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 수상작인데 장님 코끼리 더듬듯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코끼리 엉덩이 그림이 압권이다.ㅋㅋ
동물마다 개성 있는 색깔로 입히고 독창적인 시로 풀어낸 솜씨가 놀랍다. 아이들이 좋아할 동물을 환상적인 색깔과 독특한 그림으로 창조했다. 보라색 강아지와 분홍색 고양이 붉은 당나귀와 파란 거북 하얀 부엉이와 갈색 쥐 14가지 동물을 등장시켜 각각의 색깔로 특성을 잘 나타냈다. 표지의 노란 코끼리 안장엔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모두 들어있다 하나 하나 색깔에 맞춰 그려낸 시를 처음엔 이해가 안 됐는데 자꾸자꾸 소리내어 읽으니 비로소 그 시들이 내게로 왔다.^^ 처음에 이 책을 접한 초등생들의 반응도 어렵다고 했다 4학년들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동물을 색깔로 표현한 시니까 한편씩 음미하며 읽어 봐" 라고 조언했어도 별로 가져다 보는 아이가 없었다. 그래서 1~2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목차를 읽어주고 제일 궁금한 게 무어냐고 물었더니... '하얀 부엉이'가 압도적이었고, '보라색 강아지' '파란 거북' '분홍 고양이' '푸른 개구리'를 궁금해했다. 독후활동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을 색깔로 표현하는 패러디 시를 쓰고 먼저 완성한 순서대로 책을 읽게 했더니, 불과 5분에서 10분만에 아이들이 시를 써냈다. 은빛 강아지 -1학년 김채은- 은빛 강아지는 은빛 소리를 내 또 은빛 뼈다귀를 먹고 은빛 침대에서 자고 은빛 게으름을 피우지 은빛 강아지는 은빛 방에서 살지! 1학년 채은이가 5분만에 써낸 시 은빛 소리, 은빛 뼈다귀, 은빛 침대와 은빛 게으름까지 아이들은 '분홍색 고양이'를 들으며 분홍 게으름이 귀에 익었는지 많은 아이들이 따라 썼다. 검정 다람쥐 -2학년 최나람- 검정 다람쥐가 내는 퀴즈야 다람쥐가 내는 퀴즈를 못 풀면 바보지 그늘이 된 집에서 갈색공을 먹는 애는 누굴까? 꼬리 뒤는 말려 있고 앞니는 왕이빨이야 귀는 곰 귀와 비슷해 힌트를 잘 읽어보는 게 좋아! 2학년 나람이도 5분만에 써냈다. 약속대로 시를 완성한 순서대로 책을 읽게 했더니 수업이 끝나도 돌아가지 않고 기다려서 읽고 갔다. 한동안 썰렁하던 녀석들의 반응이 완벽하게 반전됐다.^^ 아이들은 독특한 그림에 관심을 나타냈으나 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어려워 했다. 어느새 아이들도 색깔에 대한 고정관념이 박혀 있는 걸까?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상상과 색감을 확장시킬 수 있는 책으로 어른들이 독서지도를 하면 멋진 패러디 작품을 건질수 있다.