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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ㅣ 웅진 세계그림책 1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3월
평점 :
이 세상의 모든 엄마는 한때 자녀에게 우주였고 신이었으며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뛰어넘는 존재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엄마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아간다. 세련된 친구엄마와 비교도 하고, 무엇이나 척척 잘해내는 유치원샘한테 더 후한 점수를 주기도 한다. 학년이 높아갈수록 엄마한테 질문해서 명쾌한 답을 듣는 일이 줄어들면 엄마의 저울은 자연스레 기울기가 내려간다. 그러다 사춘기가 되면 "엄마는 내 맘을 너무 몰라, 엄마랑은 말이 안 통해!"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내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 배신감에 찔금 눈물이 솟기도 한다. 그리고 그 자식이 더 많이 커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엄마는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나 곱씹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희들이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키우면 '우리 엄마도 이랬구나!' 하는 걸 깨달으며 한없는 고마움과 그리움에 눈물을 찍어내기도 하리라. 나도 그랬으니까~~~
이 땅의 어머니는 영원한 사랑의 테마요 눈물샘의 원천이며, 세상의 그 어떤 아름다운 말보다 으뜸으로 꼽힌다. 엄마는 바로 그런 존재다.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 엄마가 어떻게 자녀를 사랑했으며 가정을 가꾸었는지 배워가는 게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인지도 모른다. 내가 엄마로 산지도 20년이지만 우리 엄마를 따라 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자식을 위한 모성이나 남편까지도 아들처럼 받아줄 수 있는 너그러움과 세상을 향해 열어놓은 모성은 반에 반도 못 따라가도 그렇게 생각한다.
앤서니 브라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우주이며 신인 우리들의 엄마를 담아냈다. 엄마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많은 걸 꿈꾸었을 테지만 내 엄마가 된 게 가장 아름답고 거룩하며 자랑스런 일이라는 걸 알려준다. 당신의 어머니와 자기 아이들 엄마인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말이 그의 존경과 사랑을 담은 최고의 헌사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긴 말이 필요없다. 그냥 보시라~~ 보고 또 보며 음미하고, 씹어보고 꿀꺽 삼키며 내 엄마와 나를 엄마라 부르는 아이들의 행복을 생각해보라. 엄마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벅차서 결코 말이 필요치 않으리라. 울듯 말듯한 이 표정, 엄마는 멋지고 굉장한 요리사이며 놀라운 재주꾼으로 무용가가 되거나 우주비행사도 될 수 있었고 영화배우나 사장이 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우리엄마가 된 당신,
바로 내 엄마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나도 당신의 자취를 따라
그런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우리 모녀 3대 사진을 보는 당신도
이미, 혹은 미래에 누군가의 '우리엄마'가 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