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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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 가는 길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이향순 옮김 / 북뱅크 / 2005년 11월
여보세요.
할머니?
응, 나야.
언제? 지금?
나 혼자서?
어떻게 가면 돼?
하하~ 여섯 줄의 저 대사만으로 모든 상황을 알 수 있다.
요렇게 간결한 글이지만 앞으로 펼쳐질 상황에 기대를 갖게 한다.
미국작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과 일본화가 하야시 아키코의 만남이 사랑스런 그림책을 만들어냈다. 아이가 하는 말 외엔 어떤 글도 나오지 않는 특별한 책으로 판형도 커서 보기에도 좋다. 그림도 우리 시골 풍경같은 정겨운 모습이다.
우리집 앞 깊을 곧장 걸어가서
들길을 똑바로 똑바로 걸어오라는 할머니의 설명이다.
과연 혼자서 씩씩하게 잘 찾아갈 수 있을까?
보무도 당당히 할머니 집을 찾아나서는 꼬마.
하하~ 이 다음에 우리 손자에게 이런 경험을 맛보게 하려면
너무 멀리 떨어져 살면 안 되겠구나~ ^^
마을을 벗어난 들길에서 똑바로 가야되는데 꼬마의 눈길을 사로잡는 꽃 한송이. 좋은 냄새가 나는 꽃 할머니 갖다 드려야지~ ^^
하하~ 할머니께 드릴 꽃한송이에 눈길을 빼앗겨서 똑바로 가야 할 방향이 달라졌으니 어쩌나~~~ ^^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에 놀라고, 빠알갛게 익은 산딸기도 하나 따 먹고 할머니께 드릴 것도 챙겼다. 앗~ 똑바로 잘 왔는데 이런 시냇물이 나타났다~ 똑바로 가면 옷이 젖을 텐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 버릴까? 아니야, 이렇게 건너면 되지. 혼자서 시냇물을 건너는 지혜를 발견한 사랑스런 녀석~~ ^^
우와~ 저렇게 높은 언덕을 어떻게 넘어가지?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아니야, 아무리 높아도 뒤로 돌아 걸어가면 괜찮아! ㅎㅎㅎ 무서운 언덕 꼭대기를 보지 않으려고 뒷걸음치는 녀석의 꾀는 보통이 아니다.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아낼 줄 아는 아이들인데 부모들이 무조건 해결사로 나서니까 이런 지혜를 발휘할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닐까 반성중~~ ^^
똑바로 똑바로 걸어갔더니 마굿간도 나오고 개집도 나와서 혼비백산 줄행랑~~ 할머니집이 아니네.ㅋㅋㅋ
여기가 할머니 집일까? 문을 빼꼼히 밀고 들여다 보니, 할머니가 보인다 보여~~~ 와아~ 정말 똑바로 가니까 할머니집이 나오네.^^
할머니께 드리려고 가져온 빨간 꽃 한송이와 빠알간 딸기 한 개~~ 할머니는 손자의 마음을 듬뿍 받고, 손자는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담긴 맛있는 케익을 먹는다.
아웅~~ 할머니와 손자의 따뜻한 모습에 감동이 찡~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