계곡 아래에도 벋는다. 나무는 언덕 위에서도 자란다. 나무는 숲을 이룬다 나무는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한다.
한 편의 시처럼 어렵지 않게 다듬어진 문장이 착착 달라붙는다. 그림은 칼라와 흑백의 교차 편집으로 변화를 줬다. 나무가 왜 좋은지 그림만 봐도 알 수 있으니 잘 만들어진 그림책임에 틀림없다.
그림과 같이 죽 열거되는 나무가 좋은 이유는, 어려서 시골서 자랐다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다. 그땐 이런거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도 놀면서 저절로 터득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체험이 없기에 슬기로운 생활을 어려워 하는 아이들이 많다. 무조건 외워야 하는 과목이 되었다는 건 슬픈 일이다.
나무는 어린이들의 놀이 도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맛난 과일도 주고 그늘도 만들어 준다. 나무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새와 고양이와 그늘 아래 모여드는 소들과 작은 벌레들도 있을 듯... 아기 키울때 공원 산책 나갔다가 나무 그늘 아래 유모차를 멈추고 땀을 식히기에 좋았다. 이제는 늙으막에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이라도 읽으며 혜택을 맛봐야 할 듯...^^ 나무 가까이 있는 집들은 더 시원하고 거센 바람도 막아주어서 좋다. 나무가 좋은 이유는 저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나무가 좋다는 사실은 다 공감할 것이다. 더구나 나무는 심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나무를 심고 한 해 한 해 자라는 걸 지켜보는 재미도 좋다. 내가 심은 나무를 자랑하면 다른 사람도 샘이 나서 나무를 심는다.^^
나무가 좋은 이유는 셀 수없이 많다. 초등 저학년들은 책을 읽고 나무가 좋은 이유를 마인드맵드로 정리했다.
쉽게 나무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그림책을 읽으면, 모두들 나무 한 그루가 심고 싶어질 것이다.^^ 이젠 식목일도 공휴일이 아니라서 나무 심는 걸 잊고 사는데 이런 책은 식목일에 읽으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