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착하지도 않고 너무 나쁘지도 않은 꼬마 돼지 웅진 세계그림책 40
단 야까리노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조은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 그림이 아니라 글을 썼다. 그림은 '안녕 오스월드' 를 그린 단 야까리노 작품인데 내겐 생소한 이름이다. 처음 접하지만 너무 매력적인 그림이라 다른 책도 궁금하다. 색상대비가 분명해서 꼬마들의 시선을 확실히 끌어 당긴다. 배경으로 쓴 바둑무늬나 물방울무늬, 줄무늬도 시선 끌기에 한 몫한다.  



피터는 깨끗하고 말 잘 듣는 그럭저럭 착한 돼지를 키우고 싶어한다. 엄마는 놀랐지만 그럭저럭 착한 돼지 새끼 한마리 보내달라고 농부에게 편지를 쓴다. 부모들의 이런 반응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아이의 생각을 묵살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는 참 바람직한 부모상이다. 나는 이런 엄마가 아닌 적이 더 많았던 듯하지만... ^^ 



농부는 돼지우리에 가서 어떤 녀석이 그럭저럭 착한 녀석일지 살펴보고 한 녀석을 골라낸다. 보기에 '너무 착하지도 않고 너무 나쁘지도 않은' 그럭저럭 착한 돼지 새끼라고 판단된 녀석이다. 그런데 그걸 누가 보증한다 말이냐?ㅋㅋ 



그럭저럭 착한 돼지를 받은 피터는 신이 났고... 목욕도 시키고 음식도 주면서 같이 놀지만 정말 그럭저럭 착한 돼지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하하~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이 책은 독특하다. 글이 있는 곳에도 색깔로 무늬를 깔아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게다가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는 피터는 정말 어른의 어버이라는 어린이의 순수함을 잘 드러낸다. 먹이를 흐트리고 난장판을 만든 돼지를 나쁜돼지라 평가한 엄마에게 '하지만 정말 맛있게 먹잖아요.'라면서 장점으로 봐주는 피터가 사랑스럽다. 



그래 지저분해지면 씻기면 되는 거고, 더러워진 거실은 치우면 되는 거다. 단지 그런 일을 하는 것이 귀찮다는 생각에 그럭저럭 착한 돼지를 나쁜 돼지로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길을 건너지 않으려고 버티는 돼지, 하지만 그들이 건너갈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교통순경이나 운전자를 바라는 건 우리 현실에선 어려운 일일까? 부러운 장면이다~~~  



하하~ 이 돼지는 말을 알아듣는 모양이다. 피터는 앞에서 끌고 교통순경은 뒤에서 밀어준다니까 길 한가운데에서 타박타박 잘도 건넜다. 길건너 사람들이 "참 착한 새끼 돼지네." 라고 칭찬하자 자뻑하는 저 표정이라니~ ^^ 우리가 아이들을 칭찬과 격려로 이끌어야 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터는 바라던 대로 키우기에 딱 좋은 '그럭저럭 착한 돼지새끼'를 갖게 되었다.  

평범한 돼지가 착하거나 나쁜 돼지로 전락하는 건 시간 문제듯, 평범한 우리 아이들을 문제아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한 순간이다. 그럭저럭 착한 돼지는 바로 우리의 그럭저럭 착한 아이로 읽힌다.

칭찬과 격려로 이끌어주는 것, 장점을 봐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교사나 부모들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덕목이다.

고집쟁이 아이에게 꾸중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슬쩍 내밀어보면 엄마 맘을 알아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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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7-0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게 먹으니까 착한 돼지라는 아이 표현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긍정 마인드, 정말 배워야 해요. 아이가 어른의 거울이 되어주네요. ^^

순오기 2009-07-05 07:12   좋아요 0 | URL
그럭저럭 착하게 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ㅋㅋ
긍정마인드~ 어른의 거울~ 다 배워야 할 덕목이네요.^^

같은하늘 2009-07-06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전에 깨진 물병이 생각나네요...ㅜㅜ
그냥 내가 치우면 되는것을 아이를 몰아붙였으니...

순오기 2009-07-07 01:20   좋아요 0 | URL
물병을 깨뜨렸군요~ ㅜㅜ
어린아이한테 우리의 기대가 너무 높을 때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