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이의 독서마라톤 일지 4월 22일부터 5월 14일까지 4,305쪽 달성!
5월 13일, 이PD의 뮤지컬 쇼쇼쇼
방송국 PD가 쓴 뮤지컬 책이라니, 특이하기도 했지만 자기 말대로 관객의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비용이나,보기 좋은 객석등의 팁을 더 잘 쓴 것 같았다. 스토리,음악,춤,무대-조명,데이트 등의 별점들이 있어서 이론뿐이 아니라 실제 관람에도 유용할 것 같다. 레 미제라블,오페라의 유령, 캣츠,노트르담 드 파리 등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것 뿐만 아니라 지하철 1호선,김종욱 찾기 등 우리나라의 뮤지컬들도 추천해준다. 극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노래에 대한 설명 등 내용이 풍족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절로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공연이든 배우와 함께 하며 그 내용에 빠져든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다. 가장 최근에는 4월 수학여행에서 난타 공연을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박수도 치고 환호성도 했더니, 연기자 오빠가 눈마주치고 웃으면서 손 흔들어줘서 좋았다. 그때처럼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뮤지컬을 보고 싶다~
5월 12일, 위저드 베이커리
24시간 문을 여는 이상한 빵집,가족관계에 문제가 있는 단골손님 남학생, 닮은 점원 소녀, 그리고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마법사인 점장.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재료들이 모여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달콤하지만, 약간 씁쓰름한 빵을 만들어 냈다. 점장이 파는 마법의 과자를 온라인으로 산 손님들은 가끔 베이커리에도 찾아온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결국 또 다른 물건을 찾을 뿐인 인간의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저지른 일을 대신 바로잡아야 하는 점장이 안쓰러웠다. 정작 자신은 한 달에 한번 자는 잠에서도 몽마에게 시달리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책임을 그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그것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의 것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다가올 미래 또한 변함이 없는 것이다. 미래를 바꾸는 것도 지금의 작은 선택 중 하나다. 주어진 지금에 최선을 다하자!
5월 11일, 봄바람
봄바람,묘하게 싱숭생숭한 단어이며,이 봄바람이 불 때 쯤 훈필이가 사는 동네의 몇몇 머시나와 가시나들이 뭍으로 나간다. 훈필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책 초반에 그들을 부러워하며 언젠가는 자신도 마을을 뜨리라고 다짐한다. 노래는 기막히게 잘하는데 말은 하지 않는 꽃동냥치 꽃치, 은주를 짝사랑했으나 서울 여자애가 전학 와 둘 사이에서 흔들리고, 중학교 학자금이 되어 줄 염소의 죽음, 여러가지 사건들과 함께 훈필이는 점점 커나간다. 그 시골소년다운 순수함과, 육지로 나가고 싶어하는 등 어른의 세계에 대한 설렘과 반감. 꽃치를 보고 무서워하던 훈필이는 후반에 서울로 가려다가 실패하고 돌아온 이후, 말 없는 그를 이해하게 된다. 꽃치처럼 동냥하며 사는 것도 쉽지 않다며. '꽃이 아름답지 않냐?' 처음으로 꽃치가 말했다. 보는 순간, 묘하게 턱 하고 울리는 것이. 담담하게 모든 상황을 압축한 듯한 문장 같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사랑 ,추억,희망,성공'이 이 책에 나온 부분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5월 10일, 책귀신 세종대왕
이 책에는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세종대왕과 바보온달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세종대왕이 어렸을 적 형인 양녕대군이 구해 준 '평강일기'를 읽으면서 책의 재미를 점점 깨우치는 내용이다. 사실 이 책은 '책귀신 2'번째 내용으로,첫 편은 책을 좋아하는 도깨비들의 내용이다. 1편에 출연한 세종대왕이 이번 편에는 주인공으로 나왔다. 그러나 세종대왕의 생애와 평강일기에 대해 너무 교육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1편보다 재미는 조금 덜했다. 평강일기에서 온달은 글귀를 외우려고 책을 태워 물에 타서 먹고 외웠다는데, 독한 정신이 대단했다. 나라면 그렇게 못 한다. 삐죽이 드는 생각 하나, 책이 귀한 때였는데, 고작 자기 글귀 하나 외우려고 책을 태운다? 조금 아까웠다. 나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두 분처럼 책을 읽다 병이 나고, 책을 태워서 외울정도로 책의 세계에 깊이 빠지진 못 한 것 같다. 두 사람을 닮아 책 읽는 재미에 더 빠져야겠다.
