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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말 아프단 말이야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79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가 지역도서관에 가면 로렌 차일드의 책을 꼭 챙겨온다. 확실히 로렌 차일드에 중독되었다. 아니, 찰리와 롤라에게게 중독되었다.^^ 찰리와 롤라 시리즈엔 잔소리쟁이 어른들이 등장하지 않아서 좋다. 아이들도 그래서 좋아하는거 아닐까 짐작해본다. 엄마 아빠가 등장하지 않고, 심지어 동화책에 잘 나타나는 선생님도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찰리와 롤라 남매가 오롯이 주인공이 된다. 로렌 차일드도 성장기에 부모님 잔소리를 많이 듣고 자라서 잔소리쟁이들을 등장시키지 않는거 아닐까 생각해본다.ㅋㅋㅋ
찰리의 동생 롤라가 아프다. 심한 감기에 걸려 입맛도 잃었고 향기로운 꽃냄새도 맡지 못한다. 좋아하는 딸기 우유도 강아지풀 맛이 나고, 비스킷은 까끌까끌해서 삼키지 못한다.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못하니 롤라는 정말 아픈게 확실하다. 아픈 롤라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찰리가 신통하고 대견하다. 이런 남매가 있다면 부모들이 한시름 놓을 텐데... ^^
친구랑 축구 시합하기로 해서 꼭 나가봐야 하는 찰리, 하지만 노래 한곡만 불러달라는 롤라의 청을 물리치지 못한다. 흥겨운 노래를 불러줘도 손뼉치지 않는 롤라, 입속에 병균이 득시글거린다고 보여주러 거울앞으로 데려갔다. 하하하~~ 로렌 차일드가 표현한 병균들이 귀엽게 보인다. 어린 독자들이 병균이 예쁘다고 친구하자면 어쩌누?ㅋㅋㅋ
친구 마브는 찰리가 꼭 있어야 축구 시합이 된다며 빨리 나오라고 전화하지만, 롤라는 오빠를 붙잡고 나가지 못하게 한다. "찰리 오빠, 나 무지무지 몸이 안 좋아." 마음 약한 찰리는 나가지 못하고 퍼즐도 맞추고 팔랑팔랑 나비부인도 찾으며 놀아준다. 대개의 아이들은 이럴 경우 마음은 이미 축구장에 가 있을 법한데 찰리는 그런 내색이 없다. 속 마음을 어떨지 몰라도 아픈 롤라의 응석도 받아주고 롤라의 마음에 최대한 부응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하다. 그때 마브가 찾아와 찰리는 나가려 했지만, 그만 에에취~ 감기에 걸려버렸다.
다음 날, 완전히 역전된 찰리와 롤라~~~ 오빠를 끔찍히 생각하는 롤라는 찰리의 시중을 들며 극진히 간호한다. 오빠의 몸이 완전히 나을때까지 하루 종일 곁에 붙어 있겠다는데~ 찰리는 큰일났다. 어이쿠야~ ㅋㅋㅋ
알콩달콩 재미나게 놀아주는 친절한 오빠, 아무래도 찰리는 착한어린이표가 확실하다. 아무리 성가시게 굴어도 짜증 한 번 내지 않는 오빠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단 말이지.^^ 로렌 차일드의 콜라쥬 기법은 그림책을 지저분하고 산만스럽게 하지만, 애들이 좋아하는 이유도 그래서 아닐까 짐작해 볼 뿐이다. 이젠 로렌 차일드의 그림과 이야기 구조에 익숙해져서 남매의 이야기 책이 보이는대로 빌려오는 중독쟁이가 되었다.^^ 아이들 심리를 잘 알아주는 로렌 차일드처럼,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는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려면 로렌 차일드 책과 친구 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