5월 9일, 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 소녀편
소녀 편과 소년 편으로 나뉘어져있었는데 솔직히 '생식기'나 '월경' 빼고는 두 개의 내용이 거의 같았다. 돈 벌긴 쉽겠다. 미국의학협회의 추천도서라는데, 그림이나 사례같은 것들이 너무 미국적이라 별로 친근감이 들진 않았다. '친구들이 술담배를 해서 무섭다,' '자기 친구의 남자친구가 너무 성적인 행동을 하려한다고 해 조언을 해주었다'이런 내용들이 12,13세 아이들의 것이니 당연히 그랬다. 물론 미국의 나이니 우리나이보다 2~3살은 더해줘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우리 정서에 잘 맞을 것 같진 않다. 변덕스러운 감정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혹은 우리 몸의 변화에 대해서 써져있다. 계속 트집만 잡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내용이 조금 뻔해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5월 7일, 창가의 토토
나는 어렸을 적 이 작품을 보았는데, 그 때 보고 감동받았다. 토토의 순수한 마음이,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도모에 학원을 설립하신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의 모습이 감동이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해 어떤것이 더 나을지 생각하고 실천하시는 그 모습은 진정한 교육자셨다. 우리나라에도 일부 못된 선생님들이 있는데 제발 보고 반성 좀 하셨으면 싶다. 전 학교에서 쫓겨난 토토가 들어간 도모에 학원은 교실이 모두 전철이다. 어렸을 땐 이걸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토토는 도모에 학원에서 자연스럽게 편식하지 않는 법,수업에 집중하는 법,친구를 돕고 생각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잃지않으면서도 성장해가는 토토의 모습이 훈훈했다. '조센진'이라고 욕을 먹는 마사오짱도,소아마비가 있어 걷는 게 불편한 야스아키,다리가 휘어버린 다카하시 등 토토의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들 하나하나 모두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교실 책상에서 붙박혀버린 아이들과 달리,진짜 아이의 해맑은 웃음이 눈부셨다.
5월 6일, 뽀뽀상자
파울로 코엘료,르 클레지오 등 세계 유명작가가 어린시절에 대해 단편소설을 썼다.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었고, 신비한 이야기도 있고,섬찟하거나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들도 고루 모여있었다. 이 책의 표제작인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뽀뽀상자는 그 아이디어가 기발한 작품이었다. 부모들이 진짜 이런 상자를 필요로 할까? 단추만 누르면 뽀뽀가 날아가는 이 상자는,그러나 주인공이 상자를 실수로 차 뽀뽀들이 흩어져 버렸다. 부모의 애정을 받지못해 병든 아이에게 늘 상자에서 나온 뽀뽀를 날리던 주인공은 그제야 진심으로 아이에게 뽀뽀를 하고,아이는 미소짓는다. 사람사이의 뽀뽀를 상품으로 판다는게 약간 기괴했으나,아이를 향한 부모의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져 마음도 따뜻했다. 그 외의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파루슈'등이 내 마음에 남았다. 신비하고 약간 기괴한 이야기들이 모여있는 수작인 것 같다.
5월 5일,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
이제 곧 5월 18일,그 날이 다가온다. 이 책은 29년 전 5.18 민주항쟁에서 죽은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웃고 있는 너.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종업원이었던 너. 네 어머니의 가장 큰 희망이었던 너. 그러나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걸어가고 있었단 이유로 죽어버린 너. 여기에 '너'는 생떄같은 젊은이 영균뿐만 아니라 그날 그곳에 있었던 누구든 될 수 있다. 죽어버린 영균을 인정하지 못하고,단지 그가 산 속에 누워있는 것이라고 애써 믿으며 학교로,그가 일했던 철물점으로,그가 누워있는 무덤으로 아들을 찾아다니는 어머니. 눈물이 났다. 얼마 전 읽은 강풀의 '26'년이 떠오르며 화가 났다. 그날의 일을, 절대로 잊지못하며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의 뜻이 아닌 억지로 떠밀려져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들을 시킨자는 어째서 아무런 처벌도,가책도 받지 않고 떳떳히 살아있단 말인가? 말이 되지 않는다. 누가 용서하고 누가 화해했다는 건지. 아직 그날은 끝나지 않았다
5월 4일,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대한민국은 사교육 전쟁중! 이 책은 늘어는 가지만 대안이 없는 대안학교와, 죽은지식만 되풀이하며 사제지간의 정이 없는 학교,공부와 독서의 분리에 대해 시작했다. 그런데 어라? 점점 스케일이 커진다. 독서를 통해 우주만물의 모든것을 이해하며 곧 자신의 인생까지 바꿀 수 있다고. '공부의 즐거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다. 독재정치와 주입식 교육에 반대하며 투쟁하는 중에도 결코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예전과 달리,'환경은 결국 환경이지 그 주체가 행동해야 한다'며 지금의 환경만 좋지 공부 하려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는다. '공부'하면 느껴지는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버리고,진정한 공부란 자신과 다른사람까지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란다. 솔직히 다 이해하지 못한 말들도 있었지만, 뭔가 생각의 전환이 된 듯도 싶었다. 생각을 바꾸고 그것을 실천하게 하다니,역시 좋은 책이란 따질 수 없는 보물과도 같다.
5월 3일, 구운몽
구운몽,처음 들었을 때는 사우나에서 파는 구운계란이 떠올랐다. 범상치 않은 제목으로 뜻이 궁금했는데 '아홉 구름 꿈'이라고 한다. 오산 중 가장 신비한 형산에 있는 절에서, 육관대사의 수제자인 성진은 용궁을 갔다 오다 팔선녀와 마주치고 '사내라면 마땅히 세상에 나가야하지 않는가'라며 마음이 흔들린다. 이에 육관대사는 팔선녀와 성진을 염라대왕에게 보내는데, 성진은 양소유로 팔선녀는 뛰어난 미녀들로 태어나 양소유를 모시게 된다. 뛰어난 여덟미녀들이 한 영웅을 모시는데,서로 시기하지않고 친자매처럼 우애를 나누며 지냈다고 한다. '영웅호색'이라는 건가? 철저히 남성적인 시각이라 약간 씁쓸했고, 이 여자 저 여자 모두 취하는 양소유가 살짝 미웠다. 수십년 부귀영화의 점정에서 양소유는 다시 속세를 떠나 불교에 귀의하고싶어하는데,육관대사가 나타나 그의 꿈을 깨우니 다시 성진으로 돌아왔다.결국 이것이 현실인지 저것이 현실인지 애매모호함 속에서 성진과 팔선녀는 깨달음을 얻는다. 뭐랄까~불교다웠다.
5월 2일, 가장 오래된 약속 종교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고 믿고 그것을 숭배해왔다. 그리고 그건 지금까지 이어져온다. 이 책은 종교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시작한다.내 생각에도 그 말이 맞는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신비한 것 같다. 서로 다른 것을 믿는단 이유로 같은 사람을 그렇게 살육할 수 있다니. 옛날부터 종교로 오지게 싸워왔으니 말이다. 기독교든,유대교든,불교든,이슬람교든, 결국 다 똑같은 얘기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어난 사건과 사람들에 대해 다른 식으로 표현 한 것 뿐. 난 전에는 기독교였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하느님이 있다고 믿는다. 여러 종교들과 종교의식, 삶 속의 종교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난 별로 관심 없었지만 이렇게 여러 종교들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기독교의 부활절, 이슬람교의 라마단, 갠지스 강 순례 등 이런 종교 의식들은 살짝 경외심이 들었다.
5월 1일, 울지마 샨타
주인공 샨타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싸브딘의 딸이다. 열심히 일을 했지만 불법이란 이유로 돈 달란 말 조차 하지 못 한 싸브딘, 2만원도 안 되는 택시요금을 속아 8만원을 낸 불법체류자 싸브딘. 허름한 공장에서 힘들게 일을 하면서 제대로 임금도 챙겨받지 못하는 그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돕고,사랑하고,웃으며 살고 있었다. 반면 우리 한국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부끄러웠다. 샨타의 친구인 가현이네 엄마는 예의바르고 착한 샨타를 예뻐하면서도 '네가 미국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불법체류자의 자식도 학교를 다니게 해주어 다행이다'라는 말을 아무런 배려없이 툭툭 내던진다. 자기 자식을 기 죽인다며 몽이씨와 베트남여자인 띠엔을 모욕한 아이아버지. 어쩔수 없는 우리의 인식이라고 하지만,이젠 고쳐야 한다. 샨타는 울음이 나올 때 '울지마 샨타!'라고 자기자신에게 주문을 외운다. 샨타가 다시 이 말을 할 때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